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창토크] 김창수 "칼빈슨호와 4월 위기설, 우린 장기판 졸"

[팟짱 인터뷰 전문] 김창수 코리아 연구원장

등록 2017.04.10 14:18수정 2017.04.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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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 김창수 "칼빈슨호와 4월 위기설, 우리는 장기판 졸 됐다" ⓒ 박소영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오마이TV <장윤선의 팟짱>'이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의 팟짱
■ 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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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
■ 출연 : 김창수 코리아 연구원장

아래는 10일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과 김창수 코리아 연구원장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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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코리아 연구원장 ⓒ 오마이뉴스


<종창토크>

-외교·통일·안보에 종착역은 없다. 종창브라더스의 종착역이 없는 종창토크. 원래는 매주 수요일 고정 코너로 진행했는데요. 오늘은 미중 정상회담 분석, 그리고 한반도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어서 미리 모셨습니다. 오늘도 코리아 연구원 김창수 원장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쇼.
"네.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짝꿍이 빠졌어요.
"지금 한반도 위기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적으로도 복잡해서요. 국방 전문가에다 국회의원인 김종대 의원이 나오면, 한반도 상황과 국내 정치 상황 두 가지를 잘 얘기해 주실 수 있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김창수 원장님이 일당천 이상이기 때문에 김종대 의원 없어도 돼요. (웃음)
"이거 김종대 의원 나오라고 자극하시는 거 같은데요. (웃음)"


-맞습니다. (웃음) 미중 정삼회담이 끝났어요. 굉장히 긴장이 고조됐었거든요. 사실 세기의 담판이다. 별 얘기가 다 나왔는데요. 북핵 프로그램 위협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협력을 강화한다. 끝? 뭡니까? 이거 어떻게 봐야 합니까?
"세기의 정상회담인 것은 분명합니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첫 번째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G2 시대로 가고 있는데, 트럼프가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얘기했던 것 중 하나가 중국에 경제적으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거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세계가 어디로 나가야 될 것인지 초석을 놓는 회담일 걸로 사람들이 생각해서 세기의 정상회담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별거 없는 정상회담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이 정상회담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봅니다. 보통 우리가 불편한 사람들이 처음 만날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걸 협상 용어로 '아이스 브레이킹(얼음 깨기)'이라고 하거든요. 불편한 사이에서 긴장하면서 차가운 관계가 되고 있기 때문에 얼음 깨기로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든다. 이것은 대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으로 매우 중요한 협상 기법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에 트럼프와 시진핑은 아이스 브레이킹을 한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몇 번 더 만날 일이 있습니다. 특히 7월 20일경에 독일 함부르크에서 G20 정상회담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어떤 식으로든 만남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시진핑이 트럼프를 초청했으니까, 트럼프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것이고요. 그래서 앞으로 몇 차례의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번 첫 번째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복잡한 현안들이 많고, 한 번으로 우리 속담에 그런 말이 있습니다. '첫술에 배부르랴.' 한 번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이슈들을 이야기한 거죠. 또 속담 한 가지 이야기하면요.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천릿길을 시작했다고 보는 게 필요합니다."

-초미의 관심이었던 게 북한 핵문제였어요. 워낙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기 때문에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핵심적인 조치가 나올 거라는 기대와 전망이 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그렇지 않았거든요.
"이번 정상회담에서 세 가지 정도가 중요한 이슈로 보입니다. 첫 번째가 미중 간에 무역 문제입니다. 두 번째로 북한 핵문제와 사드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 세 번째가 하나의 중국을 비롯한 남중국해 문제. 우리는 북핵 문제와 사드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초미의 관심을 가졌습니다. 제가 지난 시간(5일)에 여기서 말씀드릴 때, 성급하게 예상을 한 거였습니다만, 트럼프와 시진핑의 협상 전략을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트럼프는 군사 문제를 가지고 강하게 나가면서 경제 문제에서 이익을 취할 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반대로 시진핑은 경제 문제를 가지고 미끼를 던지면서 군사 문제에서 양보를 얻어낼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했지만, 양자가 그 문제에 대해 첫술에 배부를 수 없어서 간만 보다가 멈춘 상태입니다. 북한 핵문제나 사드 문제도 일단 미국 측에서는 중국에 살짝 던졌고요. 중국에서는 실제 자기들의 입장을 그대로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언론에 정확히 소개가 안 됐는데요. 왕이 외교부장이 북한 핵문제에 대해 시진핑이 어떻게 트럼프에게 말했는지 상세하게 소개한 게 있습니다. 제가 어느 팟캐스트에서 '쌍쌍 전략'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쌍이 두 개예요. 첫 번째는 쌍궤병행 노선. 익숙한 말로 한다면 투트랙입니다. 비핵화와 평화 협정을 동시에 한다. 이게 첫 번째 쌍이고요. 두 번째는 쌍 중단. 미국은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한다. 그래서 제가 이름 붙인 게 쌍쌍 전략인데요. 이게 바로 시진핑의 노선이고, 이걸 트럼프한테 제시했다는 겁니다. 근데 시진핑과 트럼프는 성향이 다르잖아요. 시진핑은 사자성어나 중국 고사를 이용해서 깊이 있고, 격조 있게 이야기하죠. 근데 트럼프는 전혀 다르잖아요. 즉흥적이고. 제가 두 사람이 회담하는 걸 상상해봤습니다. 시진핑이 쌍궤병행 전략과 쌍 중단 이러면 트럼프가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여.'"

