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귀조류인 장다리물떼새가 장남평야를 찾아 왔다. 6월 2일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는 장남평야에서 장다리물떼새를 확인했다. 장남평야는 세종시의 중간에 있는 넓은 평야지대로 세종시 중앙공원으로 개발되고 있는 지역이다.
주지하다시피 세종시는 국내 내륙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분홍빛의 긴 다리를 가진 장다리물떼새는 보통은 서해안의 농경지에 주로 찾아오는 종이다. 이런 장다리물떼새가 세종시 중앙공원 부지에 농경지로 보전하기로 한 곳에 찾아온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이다. 세계적으로 넓게 분포하여 서식하지만 국내에는 도래하는 개체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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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는 장다리물떼새 장다리물떼새의 먹이 찾는 모습 ⓒ 이경호
다리가 몸에 비해 비대칭적으로 큰 특징을 가진 장다리물떼새는 매우 약한 모습으로 보여 보호가 필요한 것처럼 느껴진다. 장다리물떼새가 찾아온 장남평야에 보전된 농경지는 이처럼 특별한 나약한 새들을 찾아오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세종시가 개발되면서 장남평야의 2/3는 호수공원과 국가수목원으로 복토 되어 세종시민이 이용하게 된다. 장남평야 면적 자체가 매우 넓기 때문에 이중에 2/3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녹지공원 형태로 개발되는 것은 참 놀라운 일이다. 세종시민이 큰 혜택을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일부를 과거 그대로 농경지로 보전하기로 한 것은 더욱더 의미 있는 일이다. 장남평야에 환경부 보호종인 금개구리가 확인되면서 보전하기로 한 농경지에는 지금도 많은 새들과 생물이 찾아온다.
아마 농경지가 아닌 공원이 되었다면, 장다리물떼새는 찾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이 보전된 농경지는 유기농으로 가꾸고 있으며, 때문인지 지난해 겨울에는 흑두루미까지 찾아와 겨울을 보냈다(관련기사 : '멸종 위기' 흑두루미, 장남 평야에 오래 머물려면)
2008년 경남창녕에서 진행된 국제 습지보호조약인 람사총회에서 논에 대한 습지가치를 인정했다. 농경지가 가지는 중요한 습지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세종시 장남평야에 일부를 농경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매우 인정 받을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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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남평야를 찾아온 장다리물떼새 장다리물떼새 ⓒ 이경호
장다리물떼새는 방문은 이런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이다. 겨울에 찾아온 흑두루미와 더불어 앞으로 농경지를 찾아온 새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조사를 통해 도심속 철새 서식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내륙의 철새서식지로 의미를 찾고 세종시민의 탐조지로 활용한다면 더욱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게다. 더불어 농경지의 일부를 시민들의 농촌체험공간으로 활용하면, 자연과 시민이 공존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세종시 일부 주민이 농경지를 없애고 공원으로 조성해달라는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세종시 호수공원과 수목원 등으로 충분한 공원면적은 이미 확보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남겨진 농경지는 농경지의 의미를 살리면서 세종시의 습지보전 정책을 세워가는 것이 미래세대들을 위한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세종시에서 농경지를 없애고 농경지 조성을 검토한다면, 장다리물떼새는 다리가 길어 슬픈 짐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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