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출신 이완영 "님비? 누가 군민에게 돌 던지나"

사드배치 긴급현안질문 통해 정부 비판, "장관에게 모멸감 느껴"

등록 2016.07.19 17:56수정 2016.07.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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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완영 "사드 안전구역 미국과 국방부 발표가 왜 다르냐"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지역구를 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사드 배치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 참석, 국방부가 발표한 사드 안전구역과 미국 육군 레이더 교범의 안전구역이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완영 "사드 안전구역 미국과 국방부 발표가 왜 다르냐"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지역구를 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사드 배치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 참석, 국방부가 발표한 사드 안전구역과 미국 육군 레이더 교범의 안전구역이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 유성호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비는 마음,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완영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좀 쓴소리를 해야겠습니다. 정부의 이번 (사드배치) 발표는 잘못된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 아닙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 출신의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이 침통한 표정으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랐다. 19일 오후 사드배치 긴급현안질문을 진행한 이 의원은 "누가 성주군민에게 돌을 던지나"라며 "선배·동료 의원님들, 의원님들 지역구에 정부가 이런 방식으로 (사드배치를) 통보한다면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 의원은 "일제강점기에도 성주에는 철도를 놓지 못했고, 현재 가야산 국립공원을 포함한 청정지역으로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한 곳이다"라며 "일손을 놓고 있는 농민, 자녀 걱정하는 학부모, 학교에 가지 않고 촛불을 든 어린 학생들의 원망과 한을 고스라니 받아 안고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대구경북 550만 시도민은 신공항 건설 무산으로 크게 상심한 데 이어, 이번 성주 사드배치로 불안감과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라며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라고

"정부가 발표하면 무조건 따르라?"

이 의원은 아무런 협의 없이 사드배치 지역을 결정한 국방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을 불러낸 이 의원은 "제가 (사드배치 지역 발표 당일) 장관을 만나 '오늘 (발표는) 연기해달라', '(이런 식으로) 발표하면 큰일난다'라고 말했다"라며 "그날 그렇게 발표만 안 했어도 이러한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의원은 "(사드배치 지역을 발표하기 전인) 8일 국방부는 해당 지역 주민의 동의를 구하고 설명하는 절차를 거치겠다고 했는데 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지난 8일 사드배치 결정을 발표한 뒤 닷새 만인 13일 배치 지역까지 발표(성주)했다. 하지만 그 사이 성주군민과 어떤 소통도 없었다.


이에 한 장관은 "당초에 그럴 계획이었는데 (사드배치 결정 이후) 언론에서 여러 부지가 거론되고 12일에는 성주가 언론에 나오면서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때문에 미리 이 의원이나 경북지사, 성주군수, 성주군민께 사전 설명을 드리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절차를 이행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한 장관의 답변을 들은 이 의원은 "언론에 나가 빨리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 중요성과 주민의 동의를 구하겠다는 약속 중 뭐가 더 중요했나"라며 "정부가 발표하면 국회의원도, 대구경북 시도민도, 성주군민도 무조건 따라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발표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관의 말을 들으니 여기 서 있는 게 비참하다. 국회의원이 장관에게 모멸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 안 하나"라며 "그래서 제가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아연실색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사드가 있는) 일본 아오모리와 교토에서는 주민 공청회 및 설명회를 각각 9차례, 12차례 진행했다. 우리는 사드배치를 결정하고 5일 만에 지역까지 결정했다. 참 웃지도 못하겠고... 어떻게 국민들이 이런 행정을 이해할 수 있겠나." 

국방장관 "성주군민 님비 아니지만..."

a 이완영 "사드 배치 발표 절차가 틀렸다"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지역구를 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사드 배치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 참석, 사드 배치 선정 기준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이완영 "사드 배치 발표 절차가 틀렸다"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지역구를 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사드 배치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 참석, 사드 배치 선정 기준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a 국무위원들의 답변 지켜보는 성주 군민들 성주 군민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사드 배치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 참관해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의 답변을 지켜보고 있다.

국무위원들의 답변 지켜보는 성주 군민들 성주 군민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사드 배치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 참관해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의 답변을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이 의원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를 방문했다가 강한 저항에 부딪힌 일을 거론하며 "왜 그렇게 성난 성주군민이 돼 있었나고 생각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러한 점을 지역이기주의다, 님비 현상이다 이렇게 비판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라고 한 장관을 향해 질문했다.

한 장관은 "성주군민들은 심리적으로 여러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라며 "님비 현상이라고 일괄해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부가 최대한 정성을 다해 이해시켜 나가는 게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한 장관은 "성주군민의 요구는 정당한가"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이완영 의원 : 성주군민의 요구는 정당한 주장이라고 보나.
한민구 국방장관 : 정당, 부당을 떠나 그 지역 분들은 충분히 그렇게 느끼고 걱정할 상황이라고 본다.
: 성주군민의 뜻을 담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정부 당국과 성주군민의 끝장토론을 진행하고,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사드배치를) 전면 중단하겠나.
: 제가 전문가들을 통해 성주군민에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걸 납득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사드 #성주 #이완영 #한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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