-오늘(10일) 아침 조간신문에 나온 두 명이 소파에 앉아서 대담하는 장면도 보면요. 시진핑은 국가 주석 같은 자세로 앉아서 얘기하고, 트럼프는 자세부터 껄렁해요. (웃음)
"중국에서도 그 사진을 소개하면서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이 성과를 많이 거두고, 이겼다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

-미국에서는요?
"미국도 이번 회담에 대해서 비교적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만족한다고 얘기합니다."

-미국 정부에서는 만족한다고 하지만, 미국 언론은 트럼프를 엄청 비판했을 거예요.
"그런데 이제 그때 시리아 공격이 있었잖습니까. 시리아 공격으로 CNN 같은 데서도 이제야 트럼프가 제대로 된 미국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미중 정상회담의 이슈를 시리아 공격이 잡아먹었습니다. 대개 미국은 대외적으로 군사적인 행동을 하면 대통령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이 있죠. 그건 조금 이따가 하기로 하고요. 북한 핵문제에 대해 시진핑이 쌍쌍 전략을 제안하니까, 트럼프는 이걸 썩 만족스러워하지는 않죠. 왜냐면 북한 핵과 미사일이 미국을 위협하는 거고요. 뿐만 아니라 이런 군사 문제를 통해서 미국의 경제적 실익을 어떻게 챙길 것인가 하는 쪽으로 훨씬 더 두뇌가 발달돼 있는 사람인데요. 갑자기 쌍쌍 전략 얘기를 하니까 흔쾌히 동의하지 못했을 겁니다.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북한 핵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상호 인지하는 정도."

-근데 상호 인지라니요. 몰랐냐고요. (웃음)
"그러니까요. 결국, 어땠냐면 과거에 역대 정권들이 했던 북한 핵문제가 심각하니, 미국과 중국이 힘 합쳐서 해결하자는 정도에 불과해요."

-북한 입장에서는 절망스럽겠네요. 뭐라도 나와야 하는데, 이런 거 아니에요?
"그렇지만 다른 의미에서 원래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가 이렇게 중요한 이슈가 안 됩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는 늘 후위에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트럼프의 상위 의제가 북한 핵문제가 됐고, 미중 정상회담의 중요 의제였습니다. 미중 정상이 너무 지나치게 원론적으로 북한 핵문제 심각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합의한 것은 단순한 합의에 불과한 건 맞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렇게 밀도 있게 의견을 나눴다는 건 앞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갈 실마리가 잡혔다는 의미가 있고요. 또 한 편에서는 우리가 2차 대전 이후에 카이로 회담, 포츠담 회담, 얄타 회담 이런 걸 통해서 한반도 문제가 강대국 정치의 대상이 된 것처럼, 남북 간에는 꽉 막혀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미중이 한국 문제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점도 있는 거죠."

-보수 언론들도 이번 미중 정삼회담 사이에 한반도 이슈를 세게 다루는데, 관련해서 우리 정부의 입장도 없고, 논의 대상도 못 되고 있고. 우리 문제를 다루는데 우리는 중심에서 배제돼서 제2의 얄타냐는 비판도 쓰던데요. 지금 강대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정세가 됐습니다. 미중 양국이 우리의 운명을 쥐고 흔드는 상황이 된 건데요. 지금 대선이 29일 남았는데요. 누구든 새로운 대통령이 되면 심각한 한반도 정세부터 챙겨야 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개의 경우는 이런 큰 회담이 끝나면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거나, 공동 선언문을 발표한다거나 하는 합의된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요. 간보기로 끝났기 때문에 없었던 건가요?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이런 공동 성명이나 공동 기자회견 자체의 형식이 파괴됐잖아요.
"그렇죠. 근데 원래 시진핑이 중국 국가 주석이 된 이후에 오바마 대통령하고 2013년도에 캘리포니아에서 첫 번째 미중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그때도 공동 합의문이 없었어요. 처음 됐으니까. 그때도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니까. 물론 그때는 기자회견은 했습니다. 그건 트럼프와 오바마의 차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오바마는 워낙 대중과의 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언론과 대화를 잘하잖아요. 근데 트럼프는 반대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프레스 언프렌들리(언론 비친화적).' 그러니까 정상회담 끝나고 나서 공동 선언문은 없을 수 있는데, 언론과 접촉 안 하고 대신 한 거 있잖습니까? 트위터를 날렸는데, 안희정의 선의 발언 한 거예요. 선의와 우정은 있었다. 그러나 무역 문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매우 유쾌하고 좋은 회담이었다는 식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건 그만큼 합의가 없었고, 첫 번째여서 합의할 수 없었다는 것. 이걸 외교 용어로는 '불일치에 대해서 합의했다'라고 말합니다. 그걸 불일치를 합의했다고, 공동 성명서나 기자회견을 발표할 상황이 되지 않는 거죠."

