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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드래곤' 이청용, 부활의 마지막 기회가 왔다

앨러다이스 감독 체제, 이청용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17.01.06 11:53최종업데이트17.01.0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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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원더러스 시절 이청용의 모습 ⓒ 볼턴 원더러스


2000년대 후반 한국 축구는 '양박쌍용'의 시대였다. '전설' 박지성과 '축구 천재' 박주영의 '양박', 떠오르는 샛별 기성용과 이청용의 '쌍용'은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였다. 그중에서도 이청용은 박지성 이후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이청용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2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볼턴 원더러스 소속으로 연일 맹활약을 선보이며 한국 축구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그런데 2011·2012 EPL 개막을 앞두고 열린 연습 경기에서 톰 밀러의 태클에 쓰러진 뒤, 이청용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속팀 볼턴은 '에이스' 이청용의 공백 속에 강등이라는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했고, 장기간의 재활 끝에 복귀한 이청용 역시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때 스페인의 다비드 실바를 떠올렸던 창의적인 패스와 드리블은 모습을 감췄고, 스피드 역시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줄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2015년 2월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을 선택하면서 EPL 무대로 복귀했지만,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소속팀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던 찬란한 시절의 모습은 되찾지 못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신의 능력을 선보일 기회조차 제대로 부여받지 못했다.

이청용은 이적 이후 현재까지 힘겨운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교체로라도 경기에 꾸준히 출전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조커로 선택을 받는 것도 힘겨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이청용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청용이 올겨울 이적 시장에서 다른 팀으로 떠나지 않는다면, 현 소속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마지막 기회다.

이청용은 크리스탈 팰리스의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을까 ⓒ 크리스탈 팰리스


이청용은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크리스탈 팰리스 공격의 핵심은 윌프레드 자하다.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이 장기인 자하는 이번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4골 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매 경기 상대 측면을 뒤흔들며 득점 기회를 창출하고, 준수한 골 결정력도 뽐내고 있다. 지난 4일 스완지 시티와 경기에서도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런 자하가 잠시 팀을 떠난다. 자하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한 적이 있지만, FIFA의 규정이 바뀌면서 조국인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위해 뛰기로 했다. 그에 따라 자하는 14일 가봉에서 개막하는 2017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한다.

이청용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측면의 핵심인 자하의 공백을 잘 메운다면 소속팀 내 입지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하와 앤드로스 타운센트를 제외한 측면 자원 중 이청용이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선발 출전 여부다. 새롭게 부임한 샘 앨러다이스 감독은 자신의 두 번째 경기였던 아스널(2일)과 맞대결에서 이청용을 교체 카드로 활용했지만, 4일 스완지 시티전에서는 그를 활용하지 않았다. 그날 경기에서는 프레이저 캠벨과 조단 머치, 바카리 사코(2017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참가)를 교체 자원으로 활용했다.

만약 앨러다이스 감독이 머치를 선발로 내세우거나 주전 선수들의 포지션 변화를 생각한다면, 이청용은 자하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8일에 열리는 이청용의 친정팀 볼턴과 FA컵 64강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선발이든 교체 출전이든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이청용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지난 2일 아스널과 경기에서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던 만큼 철저한 준비와 절실한 마음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 강점인 드리블과 패스 능력이 다른 선수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결정력이 있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이청용에게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냉정하게 이청용은 볼턴의 강등 이후 제대로 된 족적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유럽 내 이적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이 기회를 무조건 살려야 한다. 과연 이청용이 이 기회를 발판삼아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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