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손흥민, 시즌 20골을 향해 달려라

계속 지적받고 있는 경기력 기복 해결을 위한 열쇠

17.02.04 12:19최종업데이트17.02.04 12:19
원고료로 응원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달 29일 FA컵 32강에서 위컴 원더러스를 만나 상당히 고전했다. 4부리그 소속 위컴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리는 토트넘을 패배 위기로 몰고 갔다. 그러나 설을 맞이한 한국 축구팬들을 위해 한 발 더 뛴 손흥민이 극적인 결승골과 함께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토트넘의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 1일 오랜만에 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기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부상 회복 중인 에릭 라멜라가 돌아와 손흥민의 자리를 대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선덜랜드와 경기 후 "손흥민은 난제다. 다른 공격진보다 위협적이었지만, 볼 터치 등이 좋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충분히 비판이 나올 수 있는 경기였다. 그러나 강등권에 위치한 선덜랜드와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이유가 손흥민의 부진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해하기 어렵다. 그날 토트넘의 공격진 중 가장 좋은 활약을 보였던 선수가 손흥민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은 손흥민의 부진을 부각할 뿐, 나머지 선수들에 대한 비판은 보기 어려웠다.

그날 경기에서 해리 케인은 경기 내내 침묵했고, 델레 알리 역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경기력은 이전과 달랐다. 반면 손흥민은 대니 로즈의 부상으로 인해 왼쪽 측면 공격을 사실상 혼자서 담당했음에도 날카로운 크로스와 2차례의 키패스 성공 등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맨체스터 시티전(지난달 22일)과 위컴전에 이어 3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했을 뿐이다.

손흥민은 '조연'보다 '주연'이 어울리는 선수다. ⓒ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의 가장 큰 적, '기복'

손흥민에 대한 의구심과 비판이 다른 선수에 비해 강한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기복' 때문이다. 실제로 손흥민이 '9월의 선수상'을 받았던 시기와 10월부터 12월 중순까지 경기력 차이는 매우 컸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스토크 시티, 미들즈브러와 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 CSKA 모스크바와 경기에서는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지만, 10월 A매치 기간 이후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와 홈경기에서 부상을 당했지만, 쉬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소속팀 복귀 이후 '주전'은 보장됐지만, 이전과 같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침묵'은 길어졌고, 후반전 첫 번째 교체 대상은 늘 손흥민이었다.

12월이 돼서야 득점포를 재가동했지만, 5-0으로 승리한 경기에서의 득점은 '강렬함'이 없었다. 이후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도 선발로 나섰지만, 침묵과 함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결국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고, 손흥민은 주전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

최근 맨시티전 극적인 동점골과 위컴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꾸준한 경기력에 대한 의문은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서 손흥민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큰 비판과 실력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다.

결정력이 장점인 손흥민은 올 시즌 목표를 20골로 잡을 필요가 있다. ⓒ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시즌 20골을 향해 달려라

'기복' 있는 경기력과 달리 손흥민의 올 시즌 기록은 크게 나쁘지 않다. 손흥민은 올 시즌 28경기(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출전 11골을 기록하고 있다. EPL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는 아스널의 알렉시스 산체스는 올 시즌 29경기(리그·챔피언스리그) 출전 17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39경기(리그·챔피언스리그) 출전 4골에 그친 첼시 '에이스' 에당 아자르는 올 시즌 25경기(리그·EFL컵) 출전 9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이 교체로 출전한 경기가 8경기나 있고, 추가 시간에 투입된 적도 있다는 점을 볼 때, 올 시즌 기록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사실 손흥민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와 같이 매 경기 득점을 기록하지 않는 이상 꾸준한 선수란 평가를 듣기 어렵다. 그는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처럼 꾸준한 경기력을 통해 팀에 도움을 주기보다 득점을 통해 팀을 승리로 이끄는 '스타'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 맨시티전이 아주 좋은 예다. 손흥민은 그 경기에서 평소보다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고, 팀 공격을 이끌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슈팅을 득점으로 만드는 '결정력'을 선보이며 팬과 언론에 찬사를 받았다. 이렇듯 손흥민에게 필요한 것은 경기력보다 득점이다.

토트넘은 리그를 포함해 유로파리그와 FA컵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그 과정에서 손흥민은 기복이란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되, 결정력이란 장점을 최대한 드러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손흥민은 올 시즌 목표를 20골로 잡는 것이 좋다. 측면 자원에게 시즌 20골은 '월드 클래스'로 가는 길이자 '기복' 문제를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기 때문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손흥민 20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