-합의한 게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합의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평화적 해결, 북한과의 대화 기반이 마련되려면 북한의 태도가 변화해야 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등의 변화가 없으면, 남북관계나 북핵 문제의 해결은 어렵다. 그러니까 기존의 화법을 되풀이하는 수준인 것 같거든요. 그리고 트럼프가 했던 것처럼 중국이 못하면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거라는 얘기를 강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중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건 아닌가. 이러면 극단적 조치가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국민께서 불안해하는 상황인 것 같거든요.
"이번에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 미중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들 아닙니까? 그래서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는데, 미중이 가시적인 조치를 취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요. 문제는 틸러슨의 발언이죠. 자꾸 중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미국이 뭘 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틸러슨의 발언이나 북한 문제 발언이 구체적인 강경책을 담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그걸 해석할 때 강경책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겨 두는 식으로 발언하고 있습니다. 이게 트럼프의 전략이라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트럼프는 시리아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자기가 시리아를 미리 말하고 공격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모든 정책을 상대방이 잘 몰랐을 때 내 정책은 가장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전략적 모호성이죠. 북한 문제도 트럼프는 굉장히 추상적으로 이야기해요."

-그러니까 세계가 불안한 거예요. 정치와 외교는 예측 가능해야 하는데요.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유명한 책을 쓴 미국 갤브레이스 교수가 있습니다. 노벨상도 받은 교수인데요. 이분이 세계 경제나 지구촌의 질서가 앞으로 21세기에는 불확실한 시대로 들어갈 거라고 일찍이 80년도에 예측을 했습니다. 트럼프가 그 예측대로 움직이고 있고, 트럼프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게 불확실성입니다. 이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는 그걸 우리가 불확실하게 생각할수록 그렇게 의도하는 사람들에게 말리는 거죠. 불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세운 목표로 굳건히 나가는 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미치광이 전술을 쓴다고 말합니다. 이건 2차 대전 이후에 미국 젊은이 사이에서 유행한 게임에서 비롯됩니다. 마주 보고 차를 달리는 경기를 하는 거죠. 겁쟁이 게임입니다. 먼저 내리는 사람이 지는 거예요. 누가 겁쟁이냐를 증명하는 겁니다. 내가 미치광이 전술을 쓰는 게 어떠냐면, '나는 전혀 합리적인 사람이 아니다. 뭔 짓을 할지 모르는 사람이다. 나는 미친놈이다.' 이런 인식을 주는 거예요. 그래야 상대방이 겁먹을 거 아니에요."

-그런 미치광이에 놀아나면 안 되죠.
"그건 겁쟁이 게임이니까. 그 게임에서 내가 미치광이처럼 행동해야 하는 거죠. 상대방이 먼저 내리게 하려고. 거기에 한 가지 덧붙이는 게 뭐냐면 위스키를 한 잔 마시는 거예요. 상대방은 더 불안해지는 거예요. 그걸 국제정치 이론으로 만든 게 키신저예요. 그걸 가장 잘 쓰고 있는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인 거죠."

-이른바 광인 정치인이에요?
"맞습니다. 실제로 광인 전략이라고 그래요. 중국이나 북한에 트럼프가 광인이다. 미치광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하는 게 트럼프의 작전인 거죠. 그래서 항상 모호하게 말하는 겁니다. 중국이 안 하면 미국이 한다. 이렇게 말해 놓으면 미국이 뭘 할지 모르잖아요. 미국이 뭘 한다고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이 뭘 할지 모르게 만들어 놓고, 트럼프는 맘대로 하는 사람인데. 이게 트럼프의 작전인데, 우리가 그런 트럼프의 작전에 말리면 안 된다는 거죠. 여기서 불행한 건 트럼프가 그런 작전을 쓰는 대상이 한반도라는 거죠. 우리는 장기판에 졸인 거예요. 그래서 언제든지 아웃시켜도 되는, 자기의 전략과 작전을 위해서 한반도는 언제든지 희생돼도 괜찮은 대상이 되는 거잖아요. 실제로 군사 행동은 안 할 수 있지만, 군사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불어 넣어서 한반도를 들어다 놨다 하는 거잖아요. 그럴 경우 우리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는 굉장히 불안하다고 국제 사회에 알려지게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왜 장기판의 졸이 돼야 하며, 바둑판의 죽는 돌 작전의 대상이 돼야 하느냐. 이런 점이 심각하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한 모습을 불확실하게 생각하지 말고, 우리의 목표를 명확하게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가 우리의 목표를 명확하게 세울 수 있는 대통령이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가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서 한국의 대통령을 잘 뽑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런 불확실한 외교 상황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는 게 정말 중요한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이번 대선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매우 중요한 대통령 선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팟짱도 매일 정책 검증을 하는 것이고요. 어떤 정책으로 누가 더 위기의 한반도를 평화의 한반도로 만들지. 그리고 국민의 삶을 얼마나 더 낫게 만들지 하는 정책 검증을 하고 있는 것인데요. 틸러슨 장관이 오늘(10일) 아침에 여러 인터뷰를 했네요. ABC 방송, CBS 방송 등. 우리도 정치인들이 아침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 후일담을 하는데요. 지금 양국 간에 공유된 시각이 있다. 뭐냐면 북한의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가에 관해서 이견이 없다는 점이다. 정확해요. 김창수 원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서로 확인을 했어요. 북한이 위험한 건 너무나 분명해. 중요한 것은 어떤 변화를 할 거냐는 건데요. 핵심은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도 원한다. 그러나 북한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다. 이 메시지 어떻게 읽으세요?
"역대 미국 정부는 항상 북한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얘기해왔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이번 한미 합동훈련도 마찬가지고, 미국의 NBC에서 한반도 상황에 대해 NSC(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했던 시나리오를 소개하면서요."

