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선 박사모 전 성남지부장의 부고에 대한 단상

친동생 이재명 시장과 결국 화해 못해... 보수 메신저 자처하기도

등록 2017.11.03 18:26수정 2017.11.0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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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씨 셋째형인 공인회계사 이재선씨는 지난해부터 박사모 성남지부장으로 활동해 관심을 모았다. ⓒ 이재선


지난 2일 한 통의 부고가 날아들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성남지부장을 지낸 이재선씨가 이날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이재선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의 친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재명 시장의 친형이 박사모 지부장이 됐다는 소식에 10여년간 박사모를 취재해온 기자는 박사모를 통해 이재선씨의 연락처를 알아낸 후 그에게 연락했다.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이재선씨가 진보적 정치인의 아이콘격인 친동생과 달리 보수단체 간부가 됐다는 사실은 세간의 뉴스가 됐고 이에 기자도 취재에 나선 것이다.

2017년 3월 이재선 박사모 성남지부장이 SNS에 올린 황교안 대선 후보 관련 글. 그는 11월 2일 사망했다 ⓒ 박석철


지난해 11월 30일 박사모는 "회칙에 의하여 주어진 권한으로 이재선 공인회계사님(닉네임: 책읽기)을 대한민국 박사모 성남지부장으로 영입, 추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러나 세상이 발칵 뒤집혀 있을 즈음이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이 3차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지만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이재명 시장의 친형이 박사모 지부장이 됐다는 소식에 세간에서는 '유명 진보 정치인의 친형을 영입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미지 회복에 이용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선씨는 자신이 스스로 원해서 박사모 지부장이 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와 뜻이 잘 맞는 페이스북 친구들은 보수 우익이 많으며 박사모 가입도 결국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쪽을 택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동생 이재명 시장과의 불화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동생이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뜻이 맞지 않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후 이재선씨는 보수단체 등을 통해 동생 이재명 시장과의 설전을 이어갔고 이후에도 둘은 쉽사리 화해가 되지 않았다.


이재선씨는 박사모 지부장에 그치지 않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성사된 조기 대선에서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를 대선 후보로 밀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그는 "이번 대선이 황교안 대 문재인의 구도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황대모(황교안 대통령 만들기 모임)까지 조직해 보수진영의 메신저 역을 자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이같은 행보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3월 15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차기 대통령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막을 내렸다.

그는 그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유력할 것 같았던 황교안과 문제인 대결구도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사실 황 대행의 출마는 희망사항이었고, 후보로 나서지 않을 것을 예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이재선씨와의 연락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 그가 동생인 이재명 시장과 화해했다는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의 부고가 전해진 다음날인 3일, 언론에서는 "이재명 시장이 친형의 장례식장에 갔다 가족들의 반대로 되돌아왔다"는 뉴스만 접할 뿐이었다.
#이재명 #이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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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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