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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오른 차세대 주자들, 평창 향한 쇼트트랙 무한경쟁?

[쇼트트랙 월드컵] 김예진-황대헌, 500m 남녀 '은' 이변... 유니버시아드도 동반 금행진

17.02.06 12:27최종업데이트17.02.0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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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차 월드컵에서 1000m 금,은메달을 획득했던 임경원(왼쪽,화성시청), 황대헌(오른쪽, 부흥고) ⓒ 국제빙상연맹(ISU)


신예들마저 극강의 실력을 과시했다. 가장 약한 종목으로 알려진 500m에서 남녀 모두 메달을 획득하며 쾌거를 이뤄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부터 5일까지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서 은5, 동1의 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남녀 500m에서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김예진(평촌고)과 황대헌(부흥고)이 나란히 은메달을 획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차순위 대표팀마저 강한 쇼트트랙

이번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무대는 국가대표팀이 아닌 차순위 선수들이 밟았다. 국가대표팀이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2017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이번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막바지 훈련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차순위 선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했다. 쇼트트랙에서 시니어의 경우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가 다수 열리지만, 주니어의 경우 시즌마다 한 차례씩 열리는 세계선수권밖에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회를 경험하기가 어려웠다.

기회를 잡은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첫날에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냈지만, 두  번째날 500m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김예진과 황대헌이 나란히 남녀 은메달을 거머쥔 것. 김예진은 국내 대회에서 뛰어난 스타트 능력을 보여 500m 유망주로 조명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시니어 첫 대회에서 이런 결과를 낼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김예진은 보란 듯이 이런 예상을 뒤집었다. 스타트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았고 기어코 결승진출까지 해냈다. 그리고 결승에선 500m 세계랭킹 1위이자, 올림픽에서 다수 메달을 획득한 베테랑 마리안느 셍젤레(캐나다)에 이어 2위로 통과했다.

상대적으로 단거리에 강한 캐나다 선수들과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를 제치고 따낸 메달이라 더욱 놀라웠다. 올 시즌 월드컵 여자 500m는 최민정(서현고)을 제외하고 메달을 따낸 적이 없다. 그만큼 여자 500m는 한국 선수들이 유독 어려워하는, '약한 종목'으로 꼽혀왔다.

황대헌은 유스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주니어 국제대회를 이미 석권해 차세대 기대주로 꼽혀온 선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서이라, 박세영(이상 화성시청)이 부상으로 월드컵 1, 2차 대회에 불참하면서 황대헌이 이들의 자리를 대신했다. 이미 2차 월드컵에서 1000m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까지 거머쥔 황대헌이었기에, 시니어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을 입증 받았다.

그랬던 그가 500m에서도 결국 일을 냈다. 김예진과 마찬가지로 스타트 능력이 뛰어난 그는 결승에서 최강자로 꼽히는 헝가리의 리우형제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찰스 해믈린(캐나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기죽지 않은 레이스를 펼쳤다. 초반 4위로 출발했지만, 해믈린을 추월하며 3위로 올라선 뒤, 마지막 발내밀기로 샤오왕 리우를 제치고 0.006초 차이로 짜릿한 은메달을 획득했다.

두 선수 이외에도 오랜기간 따라다녔던 유망주라는 딱지를 떼고 대표팀 타이틀을 단 노아름(전뷱도청)이 1500m 2차 레이스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으며, 올 시즌 대표팀의 공백을 메우면서 결국 6차 월드컵까지 모든 기회를 잡은 신예 홍경환(서현고)도 1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은빛 레이스가 계속됐다.

대표팀 선수들이 아님에도 그에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주며 다수 메달을 획득한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평창 향한 무한 경쟁, 살얼음판 긴장감

월드컵 5차대회에서 1500m 은메달을 획득한 홍경환(맨앞) ⓒ 박영진


5차 월드컵과 비슷한 시각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선 2017 동계유니버시아드 경기가 열렸다. 대학생들만 출전해 A급 대회로 꼽히기는 어려운 대회이지만, 쇼트트랙팀은 이 대회마다 항상 금메달을 무더기로 따오며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도 시작 단추를 잘 꿰맸다.

쇼트트랙 차세대 주자들은 처음으로 열린 남녀 1500m 경기에서 모두 금, 은메달을 싹쓸이 해왔다. 여자 1500m 경기에선 손하경, 김아랑(이상 한국체대)이 남자 1500m에선 박지원(단국대), 김도겸(한국체대)이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김아랑과 박지원은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선수로 지난시즌 태극마크를 단 바 있다.

김아랑은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박지원은 지난 시즌 베테랑 곽윤기(고양시청)와 함께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여기에 손하경과 김도겸도 국내에서 오랜 기간 대표자리를 넘보는 선수로 거론된 이들이었다.

이처럼 평창을 단 1년 앞두고 국가대표 쇼트트랙팀 이외에 차세대 선수들도 계속 국제무대를 휩쓸어 주목된다. 물이 오른 선수들의 실력은 어느 누구도 평창 올림픽 대표팀에 100% 승선할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게 한다. 이에 선수들은 매 경기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일 수밖에 없다.

한편 쇼트트랙 차세대 주자들은 이번주까지 계속되는 동계 유니버시아드와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리는 6차 월드컵에 각각 출전해 다시 한 번 메달 레이스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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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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