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버스 강력 규제, 100여만 생존 위협"

[인터뷰] 박사훈 셔틀연대 위원장

등록 2017.04.17 14:59수정 2017.04.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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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수십 년 전부터 미래세대 우리 아이들은 셔틀버스로 학교와 학원을 통학하고 있다. 경찰청 발표에 의하면 어린이 통학버스 관련 교통사고는 2013년 220건, 2014년 248건, 2015년 288건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제대로 된 통학안전 정책이 절실하게 제시될 수 있어야 하는 대목인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셔틀버스노동자연대(아래 '셔틀연대')는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천만 미래세대 안전수송 대책마련 및 셔틀버스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박원순 서울시장 간담회'를 개최했고 이후 1월부터 서울시와 서울시 통학버스 제도개선 T/F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T/F 회의에서 통학안전을 위해 통학버스 지원센터 설치 및 센터 내 콜 센터 설치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

또한 셔틀연대 주최 "통학버스 앞지르기 안돼요! 어린이 승하차 중일 때는 일시정지 후 서행해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셔틀버스 노동자들과 시민, 학생들이 함께 캠페인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오는 5월 2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된다. 아마도 셔틀버스 노동자들과 시민 학생들이 함께 최초로 개최하는 통학안전 캠페인이 될 듯 싶다.

지난 13일 사회공공성강화와 어린이·학생 통학안전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는 박사훈 셔틀연대 위원장을 만났다.

통학버스 지원센터 설치 및 센터 내 콜 센터 설치 절실


a  지난 12월 29일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통학버스 지원센터'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깃발에는 서울 노동존중 특별시, 우리 소중한 아이들의 안전한 '이동권 보장' 우리가 책임집니다! 문구도 함께 있다

지난 12월 29일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통학버스 지원센터'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깃발에는 서울 노동존중 특별시, 우리 소중한 아이들의 안전한 '이동권 보장' 우리가 책임집니다! 문구도 함께 있다 ⓒ 홍정순


- 서울시 통학버스 제도개선 TF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된 내용은?
"지난 1월 인터뷰때도 말씀드렸지만 소중한 미래세대 안전수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통학셔틀버스가 전국적으로 30여만대에 이르고 서울지역만 해도 5만여대 이상이 운행되고 있어요.

이렇듯 많은 통학버스가 운행되고 있음에도 통학버스가 필요한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시설원장님들이나 일자리가 필요한 셔틀버스기사님들간 상호 연계할만한 상담처 한 곳 없는 게 현실이며 제도적 지원책 하나 없는 볼모지와도 같은 어린이·통학생 교통환경인 동시에 30만 셔틀버스노동자들의 노동환경입니다.


미래세대 안전수송 문제나 셔틀버스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 등은 서울시의 주요시책 중 하나입니다. 셔틀연대가 지원센터 설치 요구하고 있는데 박원순 시장님의 적극적인 의지가 조만간 결실을 맺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전국의 통학버스 운행차량이 몇 대인가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방향과 개정될시 어떤 변화가 있나요?
"전국 각 경찰청에 신고된 어린이보호차량이 10여만대에 이르고 이중 서울·경기 지역에 등록된 차량만 4만여대에 달합니다. 물론 어린이보호차량이 아닌 중고생 수송용 셔틀버스 숫자는 신고된 어린이보호차량보다 훨씬 더 많이 운행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결국 전국 30만 셔틀버스 중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상 유상운송을 허용하고 있는 13세미만의 어린이보호차량 10만대를 제외한 20여만대는 여전히 불법적으로 유상운송을 하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정부가 수십여년 아무런 규제 없이 방치해 적지 않은 규모로 형성된 셔틀버스 운송시장을 이제와서 불법 잣대를 들이대며 대책 없이 규제하려 한다면 대규모 운송대란과 함께 100여만에 이르는 셔틀노동자 가족들을 생존의 벼랑으로 내모는 행정폭거인 것입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가 현행 여객법 시행규칙 103조 4호의 개정을 통해 본법 제 81조 1항2호에서 규정한 '교육목적의 운행차량'에 대해서는 104조에 따른 유상운송허가를 받아 합법적인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양성화 해야 마땅합니다."

- 서울시 통학버스 지원센터 및 센터 내 콜 센터 역할과 기능은?
"지원센터의 역할은 크게 두 분야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아까 제가 말씀드린대로 통학버스가 필요한 시설원장과 일자리가 필요한 셔틀버스노동자들의 상담을 지원센터내에 설치된 '콜센터'에서 상담을 통해 연계시키는 역할이 있구요.

