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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후 3년... 생존자들이 살아가는 법

[현장] 시네마달, '세월호 3주기 기억' 다큐멘터리 영화 6편 선보여

17.04.02 16:35최종업데이트17.04.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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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 7시였던가요... 인천항에 도착했는데 그날은 아무 이유 없이 그냥 그 배가 타고 싶지 않았어요. 유난히 그 배가 타기 싫더라고요. 그렇게 승선권을 받고 대기를 하고 있다가 그 승선권을 찍었는데 그 사진이 또 기록이 될 줄은 몰랐네요. (중략) 배가 기울었어요. 버스를 잡고 서 있는데 마치 좌회전을 크게 넣은 기분? 바닥이 붕 뜰 정도로 밀려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얼마 되지 않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들었고"

관객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카페 '벙커1'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2' 관객과의 대화 현장.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한 생존자인 김성묵씨(41)는 "그날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관객의 요청을 받고 말을 이어갔다. 15일 오후 배를 탔을 때부터 어떤 일을 겪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그는 유창하지는 않지만 천천히, 그리고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세월호 마지막 생존자 김성묵씨(중앙)와 그를 다룬 다큐멘터리 <승선>의 감독 안창규씨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벙커1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2' 다큐멘터리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시네마달


지난 1일 4.16 미디어위원회가 제작한 총 3편의 짧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세월호 참사 3주기에 맞춰 영화사 시네마달이 벙커1과 합작해 상영했다. 이날은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승선>(감독 안창규)과 세월호 형제자매들이 겪은 지난 3년을 담은 <오늘은 여기까지>(감독 박수현), "뒷일을 부탁한다"는 말을 뒤로하고 생을 마감한 잠수사 고 김관홍씨의 삶을 다룬 <잠수사>(감독 박종필)가 차례로 상영됐다. 관객들은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동안 눈물을 짓거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정부의 미흡한 대처가 담긴 뉴스 화면이 나오면 깊이 탄식했다.

김성묵씨는 영화 <승선>의 감독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벙커1을 찾았다. 그는 "인양에 성공했다"고 언급하는 언론들을 향해 "원래 인양의 목적이 미수습자 수색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인양은 진실 규명을 위한 부분 중 하나이다. 단순히 배가 올라온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게 아니라 온전하게 돌아오고 책임자들이 처벌돼야 완료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GV에 참석한 <승선>의 안창규 감독 역시 "유가족분들이 그런 말을 한다. 박근혜가 감옥에 들어가니 배가 나왔다고"라며 "하지만 미수습자 9명이 남아있고 해결해야 할 부분은 산처럼 많다"며 관객들을 향해 계속 관심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 모인 30명이 넘는 관객들은 "(이 영화들을 보면서) 극영화가 더 이상 필요한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거나 "정부에서 생존자분들이나 희생자 가족들이 제대로 된 심리 치료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등의 말을 하며 세월호 생존자인 김성묵씨와 희생자들에 공감과 위로를 보냈다.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벙커1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3주기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2' 다큐멘터리 상영회(배급 시네마달)에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발언하고 있다. ⓒ 시네마달


오는 15일 벙커1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2'가 이어진다. 지난 1일 상영됐던 3편의 다큐멘터리에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책임자들의 거짓말을 다룬 <세월 오적>과 무대가 아닌 거리에 선 배우들의 이야기를 실은 <걸음을 멈추고>, 세월호 추모 공간에 대한 다큐 <기억의 손길>이 차례로 상영된다.

6편의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보려면?
영화사 시네마달에서는 작년 '망각과 기억1'에 이어 2017년에도 세월호 3주기를 맞아 '망각과 기억2'라는 이름 아래 세월호 다큐멘터리 '공동체 상영'을 이어나간다.

총 6편의 다큐멘터리 중에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한 뒤 날짜와 장소, 예상 인원 등을 정해 시네마달(02-337-2135)에 연락을 하면 누구나 '공동체 상영'을 할 수 있다.


세월호 3주기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시네마달 세월호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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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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