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오렌지가 아니라 어륀지'라는 말로 시작됐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는 영어 공교육을 '제2의 청계천'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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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오렌지가 아니라 어륀지'라는 말로 시작됐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는 영어 공교육을 '제2의 청계천'으로 내세웠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영어전용교사 2만3천 명을 계약직으로 뽑겠다고 했다.
그 대상은 테솔(TESOL) 등 국내외 영어교육 과정을 이수하거나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이었다. '영어교사 자격제도' 때문에 영어교사가 되려면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뿐만 아니다. 학생들도 학교의 '영어 과몰입'을 따라잡기 위해 사교육을 받아야 했다.
학벌없는사회가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고등학교 졸업자가 영어회화를 하게 된다 해도 대학입시는 여전할 것이고, 사교육비 역시 여전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또한, 영어를 잘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계급'일 수밖에 없다.
해외에 자주 갈 수 있는 이들, 유학을 갈 수 있는 이들, 어렸을 때부터 영어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이들은 극소수다. 이것 또한 '문화 구별짓기'라는 것이 학벌없는사회의 설명이다.
월례토론회와 학교 밖 배움터학벌없는사회는 아주 오랜 기간 '월례토론회'를 열어왔다. 토론의 주제는 다양했다. 대안 교육과 그 지형에 대해서 토론했다. 또한 북유럽의 교육제도와 쿠바·독일 교육의 변화에 대해서, 덴마크의 교육이 어떻게 신자유주의에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토론하기도 했다. 때로는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에 대해서, 대학 체제를 개편하는 방법에 대해서, 학교 바깥의 학교에 관해서 토론하고 연구하고 공부해왔다.
또한 학벌없는사회는 '학교 밖 배움터'를 운영하며,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년들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왔다. 교육 당국은 탈학교 청소년들을 '학업 중단자'라고 불러왔지만 학업이 아니라 학교를 중단했을 뿐이라는 게 학벌없는사회의 이야기였다. 또한 학벌없는사회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체제 바깥에서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배움터'를 만들어 인문학 교실을 열고, 지역과 연계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도 했다.
아쉽게도, 이 짧은 글에 학벌없는사회의 활동과 역사를 모두 다 담아낼 수는 없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이 있다. 학벌없는사회가 시도한 18년간의 도전은 끝나지만, 이를 결코 실패라고 말할 수 없고, 새로운 싸움을 위한 발판으로 봐야 한다는 것 말이다.
이철호 학벌없는사회 대표는 글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학벌없는사회를 넘어선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 자본의 독점과 노동의 불안, 그로 인해 삶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타자로만 남아 소멸되어 가는 개인들, 존재하나 보이지 않고 말하지 못하는 이들과의 연대의 길을 찾아 떠나려 한다."학벌없는사회의 활동은 여기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로 '끝'은 아닐 것이다. 이철호 대표의 말처럼 "학벌 사회를 깨뜨리기 위한 사회적 노력은 지속되고 강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벌 없는 사회를 향한 다른 운동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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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사회 여전한데, '학벌없는사회'는 왜 해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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