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공유 자전거 타고 일주일 살아 보기

O2O 공유경제 대표 플랫폼 '모바이크'와 '오포'가 바꾼 중국의 라이프 스타일

등록 2017.04.24 12:34수정 2017.04.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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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 날씨 탓인지, 베이징에서 공유 경제 자전거 모바이크(Mobike)와 오포(OfO)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본래 공유 자전거의 목적이었던 대중 교통의 부분적 대체와 친환경 운동 실천이라는 명목을 뛰어 넘어, 주말이면 중국인들의 야외 레저 수단으로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스웨덴 DIY 가구 이케아(IKEA)의 브랜드 전략처럼 두 대표 자전거 플랫폼이 이미 중국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안으로 깊이 들어 와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중국 베이징에서 근무하고 있는 필자는 작심하고 일주일 정도 모바이크를 이용해보고 그 변화를 옮기게 되었다.

변화 1. 출, 퇴근 자연스럽게 지하철로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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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퇴근 풍경 중국 베이징은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다. ⓒ 손호진


평소 아파트에서 지하철까지 접근성이 떨어져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했는데, 확실히 공유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었다.

집 출발 시간은 변함 없이 오전 6시 30분으로 했다. 평소 자동차로 출퇴근할 때 교통 체증 시간을 피하기 위해 생긴 나름 좋은 습관은 지키기로 했다. 예전 같으면, 아파트 입구에서 중국판 우버(Uber) 띠띠따처(滴滴打车)를 불렀을 것이다.

이때 근처에 택시가 없을 경우 평균 약 5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택시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 입구에서 모바이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바로 모바이크의 잠금 장치를 해제하고 걸어서 약 20여분 거리의 지하철 역까지 이동하는 데 5분 정도가 걸렸다. 택시 기다리는 시간에 지하철 역에 도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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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이크 첫 화면 구성 앱(App)을 실행 시키면, 자신 주변의 자전거 위치가 표시 된다. ⓒ 손호진


모바이크 앱(App)을 누르면 GPS를 활용한 LBS(Location Based Service)가 실행되고, 근처에 있는 자전거들을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근처에 모바이크가 많다는 것은 그 전날 많은 사람들이 이 자전거를 이용해 집으로 돌아왔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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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이크 잠금 해제 소개 자전거에 부착 된 QR 스캔을 통해 간편하게 잠금을 해제 할 수 있다. ⓒ 손호진


이용하려는 자전거에는 총 3개의 QR 마크가 부착되어 있다. 'QR스캔 잠금 해제' 버튼을 누르면 QR을 스캐닝 할 수 있는 카메라가 활성화된다. QR 스캐닝에는 실제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이후 4G 통신을 통해 원격으로 자전거의 잠금을 해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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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 해제 화면 모바이크 잠금 해제 화면 ⓒ 손호진


변화 2. 환경 운동 참여에 대한 관심 증가


모바이크 이용 2일째가 되면서 두 번째 변화가 생겼다. 친환경 운동에 관심이 증가한 것이다. 평소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참여 방법을 잘 모르고 무엇보다 참여 후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행동의 지속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모바이크를 이용하면, 자전거 주행거리, 개인 열량 소모, 마지막으로 저탄소 감소량을 수치화 해서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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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량과 탄소배출 감소량 수치 자전거 이용으로 소모한 칼로리량과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수치화하여 개인적인 만족감과 보람을 느끼게 해줬다. ⓒ 손호진


서비스가 종료될 때마다, 운동 칼로리와 내가 절감한 탄소 배출 양을 수치화 해 친환경 활동에 참여했다는 심리적 보상과 함께 다음에도 참여해야겠다는 동기를 얻게 된다. 이 때문인지 3일째가 넘어 갈 무렵 목적지 역보다 한 두 정거장 전에 내려 모바이크를 타고 집에 오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변화 3. 주말 레저 활동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용 6일째 토요일 출근은 하지 않지만, 아침을 간단히 먹고 가족들과 자전거를 타고 근처 공원으로 가기로 했다. 평소에는 택시를 타고 근처 쇼핑몰로 가서 점심 외식을 하거나, 할인점에 가서 장을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엔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근처 공원이나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가벼운 자전거 여행을 즐기게 됐다.

자전거를 타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활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걷기와 차 타기가 애매한 거리의 음식점과 유원지가 생활권으로 들어 오면서 소비의 변화도 생겼다. 특히 편의점이나 할인점뿐만 아니라, 중국 재래 시장까지 구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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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자녀들과 공유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 사람들의 야외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 손호진


사진은 아들과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모바이크 앞에는 장바구니가 부착되어 있어 간단한 장보기를 가능하게 했다. 퇴근 길에 할인점이나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 비율이 늘어 났고, 그로 인해 편의점 이용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인스턴트 식품을 평소보다 덜 접하게 되는 효과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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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부착은 신의 한수 장바구니가 부착 되어 있어 퇴근 길 장보기 후 귀가를 수월하게 했다. ⓒ 손호진


체험을 마무리하며

일주일 정도 모바이크를 이용하면서 신체는 물론 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앞서 소개한 대로 가장 큰 변화는 출퇴근의 변화이다. 과거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하루에 만보 걷기가 쉽지 않았는데, 최근 지하철과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웬만해서는 만보 이상 걷게 되었다.

또한 친환경에 대한 관심 역시 놓칠 수 없는 변화였다. 탄소 배출에 대한 효과를 수치화 함으로써 활동에 대한 보상을 즉각 받는 기분이었다. 이로써 멀게만 느껴졌던 환경 운동이 꽤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생활의 여유이다. 주말에 집과 쇼핑몰을 오고 갔다면 지금은 공원이나 자전거 도로 하이킹을 하며 사람 사는 모습을 보는 낙이 생겼다.

물론 베이징의 심각한 공기 오염과 무질서한 교통 문화, 자전거 이용 에티켓 미성숙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숙제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이 문제들 역시 곧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실마리를 찾으리라 생각된다.
덧붙이는 글 HS Ad 사내 사보에 기고 된 글입니다.
#중국 #베이징 #공유경제 #모바이크 #O2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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