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론스타 판결, 대법원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했는가?
참여사회
현대 재판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한편 최근에 론스타와 관련한 또 다른 소송이 막을 내렸다. 산업자본인 론스타가 한국을 떠나기 직전인 2011년 3월 말에 있었던 외환은행 주주총회에서 4%를 초과하는 의결권을 부당하게 행사해서 배당을 받아 갔던 것을 문제삼는 주주총회 결의 부존재·취소 소송이 그것이다.
애석하게도 대법원(주심은 김소영 대법관이었다)은 지난 7월 22일, 이 소송을 각하했다. 아직 판결문을 입수하지 못해 정확한 논거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원고 적격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보도되었다. 대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위에서 언급한 주식교환의 결과로 당초 외환은행 주주였던 원고들이 더 이상 외환은행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이 판결은 많은 아쉬움을 가지게 한다. 왜냐 하면 대법원은 현행법을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서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법을 발견하고,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주장은 간단하다. 론스타는 산업자본이고, 4%를 초과해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데, 부당하게 의결권을 행사했다. (만일 그 의결권을 4%로 제한하면 배당과 관련한 안건은 부결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이 주주총회 결의는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존중해야 할 옳은 주장들이다. 그 사회 경제적 효과도 만만치 않다. 왜냐 하면 론스타는 이 시기만 산업자본이었던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산업자본이었는데 의결권을 제한 없이 행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대법원은 형식상의 원고 적격의 문제를 이런 사안의 본질과 함께 판단하고 전체적인 측면에서의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했어야 한다. 그런 법을 발견하는 것이 대법원에게 맡겨진 사회적 역할인 것이다. 적어도 이번 사건의 주심 대법관은 그런 법을 발견하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제 조만간 한국 정부와 론스타 간의 투자자-국가 분쟁중재의 최종 결론이 나올 것이다. 이 중재사건은 우리 대법원의 논리대로라면 당연히 각하되었어야 한다. 왜냐하면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는 국내법을 위반한 위법한 투자였고, 따라서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이 보호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이런 주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중재 재판부는 이 중재사건을 각하하지 않고 지금까지 끌고 왔다.
원고 적격을 문제 삼아 사회적 함의가 큰 재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현대 재판이 추구해야 할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반성이 필요하다. 재판은 결국 그 사회, 그 시대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도구이고, 재판부는 그 사명을 현명하고 슬기롭게 수행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주주대표소송에서 우리나라 재판부의 소명의식을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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