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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대로만 해보라는 EBS의 실험, 기대되는 이유

[주철진의 이슈뷰] 읽음의 의미 다시 생각케하는 EBS 스페셜 '책대로 한다'

17.01.21 18:48최종업데이트17.01.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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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책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표현한다. 때로는 따뜻한 위로를, 때로는 여러 가지 배움을, 때로는 충만한 즐거움을 선물하는 것이 책이다. 책은 문자가 생긴 이후로 오랜 세월을 사람들의 곁에서 함께 했다. 책이 있었기에 선조의 지혜는 다수의 사람에게 효율적으로 이어질 수 있었고 그것은 우리의 발전의 큰 도움이 되었다.

사람들이 만든 발명품 중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뽑자면 책은 빠질 수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우리의 삶에 책은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책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마법도구가 아니다. 책을 통한 발전은 읽은 것을 몸소 실천했을 때 따라온다. 단지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읽은 것을 행하는 것이 책을 진정으로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여기, 책대로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19일 첫 화를 방영한 <EBS 스페셜 프로젝트> '책대로 한다'의 이지혜, 양상국, 원기준이다. 각자 다른 책을 받은 세 사람은 책에서 배운대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과연 그들은 책대로 살 수 있을까?

'책대로 하기'를 시작한 세 사람

세 사람은 모두 다른 책을 받았다. 이지혜는 연기와 관련된 책인 <굿캐스팅>, 양상국은 영어 관련 책인 <김미 어 픽쳐>, 원기준은 장사비법이 담긴 <장사의 神>이다. 이제 각자가 받은 책을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 세 사람. 그들은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까?

성공에 지름길은 없어. 무조건 현장에 나가 '어떻게 팔까?' 머리를 쥐어 짜내고 고민하는 것,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거야. - 장사의 神 p.42 -

<장사의 神>을 받은 기준은 책대로 직접 장사가 잘 되는 곳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선다. 온통 머릿속에 장사 생각 뿐인 그는 푸드 트레일러와 푸드 트럭에 관심을 갖는다. 이동이 가능한 푸드 트럭은 초기 창업 자금도 저렴한 편이다. 푸드 트럭을 2년 동안 해오고 있는 사장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들은 그는 바로 제작진에게 푸드 트럭 장사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다.

<장사의 神>을 받은 기준은 책대로 직접 장사가 잘 되는 곳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선다. 온통 머릿속에 장사 생각 뿐인 그는 푸드 트레일러와 푸드 트럭에 관심을 갖는다. 이동이 가능한 푸드 트럭은 초기 창업에 필요한 자금도 저렴한 편이다. 푸드 트럭 2년 동안 해오고 있는 사장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들은 그는 바로 제작진에게 푸드 트럭 장사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다. ⓒ EBS


단지 방송을 위한 결정은 아니었다. 이전에 사업을 하다가 큰 손해를 보기도 했던 그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면서 도전을 하기로 했다. 그는 곧 넉살 좋게 푸드 트럭 사장 옆에서 체험을 하면서 사장이 된 자신을 이미지화 한다. 이것 또한 책에서 나온 가르침이다.

책을 기준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방송에는 책 속에 있는 글들이 자막으로 깔렸다. 여기에 책대로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주는 '꿀팁'들이 함께 버무려졌다. 책대로 살면 성공한다는 식의 소리뿐인 아우성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장면들이 등장했다. 기준은 창업을 위해 차근차근 현실적인 절차들을 밟아나갔고 완벽하진 않지만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다.

<굿캐스팅>을 받은 이지혜씨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사전인터뷰 당시에 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그녀는 연기를 제안 받았을 때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이미 연기 경험이 있던 그녀는 나름의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매니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지혜가 이번 도전을 해본 이후에 되지 않으면 깨끗하게 포기하고 다른 길을 가기를 바랐다. 출연진들 앞에서 <선덕여왕>의 미실을 연기한 그녀의 실력을 보았을 때도 연기로의 성공은 쉽지 않아 보였다.

지혜는 연기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녀는 책을 차근차근 읽으면서 책이 시키는 대로 연기 연습을 시작한다. 실제 연기 코치가 배우들과 함께 했던 내용을 책으로 엮은 만큼 책에는 단계적인 연기 연습 방법이 제시되고 있었다. 대본에 나와 있는 작은 것들부터 발성까지, 지혜는 연기를 했던 경험과 책에 제시된 내용을 섞으며 몰두한다.

영어와 관련 된 책을 받은 양상국 또한 책대로 살기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다. 동료 개그맨의 도움으로 영어 실력을 테스트 받기도 하고, 미드를 자막 없이 열심히 보기도 한다. 어설프지만 책이 시킨 대로 곰 인형을 상대로 영어 연기를 펼치기도 한다.

이 프로젝트가 기대되는 이유

읽고 싶었던 책을 꺼내 차분히 읽는 것처럼 그들은 책대로 살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속독한다면 몇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한 권의 책이지만 그것을 생활로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읽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직접 행하겠다고 나선 세 사람의 삶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 EBS


하늘 한 번 쳐다보기도 어려운 바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차분히 읽어야 하는 책보다는 쳐다보기만 해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동영상 등의 매체가 편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몇 줄의 글조차 읽기 어려워 '3줄 요약' 등의 글들이 인기를 얻기도 한다.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EBS의 <책대로 한다 프로젝트>는 색다르다. 빠른 것이 선호되는 세상에서 오히려 느린 방식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순서대로 천천히 쌓아가는 것이 느리더라도 더 단단하게 나아가는 방법임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나온 가르침을 하나씩 순서대로 실천해 나가는 것. 처음에는 비록 어설프기도 하고 곧 바로 나아지지 않는 모습에 실망할 때도 있겠지만 책의 장수가 넘어가는 만큼 실천하며 성장한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바쁘게 현실을 살아가느라 꺼내보기 힘들었던 바람. 지혜의 연기, 기준의 장사, 상국의 영어공부는 하고 싶지만 망설여지는 일이었다. 어떻게 하면 잘하는지, 얼마나 걸릴지 가늠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세 사람에게 세 권의 책이 기회로 찾아왔다.

읽고 싶었던 책을 꺼내 차분히 읽는 것처럼 그들은 책대로 살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속독한다면 몇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한 권의 책이지만 그것을 생활로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읽음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세 사람, 읽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직접 행하겠다고 나선 그들의 삶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섣불리 모두가 큰 성공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결과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자신을 변화시켜가는 세 사람의 노력은 설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세 사람의 삶에 무언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니까. 책을 읽는 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책대로 한다 프로젝트', 이 프로그램을 보는 우리들도 마음속에 넣어 둔 책 한권 꺼내어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책대로한다 장사 연기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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