-북한 김정은 암살. 한미 특수부대를 침투시켜서 북한의 인프라를 파괴한다. 이런 얘기를 NBC가 와서 왜 그러는 거예요?
"틸러슨 장관이 북한의 레짐 체인지(체제 교체)를 하지 않는다고 오늘 말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미국 언론에서는 김정은 참수 작전을 방안으로 올려놨다고 말하고 있는 거죠. 그럼 이 말에 신뢰가 가지 않는 거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좌충우돌하는 게 미국의 속내를 보여주지 않는 측면일 수도 있는데요. 한 나라의 주권과 관련된 문제이고, 그것이 한반도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전쟁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이런 걸 좌충우돌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NBC는 지난주인가 와서 3일 연속 방송했다면서요. 3일 연속 방송하면서 이런 게 오히려 한반도의 위기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잖습니까. 그런 게 지난 94년도에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북핵 위기 때 북한을 '서지컬 스트라이크(외과 수술식 타격)'를 하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때 우리 전쟁 위기가 굉장히 고조됐던 때인데, 김영삼 대통령은 자기가 또 막았다고 하는데요. 어쨌든 그때 미국 언론들이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위기를 높게 보도했거든요. 지금도 와서 하는 게 그와 유사한 거 아니냐는 우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한반도 상황이 전쟁 상황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북핵 문제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있어서 최고의 의제로 올라왔기 때문에 당연히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가 된 걸 미국 언론이 한반도에 와서 취재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취재함으로써 미국 일각에 흘러나오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설 등과 맞물려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조성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거죠. 미국 행정부는 이걸 적극적으로 만류하기보다는 즐기는 측면이 있잖습니까? 미국 대통령이나 국무장관은 그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즐기면서 이런 걸 일종의 협상 카드로 쓰고 있다는 거죠. 앞에 말씀드린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술 하나의 수단으로 전쟁 가능성이 고조된다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우리는 우물 안에 있는 개구리 신세가 되는 겁니다. 아이들은 장난으로 돌을 던지지만, 우물 안 개구리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되는 것처럼. 한반도가 실질적으로 전쟁 가능성으로 가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전쟁 분위기를 고취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치·외교적 협상 수단으로 삼아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겁니다."

-국민들이 가장 불안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우리 신세가 장기판의 졸, 우물 안 개구리 신세가 됐다는 점을 개탄하는 겁니다. 대한민국 외교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엉망으로 해서 오늘날 사드는 갖다 놓고, 우리 운명은 강대국들이 알아서 하고. 거기에 우리가 말 한마디 변변히 못 하는 거 아니겠어요? 이런 상황이 된 게 우리가 사실상 국권을 상실했던 구한말 수준으로 격하하고 있는 거 아니냐. 여기에 대해 다들 비분강개 하는 거거든요. 문제는 워낙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우아한 용어를 쓰지만, 내용상으로는 내키는 대로.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면 한반도는 그까짓 거 뭐 어떻게 해도 무방하다.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면 그 자체로 대단히 위험한 거 아니에요. 우리가 가서 미국이나 중국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거 아닙니까? 그게 제일 심각한 거 같아요.
"북한이 98년도에 처음으로 '대포동 1호', 북한 자기들은 인공위성 실험이라고 하는데요. 그걸 발사해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서방 세계에 최초로 위협으로 등장했습니다. 미국에서 벌집 쑤시듯이 난리가 났습니다. 당시 빌 클린턴 행정부가 초강경 자세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때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임동원 특보를 미국에 보냅니다. 미국과 계속 대화하게 만들고, 한반도 상황을 설명합니다. 그래서 페리 보고서라는 게 만들어집니다. 페리 보고서에 따라서 플랜 A, 플랜 B가 있습니다. 플랜 A는 북한 핵을 제거하기 위한 협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플랜 B는 공개되지 않은 겁니다만, 플랜 A가 작동되지 않았을 때 군사적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게 해서 미국, 북한과 대화하고 그 연장선에서 남북 정상회담도 되면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만들어졌던 거거든요."

-그렇습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그 역사적인 정상회담 장면들 다 기억하시고. 저는 성남 공항에 내려서 김대중 전 대통령 연설하던 장면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원고도 하나도 안 보고, 열정적으로 한반도 상황을 브리핑하는데, 저런 사람이 정말 대통령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니까요.
"그때 페리 프로세스가 만들어져서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때 페리 프로세스의 주역이었던 페리 미국 장관은 이건 사실상 임동원 프로세스라고 말했습니다. 내용은 전부 임동원 장관이 만들었다고 한 거죠.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에 네오콘들이 북한에 대해서 정말 초강경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노무현 정부 때 끊임없이 설득과 대화를 합니다."

