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벗 여수 YMCA 이상훈 총장님. 역사는 현장에 있는 분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최민경
"투표, 종이 한 장의 힘"청소년들에게도 벗이 있습니다. 친구처럼 우리를 다독여 주시는 선생님들이 '학교 안 벗'이라면, 우리가 찾아간 이상훈 여수YMCA 사무총장님 같은 분은 '학교 밖 벗'입니다. YMCA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수련관 관장으로 일하면서 오래 전부터 청소년들의 벗이 된 분이죠.
-2018년 6월 13일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며 교육감을 뽑는 날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고등학생에게도 투표권을 주자는 운동을 하고 계시던데, 왜죠?"우리나라에서 만 18세가 되면 주민등록증이 나옵니다. 운전면허증도 시험을 보면 발급받을 수 있지요. 그리고 취직도 할 수 있어요. 취직하면 세금도 내야 하고. 또 18살부터 군대도 갈 수 있어요. 그러니까 병역의 의무, 납세의 의무, 노동의 의무, 이런 것들은 다 주면서 대표자를 뽑을 수 있는 권리인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요. 16세부터 선거권을 주는 나라도 있는데 최소한 18세부터는 투표권을 줘야 되지 않나 생각해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 OECD 35개 회원국 중 한국을 제외한 34개국이 18세 이하에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4개국 대부분이 토론이나 에세이, 철학, 역사 등의 교육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하십니까? "OECD 35개 나라 중에서 18세에 선거권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죠. 하지만 UN에 가입한 나라가 232개인데, 그 중에서 92.7%인 215개 나라에서도 전부 18세 투표권을 주고 있어요. 그 나라들이 우리 청소년들보다 사고력이 뛰어나서 선거권을 주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92.7%에 해당하는 그런 나라에도 포함되지 못한다고 생각하세요? 아닙니다. 촛불시위를 하면서 직접 목격하였는데,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정치의식은 매우 성숙되어 있습니다."
- 촛불 시위를 거치면서 '청소년들도 충분히 투표권을 가질 수 있다'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셨나요?"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수입 쇠고기 반대 촛불 때도 그랬고, 지난 겨울 야간자율학습을 제치고 길거리에 나와 함께 촛불을 들었을 때도 그랬고, 청소년들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세월호에 갇혀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다짐으로 보였지요. 그런 점에서도 여러분들은 얼마든지 투표할 수 있고, 국민의 대표자를 선택할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투표, 종이 한 장의 힘>(김성호)을 읽었습니다. 미국은 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 투표를 가르치기 시작하고, 대선을 앞두고 초등학교에서는 모의 선거(Mock Election)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투표, 그게 그렇게 힘이 있습니까?"왜 학교가 그렇게 바뀌지 않을까요? 그것은 학생들에게 투표, 그 '종이 한 장'이 없어서입니다.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살기 때문에, 표가 없는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등한시한 거예요. 우리 지역의 여러 가지 복지 문제가 있는데 그 중에 노인 문제나 여성 문제, 장애인 문제는 아주 빠르게 좋아지고 있어요. 우리 시만 해도 30% 가까운 예산을 복지에 쓰고 있거든요. 노인들도 그렇고 장애인들도 그렇고 여성들도 그렇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지만 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정치인들은 표를 가진 그분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죠. 그런데 청소년들이 뭘 요구하면, 속된말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공부나 하지' 그러잖아요."
- 우리 청소년들이 정말 제대로 된 선거, 할 수 있을까요?"YMCA에서는 지난 5월 대통령선거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모의투표를 해 봤습니다. 전국의 YMCA에서 전국의 청소년들한테 인터넷 투표에 대한 홍보를 하고 5월 9일 대통령 선거 당일 날, 오프라인 기표소를 설치했어요. 그래서 청소년이 직접 대통령 후보 9명이 기재된 투표용지에 투표를 했어요. 또 당선된 후보자에게는 당선증을 드리기로 사전에 약속했지요. 결과는 문재인 후보가 1등, 그리고 2등이 심상정 후보였어요. 실제 투표에서는 2등이 홍준표 후보, 3등이 안철수 후보였는데, 청소년 투표에서는 홍준표 후보는 꼴등했어요.(웃음) 우리가 투표 결과를 신문으로 발표했고 실제로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를 만나서 당선증도 전달했어요. 이게 대한민국 청소년들입니다."
- 내년 선거에서 고등학생들도 교육감 선거에는 정말, 참여하고 싶어하는데요?"교육감은 지역 교육정책의 수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교육과 가장 관련 있는 사람이 투표를 해야죠. 교육과 관련이 있는 학생들은 제쳐놓고 어른들만이 투표해서 선출된 교육감이 정책을 집행하여 학생들에게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요. 초등학생부터는 무리일지 몰라도 중학생들부터는 교육감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요. 교육감 후보자들이 학교 급식, 학교 교복, 청소년 아르바이트 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보고 판단을 직접 해야죠. 역사적으로 일제강점기의 광주학생운동은 물론, 당시 18세 학생이었던 3.1운동의 유관순 열사를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 스스로가 어리고 약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해요."
-마지막으로, 청소년 투표권은 ○○이라고 한다면, 무슨 단어로 채우고 싶으세요?"청소년 투표권은 '문상'이다.(웃음) 여러분들, '문화상품권'이 만능이잖아요. 그걸로 책도 살 수 있고, 게임도 할 수 있고, 영화도 볼 수 있고, 여러분이 좋아하는 일은 다 할 수 있어요. 저는 투표권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투표권은 여러분이 더 많은 것을 누리게 해 주고, 바른 생각을 키우게 해 주고,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청소년 투표권은 문상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길거리 인터뷰 ‘고등학생에게 선거권을?’, 아직 너무 어리다고 반대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많은 분들이 교육감 선거권은 학생들에게도 주어져야 한다며 우리를 격려해 주셨어요.
황규선
그런데 시민들의 의견이 궁금했어요. 그래서 여수 해양공원 일대에서 '고등학생이 교육감 선거 투표권을 갖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게릴라 투표와 길거리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물론 걱정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청소년과 어른들은 후보자를 보는 관점이 달라요. 청소년들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할 경우가 많은데, 교육감은 학생들이 보는 것보다는 더 넓게 봐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거권을 주는 것은 무리인 것 같아요"나 "나이가 아직 어려서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등의 의견을 피력하는 분도 계셨거든요.
하지만 "교육감과 청소년들은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교육감 선거에 학생들은 반드시 참여해야 해요.", "고등학생들이 최근에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보여서 교육감 정도는 충분히 학생들이 판단하여 투표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학생이면 모르겠지만 고등학생은 판단하기에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니지"라며 우리를 북돋아 주셨어요.
찬반 의견에서도 100명 중에 87명이 찬성해 주셨고요. 그리고 시민 중에 어떤 분은, "그게 그렇게 겁날까?" 하고 우리 손을 꼭 붙잡고 격려까지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얻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우리나라 어른들에게, 간곡하게, 묻습니다.
"그게 그렇게 겁납니까?"

▲‘18세에 교육감 선거권을 달라’ 18세면 결혼도 할 수 있고, 운전면허도 딸 수 있고, 군대도 갈 수 있는데, 투표만은 안 된다고요? 이러시면 안 되죠.
김동휘
(기사 작성 : 〈젊은기자들 7기 정치팀〉 신수진, 김동휘, 최민경, 황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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