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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짐머의 음악, <덩케르크> <다크나이크>가 다 아니다

영화음악 거장 한스 짐머, 그의 음악이 담긴 8090 영화들

17.08.05 18:05최종업데이트17.08.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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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가 한스 짐머 ⓒ 한스 짐머 공식 페이스북


어느 영화팬은 이런 글을 SNS에 올린 적이 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영화가 있다. 하나는 한스 짐머가 음악을 맡은 영화, 다른 하나는 그가 맡지 않은 영화"라고.

비록 다소 과장된 표현이지만 1988년 이래 한스 짐머는 숱한 할리우드 대작들을 담당하면서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영화음악가로 언급되어 오고 있다.

요즘의 관객들에겐 최근작 <덩케르크>를 비롯한 <다크 나이트> 3부작 등 크리스토퍼 놀란의 주요 영화, 그리고 조니 뎁 주연 <캐리비안의 해적> 등으로 알려져 있고 조금 연배가 있는 분들에겐 <더 록>, <크림슨 타이드>, <글래디에이터> 등 박진감 있는 소리를 담아낸 음악들이 깊은 인상을 심어 준 바 있다.

실제 한스 짐머가 작업을 맡은 작품은 엄청난 제작 규모를 자랑하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소박하면서도 정감 어린 드라마, 코미디물의 존재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영화팬들에겐 살짝 기억의 한 구석에 놓여 있는 한스 짐머의 과거 1980~90년대 수작들을 다시 한번 찾아봤다. 오는 10월 내한공연도 예정된 그의 음악에는 <다크 나이트> <캐리비안의 해적>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레인맨> (1988년, 배리 레빈슨 감독)

영화 <레인맨> 사운드트랙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주로 영국을 무대로 활동하던 한스 짐머가 처음 담당한 미국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가 <레인맨>이었다.

더스틴 호프먼의 자폐증 연기, 청춘 스타 톰 크루즈의 변신 등이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로 한스 짐머는 곧장 아카데미상 후보 (Best Original Score)에 오르며 실력파 신예 작곡가로 급부상하기 시작한다.

OST 음반에선 보컬 그룹 벨 스타스의 1982년작 `Iko Iko`가 지각 히트를 기록한 바 있으며 메인 테마격에 해당되는 `Las Vegas/End Credits` 접속곡은 요즘 한스의 음악에선 좀처럼 접하기 힘든 1980년대식 뉴웨이브 팝 형식의 연주곡으로 주목받았다

<분노의 역류> (1991년. 론 하워드 감독)

영화 <분노의 역류> 사운드트랙 ⓒ 워너뮤직코리아


연쇄 방화를 진압하기 위한 소방관들의 사투, 그 과정에서 숨겨진 의혹 파헤치는 형제(커트 러셀, 윌리엄 볼드윈)들의 분투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1991년작.

론 하워드 감독과는 <다빈치 코드> <프로스트/닉슨> <딜레마> <러쉬 : 더 라이벌> <인페르노> 등 6편 이상을 협업할 정도로 두터운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1980년대 인기 록 그룹 브루스 혼스비 앤 더 레인지의 숨은 명곡 `Set Me In Motion`, `Show Goes On`을 제외하면 모두 한스 짐머의 스코어로 OST가 채워졌다.

오프닝 트랙에 해당되는 `Fighting 17th`, 영화의 마지막 장례식 장면을 뒤덮었던 `Show Me Your Firetruck`는 극중 명대사 "네가 가면 나도 간다 (You Go We Go)"와 더불어 언제나 코끝 찡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들만의 리그> (1992년. 페니 마샬 감독)

영화 <그들만의 리그> 사운드트랙 ⓒ 소니뮤직코리아


여류 감독 페니 마샬은 할리우드에서도 보기 드문 남매 감독으로 유명세를 얻은 인물이다. 오빠 게리 마샬은 <귀여운 여인> <런어웨이 브라이드> <프린세스 다이어리> 등 로맨틱 코미디물로 성공을 거뒀고, 페니 역시 코믹한 분위기의 작품들로 1990년대를 풍미한 바 있다.