-'노무현 정부의 임동원'은 누구예요?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여러 차례 회담했습니다.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노 대통령이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 그렇게 말하니까 부시 대통령이 걱정하지 말아라. 다섯 마리 고양이(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북한이라는 한 마리 쥐를 궁지에 모는 거니까 염려하지 말아라. 이렇게 말해요.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그러나 제일 먼저 물리는 게 우리다. 그래서 심각한 거다. 이러니까 조지 부시 대통령 같은 미국의 강경파도 그걸 이해한 거예요. 그런 지속적 대화로 이해를 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과 북한, 또 6자회담에서 해결책이 마련된 겁니다. 근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그런 소중한 성과들을 다 날려버렸잖습니까? 그리고 지금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고요. 저는 차라리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지금과 같이 북한 핵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는 다음으로 미뤄놨으니까. 한국에서 다음 정부를 빨리 좋은 정부를 만들어서 그 정부가 과거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때 북한 핵문제가 발생하면 미국과 대화와 협상을 해서 평화적으로 바꾸는 노력을 했던 것처럼 하면 됩니다. 그래서 차라리 다행이라고 한 편으로는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지속적인 대화. 지금 모든 언론이 '4월 위기설.' 2~3월에 한미 연합합동훈련이 있기 때문에 해마다 봄이 되면 한반도에는 긴장이 고조된다. 저희가 이제 학습 효과가 있어요. 팟짱을 3년 정도 하니까, 해마다 봄꽃과 함께 한반도 긴장은 고조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칼빈슨호까지 와서 '저거 왜 온 거야' 이런 긴장이 생기는 거예요. 거기다가 말씀하신 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 모호성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정부 당국자 움직임은 안 보이니까 더 불안한 거예요. 빨리 이 국면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서 책임감 있게 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평화로운 한반도가 될 거냐는 게 핵심입니다. 전쟁은 나요?
"NBC가 와서 3일 연속 방송하면서 중요한 정보를 말해줬어요. 한국에 30만 명의 미국 시민권자가 살고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2만6천 명의 주한미군이 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시리아와는 전혀 다른 겁니다. 시리아의 경우는 시리아가 바로 보복할 수 있는 대상도 마땅치 않고, 그런 능력도 안 됩니다. 근데 동북아는 미국이 만약 선제공격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남북 간의 전쟁이 발생하고요. 당장 주일 미군기지 등 일본도 문제가 될 수 있고요. 그래서 아베도 그런 걸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으로 갈 수 있는 걸 막을 억제 요인은 충분히 있다고 봐야 하는데요. 그런데 칼빈슨호가 싱가포르에 가 있다가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 갑자기 한국으로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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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항모 칼빈슨호 부산 입항 2017년 3월 15일 오전 부산항에 도착한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 갑판 위에 항공기와 승조원들이 도열하고 있다. 1982년 취역한 칼빈슨호는 배수량 10만t에 크기가 길이 333m, 폭 77m에 달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통한다.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S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약 80대의 항공기를 탑재해 웬만한 중소 국가의 공군력 전체와 맞먹는 전력을 갖췄다 ⓒ 연합뉴스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이죠.

"네. 그게 어떤 의미를 갖냐면, 핵 추진 항공모함이 있고, 항공모함을 호위하는 구축함들이 같이 있습니다. 이번에 시리아를 공격할 때, 지중해에 있는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거든요. 마찬가지로 북한을 공격한다면 항공모함에 있는 F-35라는 최신 전투기들과 구축함에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 등이 공중에서 북한의 주요 시설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칼빈슨호가 온다는 것은 정기적인 군사 훈련 때 오더라도 군사적 긴장은 조성됩니다. 그런데 지난번 군사 훈련 때 왔다가 싱가포르로 갔는데, 원래 올 예정도 아니었는데,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 갑자기 왔단 말입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이게 온 지 안 온 지도 잘 모르고 있어요. 외신에서 올 거라고 말하고 있는 거고요. 어떤 신문은 한국 정부에 문의해 보니까, 칼빈슨호 같은 항공모함이 항구에 정박할 경우에는 한국 정부와 협의를 해야 하지만, 공해를 지나갈 때는 협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인근의 서태평양이지 한반도에 대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거예요?
"어디에 오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는 거죠. 현재 정확한 건 아직 한국 정부와 협의한 건 아니기 때문에 항구에 정박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모르죠. 나중에 항구에 정박하게 될지도. 근데 이러한 것들이 의도하는 게 뭐냐는 건데요. 틸러슨 국무장관이 두 가지를 말했어요. 첫째 이것은 군사시위다. 둘째 이건 주변 국가들에 광범위하게 해당 되는 거다. 이것과 연관해서 볼 수 있는 건 이번에 이야기됐던 것. 'All options are on the table', 그러니까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 미국 관리들이 입만 열면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중 정상회담 끝나고 나서도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도 미국의 어떤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옵션을 사용하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칼빈슨호가 오는 게 트럼프의 전술인 거죠. 강경책과 온건책을 모두 포함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해 놓고 이제 칼빈슨호가 오니까 긴장이 고조되잖아요. 언론은 모든 옵션이라는 게 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안 하면 미국이 한다는 게 군사적 행동을 말하는 게 아닌가. 그러면서 갑자기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이러다가 선제공격하는 게 아닌가. 이런 전쟁의 불안감에 국민이 빠지게 되는 겁니다. 모든 게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모호성, 불확실성 이런 데서 오는 거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될 경우에 미국 시민권자, 주한미국, 일본이라는 동맹국이 입을 피해를 종합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 나라 공격할 테니까, 30만 미국 시민권자 먼저 내보내고. 주한미군은 동맹군이니까 같이 싸워야 하잖아요. 그렇게 하고 선제공격 가능성은 있을까요?
"그런 조짐이 나타나면 군사적 긴장이 훨씬 더 심각해지죠. 미국은 30만 명의 미국 시민권자에 대한 대피 계획은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평택에 집결시키고, 평택에서 대구, 대구에서 부산으로 미국 시민권자들을 소개하는 계획들을 가지고 있고, 과거에 그런 훈련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그런 조짐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요. 그런 단계가 된다면 굉장히 심각한 단계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걸 협상 수단으로 쓰지는 않는다는 거죠. 실제로 공격할 생각이 없으면서 강경책으로 북한을 무릎 꿇리기 위해 대피시키는 것까지는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미국 시민권자들이 열 받아서 선거 때 안 찍어주니까요."

