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사자는 공연에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음악에 맞춰 조련사와 춤을 추지만 이 춤의 의미를 바다사자는 이해하지 못한다.
전채은
쇼를 하는 업체는 항상 동물들에게 먹이를 통한 긍정적 방식의 훈련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긍정적 방식의 훈련이라는 목적을 왜곡하는 주장이다. 동물원과 수족관에서 코끼리나 돌고래, 사자 등 인간이 다가서기 위험한 동물의 경우 치료를 위해 매번 마취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먹이를 통한 훈련을 실시하기도 한다.
코끼리의 발과 돌고래의 이빨은 민감한 부위라 자주 수의사의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치료를 위한 훈련이지 묘기를 따라하기 위한 훈련이 아니다. 동물이 원하지 않을 때는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사육사와 동물의 충분히 자연스러운 교감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쇼와 공연을 다르다. 공연시간이 정해져 있고 공연을 통해 업체가 돈을 버는 것이다. 동물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돌고래쇼일 것이다. 돌고래는 자의식이 발달한 동물이라는 현대 과학의 성과가 있다. 그간 돌고래를 둘러싼 여러 논란 때문에 현재 돌고래를 전시하고 있는 여러 기관에서는 기존의 오락적 쇼에서 생태설명회의 이름으로 조금씩 전환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오락적 체험과 쇼를 하는 곳 역시 존재한다.
가장 위험한 두 가지 프로그램은 돌고래 체험과 돌고래 쇼이다. 한 돌고래 체험관의 경우 아이의 손이 돌고래의 입에 그대로 닿는 체험을 하고 있고, 한 돌고래 쇼장의 경우 사육사와 돌고래가 수조 안에서 헤엄치는 프로그램이 있다.
관람객과 사육사의 사고에 대한 자료가 공개된 적은 없으나 관람객과 사육사 모두에게 위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동물쇼나 체험프로그램에 동원되는 동물들 대부분 고등동물이다. 그것은 사육사의 지시를 잘 따르는 영리한 동물이기에 가능하지만 딜레마 역시 있다. 몸이 서로 붙을수록 교감은 더 잘되지만 동물에 의해 다칠 확률도 높아진다. 일반인도 사육사도 위험한 프로그램인 것이다.
쇼가 끝나면 관람객들 앞에 돌고래가 선다. 사육사가 뭔가를 시키는 것이 보였다. 사육사의 지시에 따라 돌고래가 메롱하는 표현을 했다. 사람들이 까르르 웃었다. 돌고래는 메롱의 의미를 모른다. 돌고래가 사람들 앞에서 놀림감이 되는 것이다.
돌고래라는 동물의 아름다움과 돌고래가 사는 해양 생태계의 파괴에 대한 교육적 효과를 전달하고 싶다면 이는 매우 비교육적이다. 돌고래를 오락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돌고래들은 관람객들을 한꺼번에 만나게 되고 이 때 관람객들은 사진을 찍는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 사진이 찍히는 것 모두를 돌고래들은 의식한다.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 쇼가 끝난 후 돌고래가 관람객 앞에 섰다. 갑자기 낯선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 그리고 사진에 찍히는 것 모두 스트레스를 준다.
전채은
기존의 동물원 중 해양관이 부실한 것도 이와 관련될 것이다. 에버랜드 동물원이나 서울동물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해양관에 대한 투자가 미비한 측면이 옅보인다. 동물원 수족관 모두 전문적 기관으로 발전하려면 모든 동물을 보유하려는 욕심을 접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동물원이 그 역할을 포기한다고 해서 새로 지속적으로 건립되고 있는 수족관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지는 미지수다.
외국 사례-'수족관의 임무는 해양생태계 보전이다'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뉴 잉글랜드 아쿠아리움(New England Aquarium)의 경우 바다생물의 생태서식지를 재현하고 그 곳에 살고 있는 생물을 보여주는 것 이상의 전시를 지향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 유역 강의 담수 서식지에 살고 있는 피라냐 아나콘다를 전시하되 그 지역의 서식지를 자연과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할 뿐 아니라 그 지역의 생물을 왜 보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수족관 곳곳에 왜 우리가 바다생물과 해양생태계를 보전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메시지는 무수히 많다. 뉴 잉글랜드 해양서식지 보전을 위해서 그 지역의 도요 물떼새를 비롯한 조류와 랍스타, 낙지 등 무척추 동물도 전시하는데 이 전시는 결국 해양생태계 보전의 이유를 강조하는 교육과 연결된다. 수족관 자체가 생태계 보전의 교육장이 된 것이다.

▲ 수족관 동물복지는 생태계 보전의 노력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현실적으로 하느냐이다.
전채은
이곳의 보전 노력은 고래관광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 수족관은 고래를 가둬 보여주지 않는다. 관람객들은 크루즈를 타고 보스턴에서 동쪽으로 30 킬로미터 떨어진 국립 해양 보호 구역 (National Strictwagen Bank National Marine Sanctuary) 이라는 장소로 이동한다.
한 시간 이상 크루즈를 타고 나가 고래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관람객들은 고래가 숨을 쉬러 나오는 잠깐의 순간에 경탄을 보낸다. 가두지 않고 기다리면서 보는 아름다움. 애써 많은 것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자연을 그대로 배운 느낌이다. 수족관이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고 시민들에게 올바른 보전의 노력을 보여주는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려면 자연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야 하지 않을까.

▲ 고래를 소유하지 않고 해양생태계를 잘 보호하는 것. 그것이 수족관의 임무이다.
전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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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를 졸업한 수의학 박사이며, 동물을 위한 행동 Action for Animals(http://www.actionforanimals.or.kr)을 설립하였습니다. 동물을 위한 행동은 산업적으로 이용되는 감금된 동물(captive animals)의 복지를 위한 국내 최초의 전문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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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에 웬 재규어가... 한국 수족관은 변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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