<그들만의 리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시적으로 존재했던 미국 여자 프로야구 리그의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영화다. 제작 당시 한창 전성기를 누리던 지나 데이비스, 팝가수 마돈나, 로지 오도넬, 그리고 톰 행크스 등이 출연해 눈물과 웃음이 한데 어울어진 멋진 작품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한스와는 이후 중년 가장의 미군 입대기를 그린 코미디 <르네상스맨> <라이딩 위드 보이스> 등 여러 작품에서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빌리 조엘, 아트 가펑클, 맨하탄 트랜스퍼, 제임스 테일러 등 1970~1980년대 인기 가수들이 대거 참여한 사운드트랙은 옛 재즈 스탠다드 고전의 리메이크가 한 축을 이룬다.

그리고 한스 짐머가 맡은 1930-40년대풍 빅밴드 재즈 연주곡 `Life Goes On`, 극의 절정부에 해당되는 리그 결승전 정면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Final Game`이 또 다른 중심을 담당해줬다. 기존 한스 짐머 스타일과는 판이하게 다른 장르지만 큰 어색함 없이 잘 소화해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1997년. 제임스 L. 브룩스 감독)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사운드트랙 ⓒ 소니뮤직코리아


명배우 잭 니콜슨의 재발견이라고 불러도 좋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브로드캐스트 뉴스> <애정의 조건>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제임스 L. 브룩스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다.

한동안 "잘 지은 우리말 영화 제목"으로도 많이 언급될 만큼 IMF 직후 국내 영화팬들에겐 나름의 향수를 안겨줬던 추억의 작품이기도 하다.

한스 짐머가 담당한 동명의 연주곡 `As Good As It Gets` 외에도 냇 킹 콜의 고전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 숀 콜빈의 정감 어린 포크 송 `Climb On` 등 매력적인 보컬 곡들도 영화 속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자신의 녹음실에서 작업 중인 한스 짐머. ⓒ 한스 짐머 공식 페이스북


[한스 짐머 주요 작품]

배리 레빈슨 <레인맨>, <토이즈>,<에버레스팅 피스>
리들리 스콧 <블랙 레인>, <델마와 루이스>, <글래디에이터>,  <블랙 호크 다운>, <한니발>, <매치스틱 맨>
토니 스콧 <폭풍의 질주>, 존 바담 <전선 위의 참새>, 오우삼 <브로큰 애로우>, <미션 임파서블 2>
마이클 베이 <더 록>, <진주만>,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트랜스포머 : 소멸의 시대>
크리스토퍼 놀란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잭 스나이더 <맨 오브 스틸>, <배트맨 대 슈퍼맨>
론 하워드 <분노의 역류>, <다빈치 코드>, <프로스트/닉슨>, <딜레마>, <러쉬 : 더 라이벌>, <인페르노>
마이크 니콜스 <헨리 이야기>, 가이 리치 <셜록 홈즈> 시리즈
제임스 L 브룩스 <아일 두 애니씽>,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스팽글리쉬>, <에브리씽 유브 갓>
페니 마샬 <그들만의 리그>. <르네상스맨>, <프리쳐스 와이프>, <라이딩 위드 보이스>,
낸시 마이어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로맨틱 홀리데이>
고어 버빈스키 <캐리비안의 해적>, <웨더맨>, <랭고>, <론 레인저>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킹>, <샤크 테일>,  <마다가스카>, <월레스와 그로밋>, <로드 투 엘도라도> 등 다수

[아카데미상 수상작] <라이온킹> Best Original Score 부문
[골든글로브 수상작] <라이온킹> Best Original Score, <글래디에이터> Best Original Score
[그래미상 수상작] <라이온킹> Best Musical Album For Children
`Circle of Life` Best Instrumental Arrangement with Accompanying Vocals
<다크 나이트> Best Score Soundtrack Album
[BAFTA 수상작] <델마와 루이스>, <라이온킹>, <글래디에이터>, <다크나이트>, <인셉션>, <노예 12년>, <인터스텔라>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한스 짐머 영하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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