-여기 나와 있는 시민들은 트럼프 지지자보다는 반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긴 한데요.
"그래도 우리를 장기판의 졸로 아느냐면서 성질 낼 거예요."

-정말 참 슬프네요.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가 주도하지 못하고 장기판의 졸처럼 돼버린 상황이 속상한데요. 우리 주도로 해야죠. 2005년 9·19 공동성명 때처럼. 참 답답한 게 보수는 안보에 강하다고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게 박근혜 정부로 여실히 밝혀졌어요. 참 진보가 안보도 잘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6일 한국 방문을 합니다. 어떤 메시지가 있을 거라고 보세요? 왜 올까요?
"오는 목적은 경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아시아 또는 환태평양 지역의 무역 질서 때문에 주변 국가들이 불안해하니까. 예를 들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같은 걸 트럼프 대통령이 안 하겠다고 하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도 재협상하겠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 혹시 무역 보복을 하지 않을까,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까 이런 것들에 대한 불안감이 있습니다. 한국이 미국에 대한 무역 흑자국에 속하거든요. 미국이 무역으로 두려워하는 나라는 5개 나라입니다. 주로 제조업이 강한 나라들인데요. 흑자를 많이 보는 나라 순서로 중국이 가장 많은 흑자를 봅니다. 그다음에 독일, 캐나다와 멕시코, 일본, 한국입니다. 이 국가에 대해서 트럼프 정부에서는 어떻게 하든지 이걸 불공정 무역이라고 해서 무역 적자를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새로운 무역 관계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게 트럼프 대통령한테는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TPP 같은 것도 트럼프 대통령 이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호주나 일본은 잔뜩 기대하고 있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트럼프는 처음부터 다시 출발하겠다고 하니까 주변 국가들이 불안한 거죠. 적어도 기본적으로는 미국과 전통적 동맹 관계를 강화하겠다. 이런 걸 표면적으로 내세울 겁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미국 부통령이 오는 이유는 그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추정하는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지금까지 미국 국방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2월 6일인가 왔습니다. 3월 17일에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왔습니다. 두 사람이 왔을 때는 국방 문제와 외교 문제를 갖고 왔잖습니까? 그럼 이제 국방 문제와 외교 문제에 대해 실무적으로 협의하는 순서라기보다는 포괄적으로 무역 문제를 비롯해서 한미 관계를 협의해야 될 때라서 그런 겁니다. 두 번째는 펜스가 방문하는 지역이 환태평양 경제와 관련된 나라들입니다.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호주 이렇게 방문합니다. 돌아가는 길에 하와이 들렀다 가는 거고요. 이런 나라들이 바로 TPP나 FTA와 관련된 나라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펜스 대통령이 인디애나 주지사 출신인데요. 티파티 출신입니다. 강경파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는 무역 문제에서 생각이 달랐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 무역주의자인데, 펜스는 보호 무역주의자는 아니었어요. 펜스는 국방이나 외교 전문가는 아니니까, 보호 무역주의자는 아니니까 이 사람을 보내서 주변 국가들을 안심시키는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 한국에 와서는 한반도 정세가 있지 않습니까? 지금 시리아를 바로 공격했습니다. 시리아를 공격한 이유는 국내 정치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합니다."

