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민정비서관실 자료 언제, 어떻게 발견됐나

민정비서관실 중 현 정부가 쓰지 않던 공간서 발견

등록 2017.07.14 19:53수정 2017.07.1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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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박경준 기자) 청와대가 14일 공개한 박근혜 정부 민정비서관실 자료는 전임 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민정비서관실로 사용 중인 사무실 안에서 지난 3일 발견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이 공간을 민정 부문과 사정 부문으로 나눠 사용했는데, 새 정부 들어서는 전체 사무공간 중에서 민정 부문이 쓰던 쪽만 사용하고 있었다.

자료가 발견된 곳은 박 전 대통령 시절 사정 부문이 쓰던 공간에 있는 캐비닛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는 사용하지 않아 자료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민정비서실 인원이 보강돼 공간을 재배치하던 중에 캐비닛을 정리하다가 자료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해당 자료들이 어떻게 캐비닛에 남아 있는지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았지만, 조기 대선이 치러져 제대로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은 혼란한 상황 속에서 전임자들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는 대선 직후인 지난 5월 '전임 정부로부터 국정 운영에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넘겨받지 못했다'며 '청와대 컴퓨터를 확인한 결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임자들이 컴퓨터 내부의 자료들은 정리했지만 문서 형태의 자료들은 경황이 없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일각의 해석이다.


청와대는 이 자료들에 '비밀' 표기가 되어있지 않아서 대통령 지정 기록물은 아니라고 판단한 뒤 해당 자료들이 대통령 기록물에 해당하는지 알아보고자 내용을 살펴봤다.

회의 문건과 검토 자료 등 총 300종에 육박하는 이 문건들은 대부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에 있을 때 생산됐다.

박 대변인은 발견된 자료 중에는 2014년 6월 11일부터 2015년 6월 24일 사이의 수석비서관회의 자료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 12일에 민정비서관으로 내정됐고 이듬해 1월 23일부터는 민정수석으로 일해 왔다.

이 때문에 정부·여당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로 지목해 온 우 전 수석의 개입 여부가 이번에 발견된 문건들을 통해 사실로 확인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 지침과 삼성그룹 경영권승계 지원 방안 등의 내용을 담은 문건은 우 전 수석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하는 대가로 삼성그룹의 경영권승계를 조직적으로 지원한 정황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메모 중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무죄 판결을 내린 판사를 '간첩에 대해 관대한 판사'로 지칭하면서 '특별형사법 입법'을 거론한 대목도 눈에 띈다.

이는 이른바 청와대가 이른바 '종북몰이'를 위해 법원을 사찰했다는 의혹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번에 발견된 문건들이 '최순실 특검' 팀이 민정수석실을 압수수색해서 확보하려다 전임자들의 저항으로 확보하지 못한 자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이 자료들의 사본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이 해당 문건을 조사한 뒤 나오는 결과에 따라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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