두번째로는 해당 차량 및 운전원들에 대한 관리업무로써 차량 안전장치 설치 등 통학생 안전수송에 적합한지, 종합보험가입여부, 당해 운전자의 교통안전교육 이수여부 등을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 등이 주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원센터의 이러한 역할은 소중한 미래세대의 원활하고도 안전한 수송에 기여할 것이고 나아가 셔틀노동자들의 안정적인 노동권을 보장하는 대단히 긍정적인 기능을 하게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지원센터 역할로 안전수송 기여,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노동권 보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면?
"통학버스 운행과 관련해 작금 현장에서는 통학생들을 안전하게 수송해야 할 통학버스가 오히려 아이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까닭은 갑작스러운 서울시의 '불법 유상운송 단속' 때문입니다. 아침 등교시간 서울시내 중고등학교 정문앞에서 서울시 단속반들이 통학생들을 태우고 온 통학버스를 불법 유상운송행위로 단속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학교 정문앞에서 안전하게 하차시켜야 할 통학버스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정문이 아닌 원거리에서 하차시키거나 단속반을 보고 도망가듯 하다가 신호대기 상태에서 아이들을 부리나케 하차시키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같은 행위는 비난받을 수 있겠으나 단속에 걸리면 백여만원 가까운 벌금도 벌금이지만 더 큰 문제는 180일 운행정지처분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운전자와 가족들은 일자리를 잃어 당장 생계가 막막해지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는 안타까운 현실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것으로 하루빨리 관련법 개정으로 미래세대 안전과 셔틀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 등의 제도개선이 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 귀가하는 통학생 수송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자정이 넘고 몇시간 수면을 취한 뒤 또다시 새벽운행을 시작하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노동의 대가가 한달 150여만원 내외입니다.

일자리 하나 구하려면 중간 소개업자에게 뜯기는 소개비가 반달치 급여에 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렇게라도 일자리를 구하지 않으면 달리 일자리 구할 방도가 없습니다. 상담조차 해볼 수 있는 곳이 없어 부당한 중간착취인 무리한 소개비 요구에도 불구하고 해당 일자리를 구매하는 실정입니다."

- 대통령을 탄핵한 이번 촛불시민혁명이 셔틀버스 노동자들의 삶 변화에 끼친 영향력은?
"우리 셔틀버스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이 서울노동권익센터에 의해 60세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정치·사회적으로 보수성향이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셔틀연대 조직화초기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 때문에 이탈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셔틀연대는 작년 촛불투쟁 처음부터 매주 토요일 조직 차원의 촛불투쟁 참여를 결의하고 끝까지 함께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의식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명확히 노동자로 인식하면서 자신들의 처지가 상당히 부당한 현실이라는 점, 그러한 현실을 타개하고 자신들의 권익을 개선하려면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 세상을 바꾸려면 스스로 나서서 실천해야 한다는 주체성을 함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탄핵반대집회를 보면서 일부 조합원들은 "셔틀연대가 아니었다면 우리도 태극기 들고 저기 있었을 거야!"라면서 자신들의 변화된 관점에 고무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하고 자신들의 권익개선을 위한 투쟁의지가 분명한 이상 일정하게 조직세만 갖추게 되면 수십년 억압과 설움의 세월을 살아왔던 이땅 30만 셔틀버스노동자들의 당찬 투쟁과 승리로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한껏 향상된 당당한 셔틀노동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세대 통학안전 우리가 나서요

a  박사훈 셔틀연대 위원장

박사훈 셔틀연대 위원장 ⓒ 홍정순


-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미래세대 통학안전 캠페인 계획 계기는?
"인터뷰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고위정치인이나 관료들이나 아이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마치 자신들이 어린이·통학생 교통안전을 전부 책임질 것처럼 "소중한 미래세대" 운운하며 호들갑 떨다가 여론이 식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로서는 미래세대 교통안전과 관련해 변변한 정책하나 없는 현실이고 이러한 제도환경은 일반 국민들도 미래세대 교통안전문제에 둔감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많이들 알고 계시듯이 교통선진국에서는 도로에서 통학버스가 운행할 시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배려운행을 하고 아이들을 승·하차 시키기 위해 정차할 경우 맞은편 차량까지 정지 또는 서행해 아이들 안전에 최우선을 두는 시민의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는 통학버스가 서행한다고 칼치기 추월을 하는가 하면 아이들 승·하차를 위해 정차를 하면 뒤에서 왜 안가느냐고 빵빵거리고 심지어 욕설을 퍼붓는 비상식적인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현실입니다.

셔틀연대는 캠페인을 통해 미래세대 교통안전을 위해 일반 시민들이 가져야 할 선진의식 고취와 함께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우리 셔틀연대에 대해서도 일반 시민들이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 '소중한 미래세대 안전수송'을 위해 시민과 우리 셔틀연대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실천적 제안으로 올바른 제도 확립의 기틀을 마련코자 하는 것입니다."
#셔틀연대 #통학안전 #통학버스 지원센터 #콜 센터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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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에서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해! 어린이, 중고생 통학안전을 위해! 가치있는 노동! 생활의 질 향상! 인간다운 삶 쟁취!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으로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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