태연 안티 혼낸 무도인... 귀여워서 '피식'

[신간 산책]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 <숲> 외

등록 2016.03.03 11:41수정 2016.03.0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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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산책'은 인터파크도서 웹진 <북DB> 기자들이 함께 쓰는 신간 소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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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 마음산책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저 : 이기호 / 그림 : 박선경 / 출판사 : 마음산책 / 발행 : 2016년 2월 25일


<권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등을 쓴 이기호 작가의 신작이다. 전체 40편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분량은 짧지만 이기호 특유의 문체와 해학미는 그대로다.

소녀시대 태연의 팬으로서 악플을 달던 한 '아이'를 혼내주는 바람에 경찰서에 고발을 당한 검도장 사부님. 카드값 때문에 화가 난 아내를 피해 아파트 뒷산으로 도망쳤지만 문자 폭격을 퍼붓는 아내 때문에 나흘간 산에서 내려오지 못한 한 남편. 부모에게 사업 자금을 얻어낼 의도를 가진 친구에 의해 강원도에 끌려간 끝에 배추 출하에 동원될 처지에 놓인 '나'. 현실을 핍진하게 다루지만 어쩐지 '귀여운' 상황에 '피식' 웃게 되는 이야기들이 한 가득이다.

└ 기자의 속마음 :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책이라도 읽으며 견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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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향해 쏴라> ⓒ 박하


<내 심장을 향해 쏴라> 
저 : 마이클 길모어 / 역 : 이빈 / 출판사 : 박하 / 발행 : 2016년 2월 19일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책을 읽고 "인간에 대한, 아니 어쩌면 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라 불리는 게리 길모어의 동생 마이클 길모어가 썼다. 저자의 형인 게리 길모어는 1976년 두 명의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 스스로 사형에 처해 달라 주장해 결국 총살형으로 삶을 마무리한 인물이다.


마이클은 자신의 형이 어쩌다가 끔찍한 살인마가 됐는지 그 뿌리를 파헤치고자 했다. 자신의 부모뿐만 아니라 백년이 넘는 세월을 뛰어 넘어 조부모, 증조부모의 삶까지 집요하게 파헤친다. 폭력의 그림자에 휩싸인 미국 가족인 역사인 동시에, 이런 가정의 아이들이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오랜 세월 파멸의 혈통을 이어온 것인지를 드러낸다.

기자의 속마음 : 실제로 일어난 일을 기록한 '논픽션'이 주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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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 ⓒ 이숲


<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
저 : 히라카와 가쓰미 / 역 : 남도현 / 출판사 : 이숲 / 발행 : 2016년 2월 10일

자본주의의 병폐와 모순을 지적하면서 실천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온 작가 히라카와 가쓰미. 그는 도쿄 중심가를 떠나 작은 가게들과 골목길이 남아 있고 길고양이들이 돌아다니는 동네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저자는 동네 상인들이 만든 음식을 사 먹고, 마을 장인들이 만든 옷을 사 입는다. 그는 불가능한 성장을 위해 모든 것을 파괴하는 '주식회사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을 몸소 보여준다. 자본주의와 주식회사 체계의 본질을 파헤치고, 인간성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책.

└ 기자의 속마음 애묘인들을 '낚으려는' 제목인가? 그래도 이런 책이라면 한번 낚여줄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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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하는 힘> ⓒ 아날로그


<지속하는 힘>
저 : 고바야시 다다아키 / 역 : 정은지 / 출판사 : 아날로그 / 발행 : 2016년 2월 3일

IT업계에 근무하던 고바야시 다다아키는 2004년 개인 블로그를 시작했다. 목표는 '하루도 빠짐없이 업데이트' 하는 것. 지금은 블로그와 함께 서평 메일 매거진을 10년 넘게 매일같이 발행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웹 컨설턴트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저자가 10년 넘는 세월을 통해 깨달은 것은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인생의 정답이라는 사실. 무라카미 하루키, 손정의 등 지속하는 힘을 바탕으로 성과를 낸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인생을 바꾸는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인 '습관'에 대해 이야기했다.

└ 기자의 속마음 : 내가 10년 동안 꾸준히 해온 일은 '뭘 꾸준히 할까 고민하는 일'뿐이었던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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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 현북스


<숲>
저, 그림 : 이주미 / 출판사 : 현북스 / 발행 : 2016년 02월 16일

내가 살고 있는 안락한 집을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 말도 없이 부숴버린다고 가정해보자. 혹은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이 한순간에 붕괴된다면 어떨까. 누군가에게 상상일 뿐인 이 상황은 전 세계의 동물이 처한 현실이다.

제4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가가 그린 이 책은 생명의 숲을 지켜내고자 하는 한 고릴라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욕심과 동물들의 절규, 어리석음을 느끼게 한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파괴되는 숲을 떠날 수밖에 없는 동물들이 갈 곳은 어디일까? 동물들의 사랑스러움에 열광하면서도 그들의 권리를 외면하는 인간의 모순을 직면하게 한다.

기자의 속마음 먼:  훗날 동물이 인간의 터전을 장악하는 일이 온다고 해도 우리는 동물을 탓할 수 없을 것이다. 원래 그들의 것이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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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일등이야!> ⓒ 토토북


<네가 일등이야!>
저, 그림 : 그렉 피졸리 / 역 : 김경연 / 출판사 : 토토북 / 발행 : 2016년 02월 05일

아이들은 학교와 가정,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1등이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성장하지만, 정말로 배워야 할 것은 1등만이 인정받는 사회의 냉혹함이 아니라 진정한 1등의 의미이다.

이 책은 자동차 경주에서 늘 1등만을 하던 꼬마 멍멍이가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1등'을 포기한 채 위험에 빠진 아기 새들을 구하는 모습을 통해, 1등보다 더욱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돌아보게 해주는 책이다. 전작 <수박씨를 삼켰어!>를 통해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각종 언론의 극찬을 받은 작가 '그렉 피졸리'의 글과 그림이 마음을 순수하게 물들인다.

기자의 속마음 : 아이들은 때때로 자신들의 순수함으로 어른들을 꾸짖기도 한다. 이 책처럼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터파크도서 웹진 <북DB>(www.bookdb.co.kr)에도 게재됐습니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마음산책, 2016


지속하는 힘 - 보통 사람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드는

고바야시 다다아키 지음, 정은지 옮김,
아날로그(글담), 2016


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 - 나쁜 자본주의와 이별하기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남도현 옮김,
이숲, 2016


이주미 글.그림,
현북스, 2016


#인터파크도서 #북DB #신간산책 #새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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