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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집 돌아온 오상진, 이제부턴 부디 꽃길만 걷기를

[TV리뷰] <라디오스타> 통해 재도약 알린 전 MBC 아나운서, 현 방송인 오상진

17.04.06 17:15최종업데이트17.04.0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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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눈물을 보인 오상진 전 MBC 아나운서. ⓒ MBC


방송인 오상진이 <라디오스타>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것도 펑펑. 대화가 한창 진행이 되고 방송이 끝날 무렵 정리를 부탁한 MC들의 말에 그는 마무리 멘트를 하면서 꺽꺽 거리며 울었다. 이런 경우, 자칫 잘못하면 비호감 연예인으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프리를 선언한 이후 자신이 일했던 MBC에 돌아와 흘린 오상진의 눈물은 시청자들에게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다.

지난 5일 오후, MBC 인기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는 '행사 어디까지 가봤니?' 특집으로 장윤정·홍진영·신영일과 함께 오상진이 출연했다. 대체로 프로그램에서 MC 가까운 곳에 앉을수록 다른 사람들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분량이 많아진다. 이번 방송도 여느 때처럼 장윤정이 MC 김국진 옆 자리에 앉아 많은 경험담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홍진영, 신영일도 그에 못지 않은 행사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재미를 담당했다.

하지만 진행자들과 가장 멀리 떨어져 앉아있던 오상진은 방송 내내 행사 이야기보다 연인인 김소영 아나운서와의 러브스토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만남부터 비밀연애를 공개한 사연, 깜짝 방문한 연인을 향한 세레나데까지…. 둘의 사랑 이야기는 흥미로웠지만 오늘 방송 취지와는 맞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도 조금 불편했으리라. 결혼식 사회는 많이 봐왔지만 같이 나온 이들처럼 행사라고 불리는 걸 활발하게 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오상진은 꾸어 온 보릿자루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어느덧 방송은 흘러 막바지에 이르렀고 그에게 마지막으로 발언할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한마디 내뱉음과 동시에 이내 눈물을 쏟아 갑작스런 상황을 연출했다. <라디오스타> 진행자들도 게스트들도 어쩔 줄 몰라 하며 위로의 말을 한마디씩 건넸다.

사실 방송인 오상진의 눈물은 기쁨과 슬픔으로 점철된 결정체였다. 방송에서 눈물·콧물 다 쏟은 프리랜서는 퇴사하기 전까진 MBC 간판 아나운서였다. 퇴사하고 4년을 방송국 근처만을 배회하다가 촬영 당일이 되어서야 자신이 몸담았던 회사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적(籍)이 없는 사람의 설움과 고생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2012년 언론 표현의 자유를 찾으려 MBC 노조가 170일 간의 총파업을 했지만 결국 성과 없이 끝이 났고, 결국 최일구·문지애 아나운서 등 파업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던 많은 언론인들이 회사 안에서 낙인 찍히고 관련 없는 부서로 또 한직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회사를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2013년 2월 그의 퇴사는 그렇게 이루어졌다. 그리고 대중들은 한 언론인을, 그의 동료들을 점차 잊어갔다.

MBC 방송국에 다시 발을 내디딘 오상진. 프리랜서 방송인에게 <라디오스타> 출연은 누구보다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간의 고생을 씻어주는 듯한 좋은 일들이 그에게 계속되고 있다. 방송에서 언급되었지만, 먼저 김소영 아나운서와의 결혼이 그렇다. 남자 오상진으로서 인생 제 2막이 이제 곧 시작된다. 최근 YG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체결하여 방송인으로서 성장 동력도 얻었다. 대형 기획사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그가 대한민국 대표 MC로서 활약할 수 있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오랜만에 고향에 와서 조명 밑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감개무량하다" "예전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시청자들께 인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말을 들은 대중들이 그의 심정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라디오스타>에서 흘린 눈물은 솔직한 모습을 비추며 시청자들의 호감을 충분히 불러일으켰다. <환상의 짝꿍> <불만제로> <댄싱 위드 더 스타> <위대한 탄생2>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준수하고 바른 이미지로 활약했던 오상진을 대중들은 다시금 떠올렸다.

방송인 오상진은 이제야 비로소 꽃길에 조심스럽게 한 발을 내디뎠다. 나의 고생은 헛되지 않았다고, 나의 선택이 옳았다고 시청자들에게 능력으로 보여주길! 지금이 힘들게 쌓아온 그 실력을 증명할 때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송효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0516hyojin)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스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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