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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미화원 ⓒ 이상옥
환경미화원 옷 입은
그를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 이상옥의 디카시 <거리의 성자 2>
정주도 인구 천만 명이 넘는 하남성의 성도라 사람들이 엄청 많다. 출퇴근 길 정경공업대학교 대학로에도 다양한 풍물들이 넘쳐난다. 사는 이치는 중국이나 한국이 별반 다를 게 없지만 그래도 이방인의 눈으로 볼 때 참 신기한 모습을 한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띈다.
앞 연재에서 소개한 칠순의 할아버지가 리어카 행상하는 것도 그렇고 벌써 은퇴할 나이가 된 것 같은 환경미화원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그렇다. 또 거리를 지나갈 때 자주 보는 한 환경미화원은 젊었지만 화상을 입었는지 얼굴이 많이 불편해 보였다. 그렇지만 매일 거리를 청소하는 모습도 참 아름답게 보였다.
사회 복지 시각지대를 없애는 정책이 우선
아마 당국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정책적으로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글로벌 시대 무한 경쟁 체제 하에서는 능력 없는 사람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점점 비정한 사회로 치닫고 있는 것이 한국사회 현실이 아닐까. 사회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 정책적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하는 당위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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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정주애서는 나이 많으신 분이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 이상옥
정주 거리에서 좀 불편해 보이는 사람들이 환경미화원으로, 또는 교통안내원으로 일하며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유난히 좋은 느낌을 받는 것도 아마, 비정한 한국사회를 염두에 두고 있어 그런 것이 아닐까. 한국사회는 능력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의 천국일지는 몰라도 힘 없고 소외된 사람들에게는 신조어인 헬조선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지옥으로 여겨지는 측면이 없지 않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신조어도 오늘의 세태를 잘 반영하고 있지 않은가. 자신의 노력보다는 부모의 능력 유무에 따라 장래가 결정된다는,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흑수저 청년들의 자조 섞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방책은 없는 것일까.
정주 거리에서 이미 나이 드신 분이지만 리어카 행상을 하거나 환경미화원으로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필부들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성자들이라는 생각을 거듭하게 된다. 한국사회에서도 이런 거리의 성자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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