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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영입' 상하이 상강, 축구 굴기의 중심으로 우뚝

아시아 넘어 유럽까지 지배할 '슈퍼 클럽'을 꿈꾸는 상하이 상강

16.12.26 18:06최종업데이트16.12.2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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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슈퍼리그(CSL) 팀들이 사용하는 돈다발의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슈퍼리그 팀들이 사용하는 돈의 규모가 '아시아에서 많이 쓰는 정도'를 넘어서 '전 세계에서도 많이 쓰는 정도'가 되었다. 베컴과 로비 킨이 'LA 갤럭시'로 가고 앙리가 '뉴욕 레드불스'에 가던 것처럼 전성기를 넘긴 선수들이 중국으로 향하는 것은 이미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유럽 축구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을 데려오는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슈퍼리그의 자금 공세를 대표하던 클럽은 광저우 헝다였다. 헝다 그룹과 알리바바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광저우 헝다는 2013년과 2015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며 K리그와 J리그 사이에 눌려있던 중국 축구에 동아시아 축구의 중심으로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광저우 헝다의 선전에 자극을 받은 많은 중국 클럽들은 광저우를 따라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얘기하면 많은 중국의 기업들이 헝다 그룹을 따라 축구단에 투자했다고 할 수 있다. 쑤닝 그룹은 장쑤 쑤닝를 인수해 최용수 감독을 선임하고, 알렉스 테셰이라 영입전에서 리버풀에 승리를 거뒀다. 산둥 루넝은 프리미어리그 사우스햄튼의 주전 공격수 그라치아노 펠레와 파피스 시세를 영입했고, 상하이 선화는 테베즈 영입에 '호날두 연봉의 2배'를 투자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상하이 상강 소속으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헐크 ⓒ 상하이 상강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이러한 중국 클럽들의 자금 공세는 상하이 상강의 투자 규모를 보면 아기자기해 보인다. 5500만 유로(약 700억 원)에 헐크를 영입하고, 제니트 감독직을 사퇴하고 1년의 휴식기를 갖는다고 선언한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감독을 반년 만에 축구계로 복귀시켰으며, 이번에는 7000만 유로(약 885억 원)에 오스카를 영입했다. 4200만 유로(약 527억 원)의 잭슨 마르티네즈나 5000만 유로(약 628억 원)의 알렉스 테셰이라, 2800만 유로(약 351억 원)의 하미레스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다.

상하이 상강의 헐크 영입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살펴보자. 2016년 6월 30일 헐크가 상하이로 간다는 구단 공식 발표가 있고 나서 제니트의 사무총장 막심 미트로파노프는 헐크를 매각한 것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트로파노트 사무총장은 자신들이 4년간 4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투자해 리그 우승, 컵대회 우승, 슈퍼컵 우승,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2회 달성했고 클럽을 남미까지 알리는 데 성공했는데, 헐크의 이적으로 5500만 유로를 벌어 4년간 투자한 금액을 메우는 것은 물론이고 1500만 유로의 이익을 봤다고 설명했다.

오스카의 영입을 알린 상하이 상강 ⓒ 상하이 상강 공식 홈페이지


오스카의 영입에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7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하고 상하이로 이적해온 오스카는 이적료만으로 기록을 4개나 세웠다. 중국 슈퍼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은 물론이고, 첼시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수입을 안겨줬고, EPL 역대 이적료 수입 4위를 달성했고,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 8위를 기록했다.

상하이는 호날두와 베일을 영입한 레알 마드리드와 수아레즈를 영입한 바르셀로나에 이어 EPL 역대 이적료 수입 4위를 첼시에게 안겨주었다. 상하이의 자금 공세가 EPL은 물론이고 세계 축구 역사에도 흔적을 남기게 되었다.

지금까지 헐크와 오스카 이야기만 했는데, 상하이에는 이 두 명만 있는 것이 아니다. 헐크와 오스카를 빼놓고도 선수단이 중국에서 손꼽히게 탄탄한 팀이 바로 상하이 상강이다. 먼저 외국인 선수 이야기를 해보자. 상하이는 현재 헐크, 아사모아 기안, 엘케손, 다리오 콘카, 장-에브라드에 아시아 쿼터로 김주영을 보유하고 있고, 오스카가 합류할 예정이다.

이미 AFC의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 때문에 아시아 쿼터인 김주영을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선수 중 2명은 명단에 넣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오스카가 합류하면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 중 절반을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 하지만, 리그에서 11골을 기록한 엘케손, 8골의 장-에브라드,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인 다리오 콘카, 유벤투스 출신의 아사모아에 헐크까지. 빼기에는 너무 아까운 선수들만 있다.

중국 슈퍼리그 연봉 총액에서 상하이는 산둥 루넝의 5800만 달러(약 696억 원)에 이어 5600만 달러(약 670억 원)로 2위를 기록했고, 평균 연봉에서도 산둥 루넝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광저우가 두 부문에서 모두 4위를 기록(연봉 총액 : 5400만 달러 / 평균 연봉 : 180만 달러)했다. 상하이의 투자액이 광저우보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하이 선화와의 '상하이 더비'에서 상강를 응원하고 있는 서포터즈 ⓒ 상하이 상강 공식 홈페이지


상하이 상강의 모기업인 '상하이 국제 항무 집단(SIPG)'은 세계 최대의 항구인 상하이 국제항구를 운영하는 중국 최고의 컨테이너 운송 회사이자, 상하이 지방정부가 지분의 61%를 소유한 국영기업이기도 하다. SIPG는 'SIPG Football Group'을 창설하여 상하이 상강을 운영하고, 독일의 함부르크와 벨기에의 로열 앤트워프의 지분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

또한, 상하이 상강의 서포터즈는 같은 연고 지역 상하이 선화의 서포터즈들과 앙숙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상강(SIPG)과 선화의 서포터즈들은 서로 자신들이 상하이의 대표 클럽이라고 주장하며 싸운다. 그만큼 상강 팬들이 클럽을 향한 충성심이 깊기도 하다.

이렇게 선수단·구단·서포터즈 3박자가 고루 어우러진 상하이 SIPG는 중국을 넘어서 아시아, 그리고 아시아를 넘어서 유럽까지 지배할 '슈퍼 클럽'을 꿈꾸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의 대세는 지금까지 광저우였지만, 광저우가 2016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하는 동안 8강에 오른 팀은 산둥 루넝과 상하이 상강였다.

지금까지는 광저우 헝다가 슈퍼리그를 지배하다시피 했지만, 상하이의 비상은 광저우를 넘어설 수 있다. 상하이가 SIPG에 인수된 지 이제 2년이 되었는데, 광저우가 에버그란데와 헝다를 모기업으로 모셨던 때보다 돈의 스케일이 더욱 크다. 상하이 SIPG는 광저우를 넘어서 '축구굴기'라고 불리는 시진핑 주석의 축구 진흥정책의 중심이 되는 슈퍼클럽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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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강경명 기자
상하이 상강 오스카 헐크 중국 슈퍼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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