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평창 전초전,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이승훈 박승희 나선다

[2017 스피드 종목별 선수권]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첫 테스트이벤트... 평창 최종점검

17.02.09 10:41최종업데이트17.02.09 11:17
원고료로 응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정확히 1년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의 빙판이 뜨거워진다.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강릉 오벌)에서, 2017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 대회가 개최된다. '빙속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를 비롯해, 네덜란드 장거리의 대표스타 스벤 크라머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평창을 앞두고, 올림픽의 분위기와 경기장을 익히기 위해 총출동한다.

이상화의 기자회견 모습 ⓒ 박영진


빙속여제, 아픔 딛고 일어설 계기

한국 선수단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선수는 단연 '빙속여제' 이상화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올림픽 2연패를 비롯해 세계신기록과 올림픽 신기록 등 모든 기록과 메달을 휩쓴 그녀가 현 빙속계의 대표 여제임은 당연하다.

그러나 올 시즌 그녀는 '부진'이라는 꼬리표로 기대 이하 성적을 거뒀다. 월드컵 1차부터 4차대회까지 출전하면서 그녀는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차지했다. 이상화가 월드컵에서 한 시즌에 금메달을 단 한번도 따지 못했던 것은 지난 2009-2010 시즌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렸던 월드컵 시리즈가 마지막이다.

그만큼 이상화와 금메달은 뗄레야 뗄 수 없을 정도로 매 대회를 휩쓸었다. 그녀가 올 시즌 이런 결과를 냈던 건 고질적인 무릎부상과 컨디션 난조 때문이었다. 이미 이상화가 오래전부터 무릎부상을 앓아온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이상화는 수술을 해야 했지만 평창 도전을 위해 이를 미루고 재활로 버텨오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월드컵 대회 도중엔 감기몸살로 대회직전 기권을 하는 모습도 있었다. 심지어 마지막 4차 월드컵 500m 레이스에선 첫 코너 진입 도중 삐끗하는 등 좀처럼 보이지 않았던 실수까지 나왔다.

그녀는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그동안 누차 강조해오며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상화는 지난 6일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렸던 미디어데이에서, "이곳 빙질은 아시아 선수들에게 잘 맞는 빙질인 것 같다. 소치 올림픽 때 기록했던 37초 초반대는 가능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지금의 경쟁상대는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고 강조하면서, 부상과의 싸움을 딛고 일어서겠다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상화에게 종목별 세계선수권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 대회에서 우승해 소치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또한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해 그녀가 가장 많이 웃었던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대회에서 이상화는 올 시즌 월드컵 500m 랭킹 1위인 고다이라 나오(일본), 중국의 단거리 대표주자 위징 등을 상대로, 다시 한번 치열한 접전을 펼치게 된다,
  

이승훈의 레이스 모습 ⓒ 박영진


이승훈-김보름, 매스스타트 첫 역사를 이룰 출발

스피드스케이팅은 평창에서 새로운 종목인 남녀 매스스타트가 새로이 추가돼 메달수가 더욱 늘어났다. 쇼트트랙과 흡사하게 여러명이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16바퀴의 레이스를 펼치는 이 경기는 현재 남자는 이승훈(대한항공), 여자는 김보름(강원도청)이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승훈과 김보름은 이미 올 시즌 월드컵에서 여러차례 금메달을 획득했다. 두 선수 모두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오래전부터 몸에 익혀왔던 특유의 막판 스퍼트와 추월능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레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승훈은 지난해 종목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이 종목 금메달을 거머쥔 바 있다.

김보름은 미디어데이에서 "매스스타트에 도움이 되는 코너력 상승을 위해, 쇼트트랙 훈련 비중을 늘렸다. 마음을 비우고 준비하고 있는데, 어떤 성적이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소망을 드러냈다. 이승훈은 강릉 경기장의 곡선 코너가 다른 경기장에 비해 가팔라지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쇼트트랙 훈련이 급격한 코너를 가진 경기장에서 장점이 발휘되는데. 강릉 빙상장이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 기대주-세계 정상 총출동

이번 대회는 평창을 앞두고 열리는 테스트이벤트인만큼 평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할 가능성이 큰 한국 기대주들이 모두 출전한다. 이미 앞서 월드컵을 비롯해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이들이기에 남은 기간 평창에서의 적응훈련을 통해, 내년 올림픽에선 깜짝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최근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제2의 모태범을 꿈꾸는 김태윤과 차민규는 500m와 1000m 두 종목에 출전한다. 차민규는 지난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올 시즌 월드컵에서도 생애 첫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김태윤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종합 5위를 달성해 평창을 앞두고 새로운 별로 떠올랐다. 두 선수는 모두 500m에서 후반 400m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두 선수와 함께 김준호, 김진수는 각각 500m와 1000m에 나눠 출전할 예정이다. 김준호는 주니어 국제대회에서 500m 우승을 차지한 바 있으며, 김진수는 최근 동계체육대회에서 이규혁(은퇴)이 갖고 있던 대회 신기록을 깨고 1위에 올랐고 월드컵 4차 대회에서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들 이외에도 차세대 선수로 주목 받는 김민석(평촌고)이 1500m와 매스스타트에 나선다.

박승희의 인터뷰 모습 ⓒ 박영진


여자 선수로는 월드컵 500m에서 이상화와 함께 꾸준히 모습을 보여준 김민선(서문여고)과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화제를 모은 박승희(스포츠토토)가 500m에 출전하고, 김보름과 함께 장거리와 매스스타트 종목을 책임지고 있는 박지우(의정부여고)가 1500m, 매스스타트에 나선다.

장거리의 황제로 군림해온 스벤 크라머 역시 5000m와 10000m에 출전한다. 그는 지난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이승훈과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으나, 당시 인코스를 두 번타는 실수를 범해 실격처리 돼 국내 팬들에게 크게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명예회복을 했고 현재까지도 장거리에서 정상의 자리를 내놓고 있지 않다. 그와 함께 오렌지 군단으로 불리는 네덜란드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도 장거리 메달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평창 전초전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이번 종목별 선수권 대회는 9일 오후부터 12일까지 SBS SPORTS를 통해 생중계 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이상화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 평창동계올림픽 박승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