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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WBC 본격 준비, 지난 대회 부진 설욕 노린다

김인식 기술위원장, 최상의 라인업 구축 필요성 언급

16.05.17 15:16최종업데이트16.05.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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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O리그 사무국은 2017년 3월에 열릴 제 4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첫 번째 조치는 1회 대회와 2회 대회 때 감독을 맡았던 김인식 KBO리그 규칙위원장을 WBC 대표팀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이다.

지난 프리미어 12 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기술위원회가 꾸려졌다.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3명의 기술위원이 위촉됐다. 이순철(현 SBS스포츠 해설위원), 선동열(전 KIA 타이거즈 감독) 그리고 송진우(KBSN스포츠 해설위원) 3명이 김 위원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 기술위원회는 앞으로 KBO리그 경기장을 답사하며 각 팀 주전 선수들의 기량과 몸 상태 등을 체크하며 최상의 라인업 구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단, 감독은 아직 선임되지 않았다.

베스트 라인업 꾸렸던 1-2회

처음 WBC 개최 계획이 나왔을 때 다수의 선수들은 자신의 국가 이름을 걸고 나서는 승부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 자신이 태어난 국가의 대표로 뛸 수도 있었고, 자신의 부모 국적을 따라 참가할 수도 있었으며 자신의 현재 국적을 따라 참가할 수도 있었다(알렉스 로드리게스는 1회 미국 대표로, 2회 도미니카 대표로 참가).

캡틴 이종범을 필두로 김동주, 손민한, 구대성, 오승환, 박진만 등 KBO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뭉쳤다. 박찬호를 필두로, 서재응, 김선우, 김병현, 최희섭, 이승엽, 봉중근 등 당시 활약하던 해외파 선수들까지 거의 대부분 모였다.

그리고 제 1회 대회에서 대표팀은 1라운드에서 대만과 중국, 일본을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뒀다. 2라운드에서도 멕시코와 미국, 일본을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뒀다. 특히 해외파 이승엽과 최희섭의 홈런이 터지며 프로야구 종주국이라 자칭하던 미국을 꺾었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속했던 국가들이 2라운드에서 다시 만나고, 다시 4강전에서 만나는 비상식적인 대진표로 인하여 3번이나 만난 일본에게 그것도 4강전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16개 참가국들 중 유일하게 수비 실책 없이 대회를 마무리하는 성과를 올렸다.

2회 대회에서는 이종범, 박찬호, 이승엽 등이 하차했지만 김광현, 류현진, 추신수, 봉중근, 임창용이 활약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2회 대회에서 베네수엘라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더블 일리미네이션이라는 대진 방식이 활용되면서 1차전에서 승리하면 2차전에서 승자전을 치르는 방식이었다. 게다가 1라운드 1,2위가 2라운드 같은 조에 속하게 되면서 이번에는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일본과 무려 4경기를 치렀다.

결승전에서도 일본과 연장 혈투를 펼치면서 제 2회 WBC는 여정의 거의 절반을 일본과의 경기에 쏟아 부었다. 일본과 너무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1라운드와 2라운드 전승에는 실패했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1회 4강에 이어 2회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회 규모의 확대, 타이중 참사로 광탈한 3회

WBC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만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 KBO


3회 대회부터는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 대회까지 1라운드에서 3위 이내에 들었던 팀들은 3회 대회에서는 본선에 직행했고, 나머지 팀들과 새로운 참가국들이 예선을 치렀다. 그리고 대만과 일본이 1라운드 개최국으로 결정되면서 대한민국은 처음으로 일본과 다른 조에 속하게 됐다.

그러나 라인업의 무게가 1,2회 대회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졌다. 당시 대표팀 감독은 직전 시즌 챔피언 팀의 감독이 맡는다는 규정에 따라 2012년 통합 챔피언이었던 류중일 감독이 맡았다.

