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라미란이 아쉽다, 왜 못 살렸지?

[미리보는 영화] <봉이 김선달> 배우들 노고는 인정!

16.06.22 15:03최종업데이트16.06.22 22:30
원고료로 응원

영화 <봉이 김선달>의 포스터. 안전한 전략을 취했지만, 과연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 CJ엔터테인먼트


각종 오락 영화가 올 여름 시장을 노리는 가운데 어김없이 한국형 사극 코미디 <봉이 김선달>도 입맛을 다시는 중이다. 오는 7월 6일 개봉에 앞서 21일 오후 언론에 선공개 된 해당 작품은 전형적인 코미디 장르와 범죄물 공식을 따르는 안전한 방법을 취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봉이 김선달 설화를 가져왔고, 그걸 코미디로 해석했다는 점은 충분히 관객을 끌만한 요인이다. 핵심은 요리법.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이야기라지만 매우 단순한 구조이기에 영화화를 위해선 더 자세한 설정이 필요해 보였다.

코미디 장르에 빠진 유승호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 물을 팔아 큰 부를 취했다는 기본 설화의 골격을 확장시켜 김선달(유승호 분)을 일종의 의적 내지는 신의를 지키는 개인으로 묘사했다. 부정부패를 일삼는(영화에선 자세히 묘사되진 않는다) 관리들을 골탕 먹이며 통쾌해 하는 김선달은 흔히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고전이나 설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이다.

이 보편적 흐름을 토대로 영화는 여러 사기 사건을 나열한다. 각종 위장술을 선보이며 대담하게 사기를 치는 김선달 일당의 모습이 묘사되며 왜 이들이 이렇게 사기를 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일게 한다. 단순한 권선징악의 이야기가 일종의 복선을 통해 확대되는 모양새인데 이 부분에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여부는 영화 내에 깔린 몇 개의 반전 설정이 통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봉이 김선달>이 전하려는 다양한 사건에 비해 그 유기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돈이 사람보다 우선하는 세태를 묘사하려 한 시도는 좋았으나 김선달과 그의 동료 보원(고창석 분), 윤보살(라미란 분) 등 캐릭터의 입체감은 살지 못했다. 물론 빠른 전개 중심인 오락 영화라는 관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 잘 만들어진 오락 영화일수록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걸 기억하면 분명 아쉽다. 캐릭터성의 부재는 한국 상업영화의 오랜 숙제기도 하다.

그 빈틈을 유승호를 비롯한 여러 배우들이 채우려 애쓴다. 특히 <조선 마술사> 등 군 제대 후 보다 가볍고 편한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 유승호의 노력은 특기할만하다. 몇몇 장면에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 유승호는 언론 시사 직후 "관객들이 웃는 모습에 힘이 난다"며 "한창 코미디에 욕심이 있었던 거 같다"고 스스로 고백하기도 했다.

배우들의 조합은 좋지만

영화 <봉이 김선달>의 한 장면. 배우들의 조합은 분명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 시너지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 CJ엔터테인먼트


분명 좋은 에너지였다. 유승호와 더불어 고창석, 라미란의 조합은 그 자체로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 여기에 그룹 엑소의 시우민의 첫 영화 도전도 나쁘진 않아 보였다. 코미디 장르에 익숙한 기성 배우에 적절하게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 넣은 셈이니 말이다. 또한 간만에 상업 영화에 그것도 악역으로 등장하는 조재현의 모습도 반갑다.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 조화다. 따로 떨어 뜨려 놓고 보면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열과 성을 다한 게 충분히 느껴지지만 전체로 보면 기존에 등장한 사극 코미디와 비슷하게 여겨질 만큼 신선도가 낮은 작품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조선 명탐정> 시리즈 등이 시도해 온 아이디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안전한 선택이겠지만 이런 장르에 익숙한 관객 입장에선 식상하게 보일 여지가 크다.

전반적으로 무난하기에 아쉬움이 더 진하게 남는다. 이후 등장할 코미디 장르, 특히 사극 코미디 영화라면 보다 과감하게 도전할 필요가 있다.

오마이스타's 한줄평 : 머리는 뜨거웠으나 가슴은 미지근했다. 심장 뛰게 할 참신한 사극 코미디를 기다리며.

평점 : ★★☆ (2.5/5)

<봉이 김선달> 관련 정보
감독 : 박대민
출연 : 유승호, 조재현, 고창석, 라미란, 시우민 등
제공/배급 : CJ 엔터테인먼트
제작 : 엠픽쳐스, SNK 픽쳐스
러닝타임 : 121분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6년 7월 6일


유승호 봉이 김선달 고창석 조재현 라미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