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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곽정철, 시즌 첫 세이브로 '복귀신고'

1792일만의 세이브...나무랄 수 없는 완벽 투구 선보여

16.04.03 10:59최종업데이트16.04.0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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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돌아왔다. 마운드에 다시 서기위해 보냈던 인고의 시간에 한풀이라도 하듯 전매특허인 돌직구를 씽씽 뿌리며 타이거즈의 수호신으로 곽정철이 돌아왔다.

2일 창원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의 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8회. 심동섭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곽정철은 1과 1/3이닝동안 NC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팀의 첫 승을 지켜냈다.

이날의 세이브는 팀이나 곽정철 개인에게 있어 단순한 시즌 첫 세이브 이상의 의미가 있다. 먼저 곽정철 개인으로서는 2011년 5월 7일 SK전 이후 무려 1792일 만에 거둔 감격적인 세이브다. 물론 곽정철이 그동안 팀의 전문 마무리투수로 활약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5년간 4차례의 수술을 견뎌내고 마운드에 오른 투혼의 상징이다.

부상과 재활의 연속

고교시절 145Km의 강속구를 던지며 프로구단의 관심을 모았던 곽정철은 2005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KIA의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그러나 입단 후 팔꿈치와 무릎 등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며 재활에만 매달렸다. 입단동기이자 절친인 윤석민이 첫 해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며 승승장구하는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었다.

혹자들은 이런 곽정철을 두고 '없는 자원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역대 최악의 1차 지명'이라고도 했다. 급기야 2008년에는 주전포수 김상훈의 부상 탓에 포수자원 확보를 위해 SK와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곽정철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1차 지명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KIA가 곽정철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이처럼 반복되는 수술과 재활도 마운드에 서고자 하는 곽정철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곽정철은 2009년 손영민 유동훈과 함께 일명 'SKY라인'이라 불렸던 필승조로 KIA 불펜을 책임지며 타이거즈의 한 맺힌 열 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이때가 곽정철이 프로입단 후 부상 없이 온전히 보낸 유일한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2009년 우승을 위해 95이닝을 던졌던 팔꿈치는 2010년이 지나며 이상증세가 나탔고 2011년 끝내 탈이 나고 말았다. 곽정철은 2011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시작으로 양쪽 무릎까지 수술과 재활은 또 다시 반복되었고 군 문제까지 해결하는 동안 5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고되고 지루하기만 했던 재활. 마운드에 오르는 상상을 하며 곽정철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2군에서 29경기를 뛰며 끝내 1군 복귀에는 실패했지만 희망은 충분했다. 이번시즌을 앞두고 1군 전지훈련에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대만에서 실시한 2군 전지훈련을 통해 시즌준비를 더욱 확실히 했다.

최상의 몸상태, 올해 기대해 볼만

아프지 않고 맞이한 2016시즌. 곽정철은 시범경기에서 6경기 6과 2/3이닝 동안 3세이브 평균자책 0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단순히 성적이 문제가 아니었다. 140Km대의 묵직한 직구를 던져도 팔꿈치에 무리가 가는 변화구를 던져도 아프지 않았다.

KIA 입장에서도 곽정철의 호투와 건강한 몸은 천군마마나 다름없다. KIA는 이번시즌 가장 기대되는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빈약한 타선과 불안한 불펜으로 인해 하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즌개막을 앞두고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던 임창용을 영입하는데 성공했지만 임창용은 KBO의 징계에 따라 입단 시점부터 전체 경기의 50%인 72경기는 뛸 수 없다.

따라서 KIA의 뒷문은 임창용이 돌아오는 후반기까지 집단 마무리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2년 연속 마무리후보로 거론되었던 심동섭은 이날도 홈런을 허용 하는 등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고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상황이다. 또 다른 후보 한승혁은 가벼운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도 승선하지 못했다.

팀과 KIA 팬들이 곽정철의 부활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곽정철이 시즌 내내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며 2009년과 같은 활약을 해준다면 KIA의 불펜은 빠르게 안정을 찾을 있고 팀 성적 또한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시즌은 이제 시작되었다. 곽정철은 시즌 첫 등판에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페이스를 조절해야 할 만큼 몸 상태가 최상이라고 말했다. 6개월간 치러지는 대장정 곽정철이 아프지 않고 완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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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철 KIA 타이거즈 KBO리그 KIA 마무리 부상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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