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몰락사> 표지
오마이북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돈'을 논하는 정부.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이만 잊고 경제 살려야' 한다는 논리가 나왔고, 메르스 사태에선 관광객 감소를 우려한 '메르스 보험'이 거론됐다. 저자가 "차라리 메르스 로또를 만드는 건 어떨까"라며 '코리안 룰렛'이라 이름 붙이는 부분은 당시의 '웃픈(웃기고도 슬픈)' 상황을 적절히 지적한 것 같다.
지난 몇 년의 한국을 돌아보면 "세계 최고의 자살률, 줄어드는 출산율, 바닥을 기는 행복지수는 '이윤'과 '경쟁'을 더하고 '사람'을 셈에서 뺄 때 어떤 세상이 열리는지" 보여준다. <대한민국 몰락사>가 고스란히 담아낸 것처럼 말이다.
고통을 접했을 때 가장 쉽고 빠른 길은 '잊고 외면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고통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한국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사고와 죽음, 이어지는 누군가의 슬픔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린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은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는 일이다. 정치와 경제, 언론과 비뚤어진 인식이 만들어낸 한국의 참혹한 현실을 강인규 시민기자의 책이 압축해서 들려준다. 지옥보다 나을 바 없다는 '헬조선'이 변화하려면, 이곳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문제를 알고 길을 찾아야 마땅한 일이다. 여러 이유와 해결법을 제시하는 <대한민국 몰락사>를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할 이유로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 몰락사 - 지옥실험의 기록 2008-2018
강인규 지음,
오마이북,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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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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