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전 합참의장권우성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아들을 통해 무기중개상으로부터 2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던 최윤희(64) 전 합참의장에게 항소심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수긍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3부(조영철 부장판사)는 13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의장에게 징역 1년 및 벌금 4천만 원, 추징금 500만 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돈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된 무기중개업체 S사 함모 대표와 함씨의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모 전 국방과학연구소장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 함씨는 징역 2년 및 추징금 1천500만 원, 정 전 소장은 징역 3년 및 벌금 6천만 원, 추징금 7천200여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최 전 의장이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해상작전 헬기 와일드캣(AW-159) 시험평가 보고서 중 일부가 허위로 작성된 부분이 있다고 봤다. 다만 이 과정에 최 전 의장이 개입하거나 알고도 묵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최 전 의장이 와일드캣 도입 사업을 중개했던 함씨와 유착 관계를 맺고 부하에게 "문제없이 시험평가 서류를 통과시키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판단했지만, 1·2심 모두 이 부분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실물평가를 거치지 않고 평가 항목에 '충족' 또는 '적합'으로 기재했다고 해서 허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구매 단계였던 점을 고려하면 완성된 무기가 존재한다는 전제에서 평가한 것이 아니고, 실물평가를 못 했다는 이유만으로 '미달'이나 '부적합'으로 기재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1심이 유죄로 본 뇌물수수 혐의도 항소심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 전 의장 아들이 함씨로부터 2천만 원을 받은 점을 인정했지만, 최 전 의장이 이를 미리 알았다거나 청탁의 대가였다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아들이 받은 돈이 사업 투자금이었다고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의장 아들은 사업비 명목으로 2억원가량을 함씨로부터 지원받기로 약속하고 2014년 9월 2천만원을 받았다.
정 전 소장도 아들을 통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으나 항소심에서 판단이 달라졌다. 아들이 돈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피고인이 분명 잘못 처신한 부분이 있고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지만, 범죄로 인정할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판결에 수긍할 수 없다며 대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1심 재판부가 오랜 재판 끝에 유죄 선고한 사안에 대해서 별다른 사정 변경 없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이 금품을 받았고 수수 전후 함씨가 합참의장 공관을 방문한 사실을 재판부가 인정하면서도 무죄를 선고한 것은 합리적인 근거를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와일드캣은 대함정·대잠수함 작전능력을 강화한 해군의 최신형 헬기로 2013년 최종 선정됐다.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잠수함 대응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했으나 선정 과정에서 비리 정황이 드러나 사업에 관여한 이들이 수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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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 1심 실형 최윤희 전 합참의장, 항소심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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