그리고 선수단 구성에서 애로사항이 발생했다. 당시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였던 류현진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다저스와 계약했고, 스프링 캠프에 참가하는 첫 해였기 때문에 확실한 데뷔 준비를 위해 WBC에 참가하지 못했다. 당시 류현진은 다저스 신참으로 스프링 캠프에서 경쟁을 통해 선발 로테이션에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외야수 자원에서도 추신수가 예비 FA 시즌이었으며,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된 시즌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팀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추신수 역시 류현진과 비슷한 이유로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다. 김광현도 어깨 부상에 시달리는 시기였고, 봉중근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후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참가하지 못했다.

그렇게 맞이한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5점 차 대패였다. 대한민국은 2차전 호주를 상대로 6점 차 승리를 거두고 3차전 대만을 상대로 1점 차 승리를 거뒀지만, 3개 팀이 2승 1패로 맞물린 상황에서 득실차에서 밀려 탈락하고 말았다.

이른바 '타이중 참사'로 불리는 제 3회 WBC 1라운드는 상대 팀에 대한 분석 부족 및 방심, 선수단 구성 및 관리 등 종합적인 문제가 현실로 드러났다. 이전까지 국제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대한민국이었던 만큼 이 경기의 충격은 대단했다.

최상의 라인업 구축 다짐한 김인식 기술위원장, 그 구성은?

그나마 대한민국 대표팀은 1라운드 4개국 중 3위를 차지하면서 2017년에 열릴 제 4회 WBC 본선 진출권은 유지했다. 만일 2패를 당하여 4위로 탈락했다면 예선부터 치르고 올라와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뻔했다.

이후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금메달과 2015년 프리미어 12 제 1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한민국 야구는 구겨진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리고 4회 대회에서 3회의 부진을 설욕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제 4회 WBC 본선에 합류할 4개국을 가리는 예선이 진행되고 있다. 각 조별 4개국이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예선을 치르며, 1차전 결과에 따라 승자전과 패자전으로 2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승자전 패전 팀과 패자전 승리 팀이 패자부활전을 치르고, 승자전 승리 팀과 패자부활전 승리 팀이 최종전을 치른다.

여기까지는 제 2회 WBC 1라운드와 2라운드 대진 방법과 같다. 다만 2위까지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던 2회 WBC 본선에서 마지막 경기는 대진표 작성을 위한 순위 결정전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 4회 WBC 예선전에서는 조별 1개국만을 가려야 하기 때문에 최종전을 무조건 승리해야 본선에 합류할 수 있다.

예선전 4개 조 중 1조에서 호주가, 2조에서 멕시코가, 3조에서 콜롬비아가 본선 합류를 확정지었다. 파키스탄과 브라질, 영국 그리고 이스라엘이 속한 4조만 아직 9월에 치를 예선이 남아 있다.

김인식 기술위원장은 이전까지 제 1회 WBC와 2회 WBC 감독을 맡았고, 프리미어 12 때도 기술위원장을 맡다가 결국엔 감독까지 맡았다. 그리고 현실과 융통성을 적절히 조화하여 최상의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었다. 그 결과 그가 감독을 맡았던 역대 WBC와 프리미어 12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남은 시즌 동안 경기장에서 KBO리그 선수들을 집중 점검하고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집중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강의 라인업을 꾸리기 위해선 아무래도 해외파 선수들을 적절히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어 12에서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출전을 불허했지만, WBC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야구 세계화를 목적으로 만든 대회이기 때문에 출전이 가능하다.

현재 해외파 선수들로는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7명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있다. 김현수와 이대호가 입지 확보를 위해 아직 경쟁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확실한 자리를 보장 받았다.

이학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스프링 캠프에서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고, 최지만(LA 에인절스)이 최근 로스터 확보 문제로 인하여 40인 로스터에서 빠졌다. 또한 프리미어 12에서 나름 가능성을 보여준 이대은(지바 롯데 마린즈)도 메이저리그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마이너리그 시절에 많은 선수들을 상대해 본 적이 있다. 다만 이대은은 연령으로 인한 군 복무 문제가 걸려 있어 병역 혜택이 걸려 있지 않는 WBC에 참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 위원장은 올 시즌 스프링 캠프 때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해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이들이 내년 WBC에 참가할 경우 전력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어깨 부상에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는 류현진의 경우 소속 팀 다저스에서도 당장 무리시키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해 놓았기 때문에 일단 다저스의 입장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다리 부상에서 최근 복귀한 강정호도 비슷한 사례다.

