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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식의 제구 난조, 성장통이었을까

[타이거즈 유망주 리포트 ⑤] 유창식에겐 분기점이 될 2016시즌

16.03.21 09:40최종업데이트16.03.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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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시즌 중 고향팀 KIA로 트레이드된 유창식 ⓒ KIA 타이거즈


최고구속 148km. 140대 초중반을 넘나드는 평균구속을 지닌데다 좌완투수라면 매력을 느끼지 않을 팀은 없습니다. 거기에 1군에서 선발로 100이닝 안팎의 이닝을 소화한 경험이 있고, 이제 대졸 2년차(92년생) 정도의 젊은 나이라면 더더욱 끌릴 수밖에 없겠죠.

바로 7억팔 유창식입니다.

2014시즌 유창식은 4.14의 평균자책점(ERA)와 2.42의 RA9-WAR(9이닝 당 평균실점 기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30.1의 ERA+(기존 평균자책점의 약점을 보정한 지표. 100이 기준)를 기록했습니다. 누적스탯인 RA9-WAR은 소속팀(한화) 내 2위였고, 부상으로 빠진 이닝 수를 생각해본다면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었던 준수한 활약이었습니다. 시즌 후 투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김성근 감독의 부임과 더불어 유창식의 성장에 대한 기대도 커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고 결과는 최악이었습니다. 2015시즌의 유창식은 홈런 공장장(54.2이닝 9피홈런)이었고, 속구 피안타율이 6푼 넘게 올랐습니다. 본인 커리어에서 가장 최악의 시즌을 보낸 유창식에 대한 현재 기대치는 딱 1년 전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유창식이 최근 3시즌간 1군에서 남긴 주요 성적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유창식은 2015시즌 한화에서 18.2이닝동안 ERA 9.16이라는 끔찍한 기록을 남겼고 고향팀 KIA로 트레이드 되었습니다. 과연 유창식은 KIA에서 계약금 7억에 걸맞는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유창식이 왜 지난 시즌까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는지 반추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필자가 꼽는 유창식 부진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고질적인 팔꿈치 통증입니다. 검사 상으로 딱히 밝혀진 것이 없음에도 유창식은 지속적으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투구폼 교정을 하려고 해도 통증이 발목을 잡았고, 마무리캠프 참가나 스프링캠프 참가도 팔꿈치 통증이 원인이 되어 낙마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김성근 감독과 만났던 지난 시즌 역시 재활군에 있다가 뒤늦게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유창식이 건강에 문제가 없는 상태로 시즌을 준비한 것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사실 어떤 투수보다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투수가 유창식입니다. 팔꿈치라는, 고질적인 폭탄을 안고 있는 선수에게 이것저것 무리하게 요구하다가는 다시 팔꿈치에서 통증이 재발할 확률이 높고, 그러면 결국 지난 시즌까지의 실패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상황입니다.

유창식의 퓨처스리그 주요 성적 ⓒ 다음스포츠 기록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유창식이 KIA 트레이드 된 건 선수 본인에겐 좋은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고향팀이라는 점도 장점이지만, 현역시절 건강 문제로 부침을 겪었던 이대진 투수코치는 투구폼 교정에 있어서도 가능한 투수 본인의 의견을 존중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연일지 몰라도 유창식의 몸 상태는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상태라고 합니다.

부상 이외에 유창식의 단점으로 꾸준히 지적되는 것이 제구인데, 롤러코스터 제구는 앞서 언급한 팔꿈치 통증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것을 통증 탓으로 돌리기에는 유창식의 제구는 커리어 내내 좋지 않았고(커리어 통산 9이닝당 볼넷 허용개수 6.6개) 팔꿈치 통증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수준의 제구라면 1급 투수로의 성장은 요원한 일일 겁니다. 몸 상태가 최고조라는 올 시즌, 제구에 있어 어느 정도 개선된 모습을 보일지가 유창식의 미래를 좌우하리라 예상합니다.

제구 외에도 유창식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멘탈에 관한 부분입니다만, 2014시즌 수비력이 약한 내야진을 뒤에 두고 90이닝 이상을 던지며 4.14라는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에게 정신적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은 글쎄요. (2014시즌 막판 구속이 대폭 떨어지기 전까지는 꾸준히 3점대 ERA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15구 연속볼이나 호투하다가도 갑작스럽게 무너진 몇몇 경기들이 멘탈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인식을 가지게 했지만 정말 멘탈에 문제가 있다면, 이 또한 통증에서 오는 심리적인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시당초 멘탈이라는 것이 기록을 통해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구도 하구요.

시나브로 데뷔 6년차로 접어드는 유창식입니다. 이제 어린 나이도 아닌지라 2016 시즌이 끝나면 군입대 가능성도 있고, 실제로 군 문제는 주저하지 않고 처리하려고 하는 김기태 감독 성향상 올 시즌 역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2018시즌까지는 1군 무대에서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유창식에게 있어 2016시즌은 선수 생활의 분기점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예전같은 기대치는 많이 사라진 상태지만, 몸 상태가 최고조라는 이번 시즌에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볼 가치가 있을 듯 합니다.(3월 17일 기준 2016 시범경기 성적 : 1게임 3이닝 0실점 3안타 0볼넷)

유창식의 투구를 지켜보는 이대진 코치 ⓒ KIA 타이거즈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다음스포츠/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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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에도 송고했습니다. (객원필진: Seto /감수 및 자료 제공: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

* 객원필진의 칼럼은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케이비리포트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반론을 원하시는 경우 kbr@kbreport.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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