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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홈런' 이대호, 시애틀 역사 새로 썼다

텍사스 상대로 대타 출전, 연장전서 끝내기 홈런 폭발

16.04.14 13:31최종업데이트16.04.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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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끝내기 홈런 활약을 전하는 시애틀 매리너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시애틀 매리너스


'빅 보이' 이대호가 시애틀을 뜨겁게 달궜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는 14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의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극적인 끝내기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시애틀 구단 역사상 신인 타자가 대타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것은 이대호가 처음이다. 시애틀 홈페이지는 "이대호가 역사적인(historic) 홈런을 터뜨렸다"라며 눈부신 활약을 대서특필했다.

시속 156km의 투심 받아친 결승 홈런

이날 시애틀은 텍사스가 우완 A.J. 그리핀을 선발투수로 내세우자 이대호를 벤치에 앉히고, 좌타자 애덤 린드를 선발 1루수로 내세웠다. 시애틀은 2-1로 앞서가다가 8회초 델리노 드실즈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시애틀은 연장 10회말 넬슨 크루스가 상대 수비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하며 기회를 잡았다. 이때 텍사스의 투수는 좌완 제이크 디크먼이었고, 시애틀의 스캇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를 대타로 내세웠다.

이대호는 디크먼의 초구 156㎞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흘려보냈고, 2구째 시속 153㎞ 공을 건드렸으나 파울이 됐다. 이대호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됐고, 강속구에 자신 있는 디크먼은 다시 시속 156㎞의 빠른 투심을 던졌다.

하지만 이대호는 디크먼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을 놓치지 않았다. 상대의 빠른 공을 더 빠른 스윙으로 받아쳤고, 타구는 외야 좌측 담장을 넘어가면서 팀의 승리를 확정 짓는 끝내기 홈런이 됐다.

홈런이 터지자 시애틀 선수들은 모두 홈으로 나와 이대호를 맞이했고, 홈 팬들도 기립박수를 보내며 경기장은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시애틀을 5연패의 수렁에서 구한 귀중한 홈런이었다.

이로써 이대호는 지난 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의 메이저리그 첫 홈런 이후 두 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강력한 장타력을 각인시켰다. 타율은 0.231(13타수 3안타)로 올랐고 이 중 2안타가 홈런이다.

"시애틀 팬들, 이대호 좋아하게 될 것"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한국인 타자가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것은 2005년 최희섭과 2011년 추신수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것은 이대호가 처음이다.

시애틀 지역 언론 <시애틀 타임스>는 "이제 시애틀 팬들이 이대호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며 "33세의 신인 이대호가 빠른 공을 외야 담장으로 넘겨 시애틀 팬들을 열광케 했다"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홈런은 이대호와 시애틀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적응력을 의심받았던 이대호는 실력으로 존재감을 입증하며 주전 도약에 청신호가 켜졌다.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순간에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대호가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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