비교적 가벼운 부상으로 복귀 예정인 추신수나 주전 자리를 확보한 박병호, 오승환 등의 경우 합류 가능성이 다소 높다. 김현수의 경우 향후 소속 팀에서의 상황을 좀 더 두고 봐야 하며, 이대호의 경우 단기 계약이기 때문에 향후 그의 행보에 따라 차출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대회 준비를 위해 선수단 구성 뿐만 아니라 경기 유치에도 신경을 쓰는 중이다. 최근 KBO리그 사무국에서는 WBC 본선 1라운드 유치 신청을 넣은 상태다. 지난 3회 대회 때 아시아에서 대만과 일본 2개국이 각각 1라운드를 유치했고, 일본은 2라운드까지 치렀다.

물론 최종 결선은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장에서 치러지지만 대회의 확대를 위해 1라운드와 2라운드는 각 국가별로 신청을 받는 것이다. 이에 일본은 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 구장이었던 도쿄 돔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대한민국이 WBC 본선 경기를 유치할 경우 다소 날씨가 추운 3월이라도 경기 진행이 용이한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을 활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2016년부터 넥센 히어로즈의 홈 구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경기장이며, 평소 시즌에 경기를 치르는 장소에서 경기하는 만큼 익숙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WBC 경기를 치를 수 있을 지 여부는 이번 달 중에 결정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 역시 우리나라에서 본선 경기를 치를 경우 불리한 점이 없다며 KBO리그 사무국의 결정을 지지했다.

문제는 감독이다. 프로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이후 감독 선임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왔는데, 성적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감독들이 선뜻 맡으려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1회 WBC와 2회 WBC는 김 위원장이 감독을 맡았고,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는 당시 두산 베어스 감독이던 김경문 감독(현 NC 다이노스 감독)이 그 역할을 수행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 때마다 이러한 부담이 언급되었고, 결국 한국 시리즈 챔피언 감독이 다음 1년 동안 대표팀 감독을 겸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그리고 제 3회 WBC와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은 이러한 약속에 따라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프로 팀 감독은 자신의 팀과 더불어 대표팀 감독을 함께 수행하는 것에 대해 역시 부담이 있었고, 결국 2013년 타이중 참사를 불러왔다. 이 때문에 프리미어 12 감독 선임에서도  2013년 챔피언이었던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부담을 보여왔다. 차선책으로 2013년 한국 시리즈 준우승 팀인 넥센의 염경엽 감독도 적지 않은 부담을 나타냈다.

결국 프리미어 12 감독은 김 위원장이 그 빈 자리에 직접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정식으로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 시리즈 챔피언 감독이 다음 한 해 동안 대표팀 감독을 맡는다는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국가대표 감독 전임제를 시행하는 일본은 2013년 11월부터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야구 종주국 미국 역시 지난 달에 통산 1769승을 거뒀던 명장 짐 릴랜드를 WBC 대표팀 감독으로 뽑았다.

대한민국은 한국 시리즈 챔피언 감독이 다음 해 국가대표 감독을 맡기 이전에는 각 대회를 준비할 때마다 감독을 뽑아 대표팀을 운영했다. 이 때문에 이번 WBC에 있어서도 감독 선출에 대하여 수많은 의견들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프리미어 12에서의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전임 감독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감독 선임권은 KBO리그 구본능 총재가 갖고 있지만, 선수단 구성에 있어 김인식 위원장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민국이 지난 대회의 부진을 설욕하기 위한 선수단 구성을 어떻게 할지 올 한 해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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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국제대회 김인식기술위원장 국민감독김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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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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