-국내를 단결하기 위해서.
"네. 지금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잖습니까? 거의 레임덕 수준입니다. 물러난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더 낮잖아요. 그리고 소수 의견입니다만 탄핵 얘기도 나오고요. 시리아를 공격하면 미국 정치 관행상 외부와 전쟁할 때는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면이 있으니까요. 실제로 CNN이 드디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다웠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트럼프의 온갖 측근들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식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잖습니까? 근데 시리아 정부를 러시아가 지원해 주고 있으니까, 트럼프가 시리아 정부를 공격함으로써 러시아와 내통하지 않았다는 걸 간접적으로 증명해주는 목적이 있는 거고요. 아울러 미중 정상회담할 때 시리아 공격을 함으로써 중국을 엿 먹이고, 북한한테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고 주변에서 해석되게 만드는 그런 효과를 거두려고 공격한 겁니다. 오히려 시리아 공격으로 시리아가 중동에 진출할 미군을 공격할 빌미만 만들어 줬다. 중동 문제는 더 꼬이게 됐다. 이런 비판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그런 이유로 시리아 공격을 했고, 그것이 바로 중국, 북한에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메시지를 던지는 걸로 읽히는 상황에서 펜스 부통령이 오니까. 와서 혹시나 또 돌출 발언을 하면. 북한 문제에 대해서 '모든 수단은 전부 테이블에 있다' 이렇게 하면 또 세계 언론이나 한국 언론들은 드디어 북한을 선제공격하러 왔다고 해석돼 버리겠죠. 저는 기본적으로 환태평양 지역 무역 질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을 관철하기 위해 온 걸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반도 정세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어떤 돌발적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봅니다."

-국내 정치를 위해 시리아 공습을 한다. 인도주의적으로 동의가 안 됩니다. 난민 참 심각한 문제인데, 강대국이라고 국가 이익을 위해서. 그게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순간적으로 트럼프가 반짝인기를 얻는 것이지, 오히려 미국 국익에 손해가 됩니다. 아사드 정권을 공격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IS(이슬람국가)와 아사드하고 싸우는데, 미군이 지금 IS를 막기 위해 진출해 있는데, 중동에 진출해 있는 미군은 IS와 아사드 정권 양쪽에 공격을 받게 돼 있어요. 중동 문제가 더 안 풀리는 거고요. 그리고 지금 유럽을 극우화 하는 중요한 문제가 시리아 난민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시리아 난민에 대해 어떤 해법이 있는 건가. 아무 해법이 없습니다. 국제법이나 미국 국내법으로도 불법적 소지가 있습니다. 국제법으로 본다면 시리아가 화학 무기를 사용한 것은 분명 지탄받아야 하지만, 시리아를 공격하려면 적어도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유엔 안보리 결의 없이 갑자기 해버린 거예요. 그러면서 트럼프가 하는 이야기는 '내가 사전에 공격한다고 말하고 공격할 줄 아냐.'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겁니다. 안보리 결의 없이 진행된 군사 공격을 적법성 문제로 어떻게 볼 것인지 논란이 생깁니다. 미국 국내법적으로 보더라도 시리아가 미국을 공격한 것도, 미국의 동맹국을 공격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시리아를 공격할 때는 미국 의회에 비준 동의를 받는 절차가 필요한데, 그런 절차를 생략하고 해버린 거거든요. 중동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꼬이고, 국제법적 논란도 생기는 건데, 역시 불쌍한 건 아사드 정권에 박해받고, IS 때문에 시달리는 시리아 난민인 거죠. 난민을 유발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거예요."

-강대국 국제 정치 사이에 낀 시리아나 불안한 정세를 사는 우리나 민초들이 참 괴로운 상황을 보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드 문제가 대선 최대 쟁점이기도 합니다. 일부는 이미 오산 기지에 와 있고요. X-밴드 레이더는 칠곡 기지에 와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천 억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거고요. 그리고 그 예산을 수반하는 문제는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한 거고요. 결과적으로 사드 기지를 만드는 건 또 하나의 미군 기지를 또 만드는 거 아니겠어요? 이건 SOFA(주한미군지위협정)를 재협정해야 하는 문제도 발생하는 거잖아요. 이 문제와 관련해 대선 후보마다 입장이 갈리는데요. 현명한 해결책은 어떤 것이 있을지.
"우선 객관적 상황을 정확히 봐야 합니다. 사드 물신론에 빠지면 안 돼요. 사드가 모든 걸 해결해 주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습니까? 모 후보는 사드 반대하다가 갑자기 사드 찬성하는 식으로 그래서 마치 사드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하면서 보수표를 얻으려는 건데요."

-안철수 후보? (함께 웃음)
"저도 트럼프 흉내를 냈습니다. (웃음) 근데 이번에 미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어떻게 논의했냐는 거죠. 재밌는 건 미국은 사드 문제에 대해서 미중 정상회담 끝나고 나서 한마디도 안 하고 있어요. 그런데 중국은 사드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말하고 있어요. 미국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가 황교안 총리하고 전화할 때 사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말하고 있어요. 사드 문제에 대해서 과연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한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해 볼 만한 대목입니다. 왜냐면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맥락을 쭉 살펴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나, 한민국 국방부 장관이 미국 백악관의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미국 국방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거든요.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항상 한미 간의 사드 배치에 대해서 합의했다고 나왔어요. 그런데 정작 백악관이나 미국 국방부에서는 당시 한국과 통화했을 때,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을 안 했어요. 그리고 외신들도 사드 문제에 대해 보도할 때, 한국 국방부가 한미 간의 사드 문제에 대해서 합의했다고 발표했지, 미국이 했다고 발표하지는 않았어요.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지금도 사드 문제를 미국 정부는 명확하게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미중 정상회담 때 그랬고, 틸러슨이 3월 중순에 중국 가서도 사드 문제는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2월 12일 북한이 '북극성 2형'이라는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제가 추측하기로 그런 북한의 도발 때문에 한미 양국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이해관계가 있는 그룹들이. 한국은 현재 정부를 비롯한 사드 배치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집단일 거고."

