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월국가산업단지 전경. 이곳에서는 불법파견이 널리 퍼져있다. 정부도 알고 있지만,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선대식
[불법③] 세금·4대 보험료는 어디로?위장취업을 하면서 국민·건강·고용·산재 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파견회사도, 파견노동자를 실제로 사용하는 회사 모두 4대 보험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또한 일하면서 받은 돈은 정확히 최저임금(시급 6030원)에 일한 시간을 곱한 값이었다. 세금은 떼지 않았다.
임금에서 4대 보험료와 세금이 빠지지 않았다고 좋아해야할까. 이는 장시간 노동과 최저임금의 대가다. 무엇보다 파견노동자가 4대 보험료와 세금을 내지 않을 때, 가장 활짝 웃는 이는 파견회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다수의 파견회사는 세무신고를 하지 않고 세금을 떼어먹는다. 4대 보험료를 안내는 곳도 많고, 퇴직금을 내주지 않으려는 곳도 있다. 이들 회사는 6, 7개월에 한 번씩 명의변경이나 고의적인 폐업을 통해서 법망을 빠져나간다.
불법파견은 돈이 되는 장사다.
불법을 눈감는 정부지난해 9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서 일하는 파견노동자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장에 섰다. 그는 불법파견을 두고 "게임 용어로 한번 표현해 보자면 정말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무법지대입니다"라고 증언했다.
정부 역시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불법파견이 널리 퍼져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훈원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어떤 형태로든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저희 행정력으로는 한계"라고 말했다.
이훈원 지청장은 그러면서 "파견노동자의 절반은 직접고용을 희망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4대 보험료를 내지 않기 위해 스스로 파견을 원한다"고 말했다. 널리 퍼진 불법파견의 책임을 파견노동자에게 전가한 이 말을 두고 국정감사장은 시끄러워졌다.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든 행정력을 기울여서 힘을 쏟아도 부족할 판이다", "정부가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 생각을 하지 못하고, 어떻게 '파견노동자들이 파견을 원한다'는 말을 하느냐"고 다그쳤다.
며칠 전, 국회에서 증언한 파견노동자에게 전화했다. 내가 일했던 지난 2, 3월에도 불법파견은 만연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지금은 어떨까요?" 그가 말했다.
"불법파견은 여전히 미쳐 날뛰고 있어요."[클릭]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 기획기사 보기① 22개월 뒤 물러날 대통령께 보내는 '위장취업' 보고서② "여자친구랑 놀고 싶다면 그 길로 퇴사하세요" ③ 아무도 안 알려준, 분무기의 '무서운' 문구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1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