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란법과 박원순법 비교
서울시제공
그럼 둘 가운데 어느 쪽이 셀까.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김영란법은 법률이고, 박원순법은 서울시 공무원들의 행동강령이다. 따라서 김영란법은 법적 근거가 명확하고, 적용 대상이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인 등 일부 민간인까지 포함된다는 점에서, 법적 근거가 미약하고 서울시 공무원에게만 적용되는 박원순법에 비해서 훨씬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처벌 기준으로 들어가면 박원순법이 더 강력하다.
우선 김영란법은 부정청탁 처벌 대상으로 인허가, 인사, 예산, 수사, 병역, 계약, 심의 등 15개 유형을 들고 있지만, 박원순법은 공무원의 모든 업무를 청탁금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영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 또는 대가성과 관계 없이 1회 100만원 또는 연간 3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되지만, 박원순은 '일체의 금품'을 금지시켜 단돈 1천원만 받아도 처벌된다.
김영란법은 1인당 3만원 이상의 식사, 5만원 이상의 선물, 1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를 받으면 처벌되지만, 박원순법은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한 경우에만 3만원 이상의 식사가 허용되고 경조사비와 선물도 통상적 사교·의례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우에 한해 5만원까지만 허용된다.
김영란법은 본인 외 배우자까지 금품수수가 금지되지만, 박원순법은 본인과 배우자 외 본인·배우자의 직계존비속까지 금지된다. 또 김영란법은 8촌 이내 혈족끼리의 금품수수는 처벌의 예외로 두지만, 박원순법은 4촌끼리만으로 제한한다.
김영란법은 직무와 관련되거나 지위·직책 등을 통해 요청받은 외부강의나 토론 등으로 받은 사례금 상한액을 시간당 장관급 50만원부터 5급이하 20만원까지 규정하고 있지만, 박원순법은 대가를 받는 모두 외부강의와 토론에 대해 시장 40만원부터 5급이하 10만원까지 제한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수행하는 직무가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이해와 직접 관련되거나 직무관련자가 학연, 지연, 직연 등 지속적 친분 관계에 있는 경우 스스로 그 직무에서 배제되는 '이해충돌방지조항'은 김영란법에는 없고 박원순법에만 있는 것이다.
당초 김영란법에서도 있었지만 법안 도입과정에서 삭제된 반면, 박원순법은 3급 이상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이해충돌 심사를 연간 1회 의무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해충돌 심사대상을 향후 4급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 박원순 서울시장 등 시청 공무원들이 지난 1일 국민권익위원회 성영훈 위원장(왼쪽)으로부터 '김영란법' 강연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소청·소송으로 낮아지는 징계 수위... 박원순법은 실효성이 약하다? 한편,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한 번 수수하면 공직사회에서 퇴출시킨다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 실시 이후 대상자들의 징계 수위가 소청이나 소송 등으로 당초보다 낮춰지는 사례가 발생, 법적 구속력이 약한 박원순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체로부터 50만원의 상품권과 12만원 상당의 놀이공원 이용권을 받았다가 서울시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고 '원스트라이크아웃'된 송파구 간부가 지난 5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고 원직에 복귀한 사례가 대표로 꼽힌다.
한 사회단체 간부는 "강력한 처벌을 받아도 소송 등으로 취소되거나 징계수위가 낮아진다면 법 취지 자체가 약해지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 대해 서울시는 지나친 '기우'라고 반박한다.
강희은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과장은 "지금까지 원스트라이크아웃 된 공무원이 소송까지 가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은 송파구 사례밖에 없다"며 "이런 일은 공직사회뿐 아니라 어느 기업에서도 있을 수 있는데, 그 한 건 때문에 법 취지가 약해진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 과장은 이어 "대법원이 송파구 사례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것도 박원순법이 잘못 됐다는 것이 아니고 금품수수 행위가 능동적이지 않았다고 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무원이 어떤 행위를 하기 전에 법 위반 여부를 미리 문의하는 '사전컨설팅감사'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해당 조직이 직원들의 법 위반을 예방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 감독을 했다면 면책해주는 '자율준수프로그램'을 올 연말까지 도입하는 등 강력한 처벌 일변도에서 벗어나 비위 행위를 사전예방하는 방향으로 박원순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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