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는 안산 합동분향소가 위치한 화랑유원지 내 '기다림의 성당'에서 진행됐다. 故 권지혜양은 천주교 신자였다.
조해영
- 상황이 이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심판에 불출석하는 등 여전히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요.촛불집회가 몇 달째 계속되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하잖아요. 출두하라고 해도 계속 자기 자리만 지키고 있고. 권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통 사람 같았으면 난리가 났을 거 아니에요.
사실 박근혜 정권 이전엔 그래도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박근혜 정권 들어서고부터는 마법에 빠졌다고 해야 하나. 나쁜 마법에 걸려 있는 게 아닐까,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이게 진짜 현실일까.
- 7시간은 많이 조명되고 있지만, 실제 인양작업 등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얼마 전에도(1월 16일) 해양수산부에서 인양 관련 설명회를 했어요. 이미 여러 번 연장됐는데 다시 4월로 미뤄졌어요. 업체랑 재계약도 6월까지로 연장됐고요. 인양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꼭 해야 하는 과제물인데 계속 미뤄지고 있어요.
TV에는 7시간에 대해서만 계속 나오잖아요. 사실 저희는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뭘 했는지 안 궁금해요. 미용을 하든, 성형수술을 하든 그거 하나도 궁금하지 않거든요. 다만 그 7시간 동안 왜 구하지 못했는지가 알고 싶어요.
- 박근혜 정권과 싸워온 다른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투쟁 과정은 다른 이들을 만나는 과정이기도 했을 텐데요.처음엔 우리 아이밖엔 생각이 안 났어요. 광장에 나가게 된 것도 우리 일 때문이었잖아요. 그런데 나가 보니까 우리나라엔 밑에 있는 사람, 어려운 사람이 너무 많더라고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삼성 백혈병 사건의 피해자들, 사드가 동네에 배치되는 사람들... 우리도 우리지만, 솔직히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사람들과 연대해서 나라를 바꿀 수만 있다면 확 뒤집어버리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권력에 맞부딪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낮은 사람들끼리는 아무리 뭉쳐도 안 되는 게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로지 어려운 사람들밖에 없으니까, 다시는 일어설 수 없다는 생각, 발전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좌절밖에 안 생기더라고요.
"그만하라는 소리 안 하고 노란 리본만 달아준다면..."

▲ 안산 화랑유원지 내에 위치한 합동분향소로 가는 길
조해영
- 탄핵 정국을 통해 좌절이 긍정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시민들을 보면 이번에 뭐라도 바뀔 수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면에 사건을 찔러만 놓고 다시 스르르 제자리로, 권력의 시대로 돌아갈까봐 걱정도 돼요. 사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계속 그랬잖아요. 문제를 부각만 시켜놓고 다 해결되지 않았는데 흐지부지 되고. 오늘도 이재용 삼성 부사장 구속영장이 기각됐잖아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까 마음이 흐려지더라고요. 다시 하나하나 덮어버리진 않을까. 힘센 사람들 쪽으로 흘러가버리지 않을까.
- 그래도 정권이 바뀌면 해결되지 않을까요.많은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면 해결된다고 보더라고요. 많이는 안 바뀔 것 같아요. 권력 가진 사람들은 거기서 거긴 것 같아요. 그래도 진짜로 나라를 걱정하는 대통령이 나온다면 50%는 바뀌지 않을까요. 저는 그것만 해도 성공이라고 봐요. 누구도 100% 다 잘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정권 교체가 된다면 아무래도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박근혜 대통령은 너무 밑바닥인 것 같아요. 기본만 잘해도 지금보단 낫겠죠. 오히려 밑바닥까지 갔으니까 새로운 사람이 나오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세월호 진실을 밝혀내는 건 저희만의 일은 아니라고 봐요. 저희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아요. 하지만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해야 다음 세대가 제대로 살 수 있잖아요. 시민들이 저희랑 끝까지 함께 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만하라는 소리 안 하고 노란 리본만 달아주셔도 저희는 싸울 힘과 용기가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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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민저널리즘부 박정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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