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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수 춘추전국시대 종료, 최정의 독재를 막아라

17.07.06 10:23최종업데이트17.07.0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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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주요 3루수 WAR 순위 ⓒ 청춘스포츠 박윤규


지난 시즌 각 포지션 별 1~10위까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의 합이 가장 높은 포지션은 어디였을까. 먼저 포수가 17로 꼴찌를 차지했고, 중견수, 유격수가 뒤를 이은 가운데, 가장 높은 WAR을 기록한 포지션은 바로 3루수였다(37.01, 2위 우익수32.3). 홈런왕 최정이 5.82로 1위를, 20-20을 달성한 황재균이 2위(5.55)를 차지했으며, 히메네즈, 박석민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그 뒤를 추격했다. 9위인 허경민 조차 1.91로, 이 숫자를 포수로 기록했다면 4위에 해당한다. 그만큼 작년의 3루수 포지션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였다고 할 수있다.

하지만 올해는 판도가 확 바뀌었다. 벌써 시즌의 절반이 지났음에도 최정의 독주 체제를 무너뜨릴 경쟁자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현재 29개의 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는 최정은 벌써 4.16의 WAR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고 있다. 어렵겠지만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시즌 종료 후 7.48을 기록하게 된다. 현재 1위 최정의 WAR이 2, 3, 4위 선수들의 합보다 더 높을 정도다.

작년 그를 맹추격하던 3루수들은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황재균을 빼면, 그 다음 순위들의 타격 성적 하락이 눈에 띈다. 먼저 히메네즈는 부진과 부상으로 퇴출설이 돌고 있다. 박석민 역시 시즌 초반 믿기 힘든 부진을 겪다가 6월부터 살아나고 있어 아직까지는 시즌 성적이 썩 좋지 않다. 이범호도 지난 시즌 대비 OPS가 0.1 이상 떨어지며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3~5위를 차지한 이들은 현재 각각 6, 5, 4위로 살짝 내려앉았다.

이틈을 타 작년 6위와 7위였던 김민성과 송광민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상위권의 타격 침체를 틈타 자기 페이스를 유지한 것이 첫 번째 요소이며, 경기 출장을 비교적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 역시 경쟁우위요소이다. 최정 이외 상위권 3루수들의 OPS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기에 더 많이 나온 김민성과 송광민이 앞서나간 것이다. 실제 타석 수 역시 최정, 김민성,송광민 순으로 WAR 순위와 일치한다. 그러나 2, 3위라고 해도 1위와의 격차가 상당히 크고 오히려 하위권과의 격차는 좁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변수는 시간이다. 최정의 페이스가 매우 좋지만, 오히려 자신의 평균 커리어보다 너무도 성적이 좋아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또 '마그넷정'이라는 별명답게 올해 역시 많은 사구(死球)를 기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박석민 역시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본인의 커리어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5월이 다 끝나도록 2할이 채 되지 않던 타율이 어느덧 2할 5푼대까지 올라왔다. 직접적인 참고는 불가능하겠지만, 작년 역시 5월까지 OPS가 0.814였으나 8월이 끝나자 0.986까지 끌어올린 전례가 있으며, 커리어 전체로 봐도 여름에 맹타를 휘두르는 유형의 타자였다. 역대급 성적을 내고 있는 최정을 추월하기는 어렵겠지만, 2위 탈환에 도전하기에는 문제가 없다. 이범호와 히메네즈 역시 이미 검증된 3루수로, 언제 부활해도 이상할 게 없는 선수들이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여름, 3루수들의 춘추전국시대는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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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박윤규기자
최정 KBO 야구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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