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이 작아 그것도 작을 거라고요?"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들 이전 투구 양상

등록 2016.03.07 14:21수정 2016.03.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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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토론회에서 두 손을 들어보이는 트럼프 <미국ABC-TV화면 촬영>

토론회에서 두 손을 들어보이는 트럼프 <미국ABC-TV화면 촬영> ⓒ ABC TV


"자, 이 손을 보세요. 내 손이 작습니까? 손이 작으면 다른 신체 일부도 적다고 하지만 나에게는는 아무 문제 없으니 안심하세요."

3월 3일 밤 미국 Fox TV가 주최한 11차 공화당 대통령후보 경쟁자 토론파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70세)가 한 말이다. 토론 초장부터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45세) 상원의원이 작심한듯 트럼프 공격을 시작하자 트럼프는 "루비오는 나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시비를 겁니다. 그는 심지어 내 손에 대해서도 공격을 했습니다"라고 말한 뒤 위와 같이 덧붙였다.

키가 크고 덩치가 큰 트럼프는 키가 작고 몸이 왜소한 루비오를 작은 마르코(Little Marco)라고 부르는데, 이게 기분 나빴던지 루비오는 며칠 전 선거 유세에서 농담조로 "트럼프는 손이 작습니다. 손이 작은 사람은 믿을 수가 없다고 하잖아요"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농담을 들은 쳥중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알기 때문에 웃었다. 미국에서는 남자 손이 작으면 남성 생식기도 작다는 속설이 있다. 물론 이 속설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지 오래되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쟁자들 간의 싸움이 도를 넘고 있다, 몇 달 후면 만 70세가 되는 트럼프에 많이 뒤지고 있는 두 40대 중반 상원의원 크루즈와 루미오가 정책 대결보다 심한 인신공격을 하고 있고,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CNN 방송 등 주요 언론 매체들이 노골적으로 "Stop Trump"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 아마존 창업자 베조스가 사들인 워싱턴 포스트는 사설, 칼럼, 일반기사에서 매일 같이 트럼프에 불리한 글을 올리고 있다.

의외의 인물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그뿐인가. 2008년과 2012년에 오바마에게 각각 패배한 매케인(McCain) 상원의원과 롬니 (Romney) 전 매사추세츠 주자사도 트럼프 저지운동에 나섰다. 이들의 이런 행동을 트럼프는 패자들의 심술로 무시하고 있다. 그런데 롬니가 유달리 강하게 트럼프 낙마를 부추가고 있는 데는 숨은 야심이 도사리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만일 오는 3월 15일 몇 개 주에서 실시되는 예비선거에서 승자독식주인 오하이오와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최다득표를 하지 못해 대의원을 한명도 얻지 못하면, 그가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1237명의 대의원 확보가 어려워 질수도 있다. 왜냐하면 플로리다에서는 이 주 출신 루비오가 승리해서 대의원 전원을 독식할 가능성이 높고, 오하이오주에서는 그 주 현직 주지사 케이식이 최다득표를 해서 대의원 전원을 독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런 사태가 발생하고 7월 전당대회까지 어느 후보도 대의원 1237명을 얻지 못하면, 당규에 따라 전당대회 대의원들은 자유롭게 누구한테나 투표할 수 있게 된다. 그럴 경우 공화당은 롬니를 다시 후보로 내세울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롬니가 이런 기적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트럼프 저지에 나섰다는 관점도 있다.

롬니가 그런 행운을 얻지 못하면 현재 4위를 달리고 있는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뜻밖의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케이식 지사는 올해 64로, 나이도 적당하고 행정 경험이 없는 40대의 상원의원인 크루즈나 루비오보다 더 낫다는 견해도 있다.


1860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의외의 인물 링컨이 대선 후보로 지명되었다, 당시 하원의원 경력밖에 없는 변호사 링컨이 공화당 대통령후보가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모두들 뉴욕 주자사를 지낸 윌리엄 수어드가 쉽게 대통령후보가 될줄 알았다.

그러나 투표를 해보니 수어드가 1등을 하긴 했으나 과반수 득표에 실패, 한번 더 투표를 했다. 그래도 수어드는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세 번째 투표가 실시되었고 뜻밖에도 링컨이 과반수를 얻어 대통령후보가 되고 대통령에 당선된 역사가 있다. 그로부터 156년이 지난 올해도 공화당 전당대회에 제2의 링컨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덧붙이는 글 조화유는 재미작가이며 영어교재 저술가 입니다.
#트럼프 #작은 손 #조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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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후 조선일보 기자로 근무 중 대한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흉일"당선. 미국 Western Michigan University 대학원 역사학과 연구조교로 유학, 한국과 미국 관계사를 중심으로 동아시아사 연구 후 미국에 정착, "미국생활영어" 전10권을 출판. 중국, 일본서도 번역출간됨. 소설집 "전쟁과 사랑" 등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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