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광주 8석 희망" vs. 천정배 "호남 28석 석권"

[현장] 야당의 호남 선거전 가열... 김종인의 '광주공략'은?

등록 2016.03.27 20:52수정 2016.03.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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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대 총선을 17일 앞둔 27일 광주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후 광주 북구 패밀리랜드(우치공원)을 찾은 김 대표가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을 만나 아이를 안으며 웃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대 총선을 17일 앞둔 27일 광주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후 광주 북구 패밀리랜드(우치공원)을 찾은 김 대표가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을 만나 아이를 안으며 웃고 있다. ⓒ 소중한


김종인은 "희망"을 거론했고, 천정배는 "석권"을 자신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7일 광주에서 마주쳤다. 두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악수와 담소를 나눴다.

예배 도중 먼저 현장을 떠난 김 대표는 "(천 대표와) 인사만 했지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라며 "다들 알던 사람들인데 (서로 인사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광주 지역구 8곳 중 몇 석이나 얻을 것 같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희망사항으로 8석 다 가지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현실적인 계획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엔 답하지 않고 차에 올랐다.

천 대표는 전 지역구 석권을 자신했다. 예배 후 기자들과 만난 천 대표는 "(광주 8곳 석권은 물론이고) 호남 28석 석권도 허황된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광주 선거의 경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주로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 선거에 주력할 생각이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김종인 "국민의당, 특정인 욕구에 편승한 정당"

a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7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7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 소중한


김 대표의 호남 공략 콘셉트는 명확하다. 26, 27일 이틀 간 광주·전남을 돌며 20대 총선 후보들과 유권자를 만난 김 대표는 "국민의당은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정당이다", "더민주 당내 패권주의를 청산하겠다"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대표는 27일 국립5.18민주묘지, 더민주 경제살리기 광주·전남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 패밀리랜드(우치공원), 정준호 후보(광주 북갑) 선거사무소 개소식, 광주 더불어경제콘서트 등을 찾아 "이 지역에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정치인들이 어느 한 특정인(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지칭)의 욕구에 편승해 새로운 당을 만들고 광주·전남 유권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광주·전남에 와서 흔히 듣는 이야기가 '더민주가 총선 끝나면 옛날과 같은 패권주의 정당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염려다"라며 "더민주 비대위 대표로 이런 상황이 절대 오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광주 서석국민학교, 서중학교를 졸업한 점을 거론하며 "저도 호남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호남인들이 소망하는 바가 무언인지 잘 안다"라면서 "이 소망을 더민주와 함께 제가 완벽하게 대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이날 메시지는 최근 비례대표 공천 파동을 겪으며 덧씌워진 이른바 '친노(문재인) 배후론'을 반박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 친노 배후론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더민주가 국민의당에 비해 열세인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김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참 죄송스러운 사태가 발생했다"라면서 "그렇다고 더민주가 지난 과거로 돌아갔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전날 전남 지역 후보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김 대표는 "나는 바지사장 노릇 못한다, 특정인을 위해 여기 와서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호남 유세 간 김종인 "난 바지사장 노릇 못한다").

'새 인물' 전략의 양면성

a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대 총선을 17일 앞둔 27일 광주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민주 경제살리기 광주·전남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 참석한 김 대표가 후보들과 함께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대 총선을 17일 앞둔 27일 광주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민주 경제살리기 광주·전남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 참석한 김 대표가 후보들과 함께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중한


김 대표의 이번 광주·전남행은 총선 후보자 등록 기간이 끝난 뒤 맞는 첫 주말 일정이다. 이는 그만큼 광주·전남 지역에서 더민주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노림수가 예전처럼 텃밭 다지기에 맞춰져 있는 게 아니라 전세 역전에 맞춰져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차례 나온 여론조사 결과, 더민주의 광주·전남 지역 당 지지도와 후보 경쟁력은 국민의당에 밀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새 인물"을 강조했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광주 지역 선거구 8곳 모두에 새로운 인물을 공천했다. 현역 의원 2명은 컷오프(광주 북갑 강기정)되거나 경선에서 탈락(광주 서갑 박혜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새싹"이란 표현을 자주 썼다. 정준호 후보 개소식에서 김 대표는 "지난 1월 저는 어느 호남지역 정치인(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지칭)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천 대표는) 뉴DJ를 탄생시키기 위해 이번에 새싹을 발굴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지금 (국민의당에서) 입후보한 후보들을 면모를 보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싹들로 심어진 우리 후보 8명을 꼭 국회로 보내 달라"고 덧붙였다.

또 김 대표는 국민의당을 "야당 분열세력"으로 규정하며 "정권 창출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국민의당은 민주정치를 열망하는 광주 정치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더민주의 이러한 모습은 장, 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새 인물이란 프레임은 그 동안 국민의당이 내세워 온 '호남 물갈이론'을 역선점할 수 있는 반면, 인지도와 조직력 부족으로 대거 낙선의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는 그 단점이 도드라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일부 지역에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된 지금도 후보자의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바지사장 김종인, 모두가 안다"

a 한자리에 모인 국민의당 총선 후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참석해 20대 총선 후보 공천장 수여식이 열리고 있다.

한자리에 모인 국민의당 총선 후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참석해 20대 총선 후보 공천장 수여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더민주의 이러한 장.단점은 국민의당의 장.단점과 정확히 대칭을 이루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대거 당선자를 배출해 호남 민심을 얻었다는 실리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비호남 지역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하거나, 비례대표 득표율이 전국적으로 고르지 못할 경우 '호남 자민련 탄생'이란 오명을 쓸 가능성도 있다(관련기사 : 국민의당, 우려가 현실로...'호남 자민련' 되나).

국민의당은 이날 여러 차례 성명을 내며 김 대표의 호남행을 견제했다. 김재두 대변인은 "김 대표가 바지사장이라는 것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라며 "더민주를 찍으면 문재인 전 대표가 다시 당 대표가 되고 다시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문제다"라고 문재인 배후론을 거론했다.

김경록 대변인은 김 대표의 국보위 전력을 거론하며 "전두환 정권에서 광주 민주화정신을 유린했던 사람이 '민주주의를 갈망한 광주정신'을 운운하는 것은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 광주를 분노케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천 대표는 국민의당을 겨냥한 김 대표의 비판과 관련해 "제가 특별히 받을 필요는 없을 거 같다"면서도 "더민주 공천 결과를 보면 오히려 계파 패권이 공고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 대표는 "지난 대선, 총선에서 실패한 더민주 세력, 그러면서도 어떤 반성도 책임을지지 않고 계파 패권을 공고히 다져온 더민주 세력에 아직도 광주시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광주에서 우리 국민의당의 큰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역 의원 대거 공천과 관련해 천 대표는 "결과에 아쉬움이 있을 순 있다"면서도 "어느 제도보다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숙의배심원제를 통해 뽑은 후보이기 때문에 광주 시민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한 공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천정배 #국민의당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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