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구형은합
이상기
나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보관하고 있던 보함들을 다 보았다. 이제는 당나라 때 황실에서 법문사에 바친 불구와 공양구를 보러 대당진보관으로 간다. 입구에 사자가 지키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관광객들이 많다. 요즘 중국의 경제가 좋아져 관광지마다 중국인들이 많은 편이다. 그 때문에 유물을 자세히 살펴보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이곳에는 불교와 관련된 세속유물이 대부분이다. 식기, 다구, 향로, 복식, 화폐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금과 은으로 만든 기물(器物)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당 의종(859-873 재위)때 제작되어 바쳐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금구형은합(金龜形銀盒), 쌍사자문은합, 쌍봉문은합, 연화문은완(銀碗)과 연화문은합, 금은 향주머니(香囊), 금은 향로, 금은 바구니(籠子), 금제 발우(鉢盂), 은제 항아리, 은제 화로, 은등(銀燈)과 은안(銀案), 금은여의(如意), 도자기, 유리기, 다구(茶具) 등이다.

▲ 금은 향낭
이상기
금구형 은합은 은으로 만든 거북모양의 합으로, 박물관 입구에 있는 거북 동상의 원형이다. 금은 향낭은 2개가 있는데, 큰 것에는 화문이 작은 것에는 기러기 문양이 투각되어 있다. 투각이어서 그런지 더욱 화려하게 느껴진다. 금은 향로는 장식과 문양이 화려한 편이다. 금은 바구니도 결구 바깥으로 기러기를 만들어 붙여 예술성을 더했다.
금제 발우에서는 정말 금빛이 난다. 은제 항아리와 화로 등이 실제 많이 쓰였을 것 같다. 그래선지 이들은 장식성도 훌륭하지만 실용성이 돋보인다. 도자기는 은은한 비색이 감돌고, 유리기는 로마와 사산조 페르시아 등 유럽과 이슬람권에서 유입된 것이다. 그래선지 문양이 중국적이기보다는 서구적이다. 다구로는 차를 담아놓는 금은제 서랍장과 차를 가는 다연(茶碾)이 있다.

▲ 다연
이상기
그런데 이들 다구의 장식이 정교하고 아름답다. 서랍장에는 학을 타고 노는 선인(駕鶴仙人), 구름과 삼신산 등이 선각되어 있다. 다연에는 비마상, 화문, 운문이 선각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들 부분에 금도금이 되어 있다. 이를 통해 당나라 시대 절에서 차문화가 상당히 번성했음을 알 수 있다. 그 외 수를 놓은 의복과 동전 등이 있지만, 금은기에 몰두하다 보니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법문사를 효율적으로 보는 방법

▲ 법문사 거북동상과 진신보탑 앞에서의 단체사진
이상기
법문사를 한나절 봤지만 아직도 보지 못한 것이 있다. 보함 안에 들어있던 진신사리다. 그러나 그것은 시절 인연이 닿아야 볼 수 있다고 한다. 진신사리를 담고 있던 보함을 본 것에 만족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불상과 불화를 전시한 불존각(佛尊閣)에 들러 근현대 작품을 잠시 살펴본다. 그리고 나오면서 거북이상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법문사 정문을 나오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법문사 문화경구, 법문사, 법문사 진보박물관을 다 보았다. 불광대로의 북쪽 끝에 있는 합십사리탑에만 들어가질 못한 셈이다. 법문사를 찾는 사람은 좀 더 시간 여유를 가지고 관람을 해야 한다. 현대에 와서 조성된 법문사 문화경구와 역사 속의 법문사와 박물관을 나누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적 가치로 보면 법문사와 법문사박물관에 훨씬 더 귀중한 것이 많다. 그러므로 먼저 법문사와 박물관을 보고, 시간이 나면 법문사 문화경구를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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