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들이 세운 '국민소녀상', 감사합니다"

31일 오후 9시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예정

등록 2016.12.31 15:50수정 2016.12.3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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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8일, 부산광역시 동구청은 부산시민을 비롯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 또다시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기고, 공공기관으로서 신뢰를 잃었다.

이 일은 2015년 12월 28일의 한일 '위안부'합의 체결로 인해 시작되었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결과는 비참했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해서 진지하게 임해왔고, 위안부 분들의 상처 치유를 위하여 일본 정부 예산금을 보내며, 앞으로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 등 다양한 문제에서 위안부에 대하여 일본 정부를 비난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 그리고 이 합의는 최종적이며 불가역적 합의이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비판하기는커녕, 이 합의를 계획대로 이행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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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이 압수된 이후 부산의 대학생들은 영사관 옆 정발장군동상 앞에 모여 긴급 철야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 최재원


이에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아래 미소추)'는 부산 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립하기 위해서 설문조사와 모금을 진행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소녀상 건립 요구 서명운동에는 약 8000명 이상의 부산시민이 서명했다. 모금액은 약 6000만 원이 넘었다. 이렇게 부산시민들의 노력이 하나 둘 모여 소녀상을 만들었다. 소녀상 제작에는 김서경·김운성 작가가 참여했다.

이후 미소추는 한일 위안부 합의가 된지 1년만인 2016년 12월 28일 부산 영사관 후문에 소녀상을 설치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부산 동구청 직원들과 경찰들에게 소녀상이 압수되고, 이 과정에서 몇몇 대학생이 연행되었다. 이날 연행된 대학생들은 연행 과정에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2016년 12월 29일 부산 동구청 홈페이지는 서버가 폭주될 정도로 수많은 민원 게시글이 올라왔다. 항의 전화 등도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30일, 박삼석 동구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소녀상 철거는) 나는 모르는 일이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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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30일 부산 영사관 후문에 소녀상이 다시 설치되었다.(위의 줄은 아직 시멘트가 마르지 않아 가까이에 접근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다.) ⓒ 최재원


30일 미소추는 도로교통방해 등의 사유로 동구청으로부터 압수되었던 소녀상을 다시 돌려받았다. 이후에도 방치·훼손 논란이 불거졌지만 결국 소녀상은 부산 영사관 후문에 재설치되었다.


30일, 부산 시민들은 "동구청이 이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다할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며 시위를 계속 이어나갔다. 연행되었던 대학생들을 비롯해 소녀상 건립에 힘쓴 시민들이 자리를 같이했다. 부산에 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부산시민의 노력에 감사하다며 영상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https://www.facebook.com/Hanagajoah/posts/1381336365230706) 한 시위 참석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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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들이 정발장군 동상앞에서 시위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 최재원


"오늘 정말 눈물이 납니다.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했는데 28일은 슬픔의 눈물이 났다면 오늘은 기쁨의 눈물이 납니다. 우리는 여태껏 승리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드디어 승리를 했습니다. 부산 시민들의 노력에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외압은 많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고, 소녀상을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부산 영사관 앞 소녀상에 별명이 생겼다고 합니다. '국민 소녀상'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소녀상 설치에 이렇게 힘들인 적은 없었을 것입니다. 부산 영사관 소녀상, 우리 국민 소녀상은 정말 우리 국민들이 이뤄낸 승리입니다. 다시 한번 부산 시민을 비롯해 이에 힘 써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편, 12월 31일 오후 9시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는 소녀상 제막식이 열린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의회 매거진 국제부서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소녀상 #일본군 '위안부' #부산 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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