-트럼프가 시리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듯이, 우리도 결국 사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는 거 아니에요.
"그렇죠. 사드 물신론에 빠져서 사드 대선으로 가려는 세력들과 미국의 군산복합체 및 전직 주한미군 사령관 출신들. 이들이 이해관계로 북한 '북극성 2형' 미사일 발사 이후에 도둑처럼 배치돼 버린 겁니다. 사드 배치가 됐다고 하더라도 지금 사드 포대 자체가 완결적으로 배치돼 있지 않고, 조각나서 와 있어요. 그것도 이상한 겁니다."

-부지는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고.
"일단 알박기로 먼저 해 놓고 보자는 건데요. 결론적으로 과연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이 한국 사드 배치론자들이 사드 물신론에 빠져 있는 것처럼 사드 아니면 안 된다는 강력한 생각에 빠져 있는 건가? 그게 아닐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볼 수 있는 겁니다. 심지어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물론 추측입니다. 중국이 사드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판하니까, 미국이 사드 배치는 한국이 원해서 한 거라는 식으로 발뺌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전문가들이 그런 추측을 합니다. 왜냐면 미국에서 사드 얘기를 전혀 안 하고 있으니까. 그다음에 북한 핵과 미사일을 막는 용도가 사드인데, 지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은 북한 미사일 실험을 해도 사드 배치를 가속화하는 조치는 안 하고, 싱가포르에서 호주로 가려던 칼빈슨호를 한반도에 배치하고 있다는 거죠. 북한 핵에 대해 경고하려면 사드 배치를 가속화해야 하는데, 그 대신에 트럼프 정부는 칼빈슨호를 이동하고 있단 말입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백악관은 한국 사드 배치론자들처럼 사드 만능주의, 사드 물신론에 빠져있지 않다는 겁니다. 한국 대선 후보들은 이런 점을 명확히 봐야 한다는 거예요.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것들이 한미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닙니다. 만약 현재 미중 사이에서 사드 문제 자체도 미국 정부가 일부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것처럼 한국에 떠넘기기 식으로 하는 정황이 포착된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나중에 사드가 미중 사이에서 거래될 때, 한국 대선 후보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식이 되는 황당한 상황이 있을지 모릅니다. 이런 황당한 판단을 한 사람들이 미중 사이에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한국 외교를 담당하기 어렵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대선 후보들이 사드 물신론에 빠지지 말고, 미중 간에 고도의 게임을 하는 고차 방정식을 잘 읽고, 한국이 취할 전략과 이익이 뭔지 고민해야 합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우리의 목표를 명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한국 대선 후보들이 오늘 반드시 종창토크를 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미국이나 우리 입장에서 사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드를 매개로 한미가 견고한 동맹 관계를 가지면서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지 않게 만들어라. 이런 메시지인데.
"그렇죠. 그래서 북한 핵을 억제하고, 결국 비핵화로 가는 길."

-그래서 동북아 정세의 평화적 안정 체제를 구축하는 일. 여기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마치 사드 갖다 놓으면 전부 다 되는 것처럼 인식하고 행동하지 말라. 이 전문가 얘기를 꼭 귀담아들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드 찬성이냐, 반대냐, 이걸로 표피적 논란을 할 때가 아니다. 핵심이 어디 있는지를 봐야 한다. 오늘 강력하고 훌륭한 메시지를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얘기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강대국 정치의 희생양이 되면 안 됩니다. 불확실한 상황을 만들어서 한반도에 마치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만드는 것도 강대국의 전략일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거기에 휩쓸려서는 안 됩니다. 한반도에 전쟁이 나든 말든, 그런 분위기를 고취해서 한반도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자국 국익을 최우선하는. 미국은 '아메리카 퍼스트'고, 중국은 '중국 몽'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어디로 갈 것인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려는 외교적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입니다. 그걸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확고한 능력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주변의 외교적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갈 길을 명확히 아는 대통령을 뽑는 것. 이걸 해야만 지난 수백 년 역사에서 우리가 시달린 걸 반복하지 않는 길입니다.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한반도 운명, 우리가 어떻게든 되겠지. 국방 전문가, 군사 전문가가 알아서 하겠지.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참여하는 만큼 세상이 바뀌거든요. 우리가 촛불로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촛불을 밝히니까 불의한 권력을 감옥에 가두는 날까지 오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관심을 가지고 판단하고, 주변에 전파해주시고 함께할 때 세상은 바뀐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방송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보세요.
#김창수 #장윤선 #팟짱 #칼빈슨호 #트럼프 미치광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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