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농민들 "경찰은 전국농민회가 우습나"

전봉준투쟁단 "'물대포 직사' 최 경장 구속하라"...항의서한 받기로 한 서장, 자리 비워

등록 2016.11.23 16:24수정 2016.11.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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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영호 전국농민회의장이 홍성경찰서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의장이 홍성경찰서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 이재환


홍성경찰서의 미숙한 대응에 농민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23일 오전 9시 전봉준투쟁단 농민들은 "고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직사한 최아무개 경장을 구속수사하라"며 홍성 경찰서를 항의 방문했다.

이에 앞서 전봉준투쟁단 농민들과 지역주민 60여명은 22일 오후 5시 홍성경찰서 앞에서 "최아무개 경장을 구속"하라며 촛불 집회를 벌였다. 촛불집회가 끝난 직후 전봉준투쟁단 농민들은 홍성경찰서장을 직접 만나 '항의 서한'을 전달하겠다며 경찰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홍성경찰서 측은 "내일 아침 9시 서장과의 면담을 주선하겠다"며 농민들을 설득해 해산 시켰다. 전날 홍성 시내에서 1박을 한 전봉준투쟁단 농민들은 경찰 측이 제시한 시간인 23일 오전 9시 홍성경찰서를 재차 방문했다.

그러나 홍성경찰서 관계자는 "서장님은 일신상의 이유로 특별 휴가 중"이라며 "직무 대행 중인 경비 교통과장이 대신 서한을 전달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우리를 우롱하는 것이냐"며 항의했다.

장명진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의장은 "우리는 어제 저녁에 분명히 서장과의 면담을 약속 받았다"며 "경찰은 전국농민회가 그렇게 우스운 것인가"라고 항변했다. 이어 "경찰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을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성기 홍성문화연대 대표도 경찰의 미숙한 대응을 질타했다. 민성기 대표는 "서장의 신변에 문제가 생겨 농민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농민들에게 이를 미리 알렸어야 한다"며 "경찰이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농민들은 홍성경찰서장 면담 문제를 놓고 30여 분간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하지만 전봉준투쟁단은 24일 전용철 열사 추모제, 26일 광화문 집회 등 향후 일정을 고려해 철수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장명진 충남도연맹의장은 "일정 때문에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물러간다"면서도 "다음에 또 다시 와서 오늘의 일에 대해 반드시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봉준투쟁단은 홍성경찰서 앞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의장은 "나라가 위태로울 때마다 농민들이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구했다"며 "박근혜의 뿌리를 밑둥까지 갈아엎어 터전을 바로 새우고, 새로운 싹을 틔워야 한다"고 밝혔다.
#홍성경찰서 #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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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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