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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예능 부활 꿈꾸는 언니들, 부진의 늪 탈출할까

[TV리뷰]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여성 예능인들의 희망이 되려면

16.05.08 16:24최종업데이트16.05.0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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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의 슬램덩크> 출연진. 왼쪽부터 라미란, 티파니, 김숙, 제시, 민효린, 홍진경. ⓒ KBS


<무한도전> <1박2일> 등 많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주축은 남자 출연자다. <런닝맨>처럼 여성 멤버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남성 위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여성 예능은 이벤트 성인 <진짜 사나이>이나 <정글의 법칙> 여성 특집 정도. 이런 상황에서도 여성 예능인들은 특유의 예능감을 뽐내며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성에 의한 여성 주도 예능은 제대로 기획되지 않았다.

박미선은 지난 2월 JTBC 예능 <아는 형님>에 출연해 "(여성예능인들이 설 자리가 없는 것에 대해) 자료도 많이 찾아본 후 공감도 하고 반성도 많이 했다, 하지만 남성 예능인들과 균등한 기회가 주어졌느냐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여성 예능에 대한 목마름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여성 주도 예능 프로그램이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라미란, 김숙, 홍진경, 민효린, 제시, 티파니 등으로 구성된 출연자들이 자신들의 꿈과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이뤄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주제나 미션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그 안에서 여성들의 주체성과 개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야심찬 출발, 하지만...

여성 예능의 부활 꿈꾸는 <언니들의 슬램덩크> ⓒ KBS


그러나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4%대 시청률로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4회 정도가 방영되었을 뿐이지만 첫 회 시청률 6.4%를 기록한 <어서옵Show>와 비교하면 상당히 아쉬운 성적. 이는 여성 예능이 아직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다소 힘에 부치는 상황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여성 예능인들의 부진은 리얼버라이티 장르가 강세를 얻으며 뚜렷해졌다. 특히 최근 강세인 육아 예능이나 쿡방 붐은 여성 예능인의 설 자리를 더욱 빼앗았다. 육아나 요리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장르.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육아와 요리는 당연한 것으로, 남성들의 육아와 요리는 흥미로운 것으로 여겨진다. 역설적으로 여성의 강점이 오히려 약점이 된 것이다. 그렇게 예능계에서 여성들은 다시 뒷전으로 밀려났다.

여성 예능 부활 신호탄 될까?

박인석 PD와 여섯 멤버 티파니, 제시, 민효린, 홍진경, 라미란 , 김숙.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어린 시절에 데뷔했거나 무명 시절을 거치며 못 다 이룬 꿈을 가진 6명의 여자 연예인들이 꿈에 투자하는 계모임 '꿈 계'의 멤버가 되어 동반자이자 조력자로서 함께 진정한 꿈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 이정민




김숙, 박나래, 장도연, 이국주 등 어려움 속에서도 뛰어난 예능감과 독특한 개그 스타일을 가진 여성 예능인들의 출연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의 캐릭터는 남성 위주 예능 프로그램에서 단발성으로 이용되곤 했다. 이들의 역량을 펼칠 고정 무대가 한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등장만으로도 반가운 예능. 그러나 이들이 남성 위주 예능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웃음 포인트가 필요하다.

출연자들의 꿈 도전기는 흥미롭지만, 큰 웃음을 주기엔 뭔가 부족하다. 이미 시청자들은 '센' 개그에 익숙해져 있고, 그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 못잖은 콘셉트와 웃음은 물론, 여성 예능만의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한다.

아직 방송 초반인 만큼 반등의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여성 예능의 부활을 이끌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전진이 필요한 상황. 과연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여성 예능 부활의 신호탄이 될까, 아니면 금세 사라지고 말 작은 이벤트에 그칠까.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그만의 매력으로 여성 예능인들의 설 자리를 조금이나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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