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시장 "오바마, 케냐 후손이라 영국 싫어해" 비난

브렉시트 둘러싼 갈등... 인종차별적 비난에 '역풍' 맞아

등록 2016.04.24 09:13수정 2016.04.2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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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영국의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난했다가 역풍에 맞은 것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영국의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난했다가 역풍에 맞은 것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영국의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케냐인의 후손이기 때문에 영국을 싫어한다고 비난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영국 BBC에 따르면 22일(한국시각) 존슨 시장은 주간지 <더 선>에 기고한 글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케냐인을 조상으로 두었기 때문에 케냐를 식민 지배했던 대영제국을 싫어한다"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는 케냐 출신의 흑인이다. 미국 하와이로 유학을 갔다가 백인 여성과 결혼해 오바마를 낳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아버지의 나라' 케냐를 방문해 친척들과 만나기도 했다.

영국의 차기 총리감으로 꼽히는 존슨 시장이 오바마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까닭은 자신이 주도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운동을 오바마 대통령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날 영국을 공식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EU가 강력하려면 영국이 있어야 한다"라며 "만약 영국이 EU를 탈퇴한다면 미국과의 무역 거래에서 가장 마지막 줄에 서야 할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캐머런 총리도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야 미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라며 "이는 영국이 자주적으로 결정할 일이지만, 우방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맞장구쳤다.

인종차별 논란에 비난 쏟아져... 런던 시장 '망신'


그러나 존슨 시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것은 EU가 미국의 이익과 철저히 부합하기 때문"이라며 "그의 주장은 자기 모순적이고, 논리에 전혀 맞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8년 취임 직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진열돼 있던 윈스턴 처질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을 주미 영국대사관에 반납하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흉상을 들였다는 소문까지 들추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처칠 전 총리의 흉상은 자신의 집무실 출입문 바로 앞에 진열돼 있고, 나는 그를 매우 좋아한다"라며 "하지만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서 킹 목사의 흉상을 두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처칠 전 총리의 외손자이기도 한 니컬러스 솜스 보수당 의원은 "존슨 시장의 끔찍한 기고문은 사실관계가 완전히 틀렸다"라며 "그의 글은 너무 어리석고, 모욕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노동당 예비 내각의 존 맥도널 총리도 "존슨 시장의 주장은 (보수당의 전신) 토리당의 인종차별을 보는 것 같다"라며 "공식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라는 등 존슨 시장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극우 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젤 파라지 당수가 "오바마 대통령은 케냐인 조상과 영국의 식민 지배 때문에 영국에 대한 반감이 있다"라며 존슨 시장의 편을 들었지만, 여론을 바꾸지는 못했다.

결국 망신을 당한 존슨 시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처칠을 좋아한다니 기쁘다"라며 물러섰다.
#보리스 존슨 #버락 오바마 #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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