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교수는 산성비의 진실을 밝혀 주었다.
김성택
전업농민에겐 부담스러운 그대, 도시농민전업농부인 김규태 마송국화농장 대표는 친구 이야기로 발제를 시작했다.
"제 친구 농부에게 도시농업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친구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도시농업? 그거 취미로 농사지으면서 예산 받는 거 아닌가?'라고요."김규태 대표는 일제강점기부터 미군정을 지나 유신 시대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농촌과 농민들이 수탈당해 온 역사였다고 한탄하였다. 그 수탈의 역사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도시농업이 전업농민들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이야기했다.
"식량자급률 24%시대를 살고 있는 전업농민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한데, 도시농업은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또 가공과 유통을 해야 하는 6차 산업은 전업농민들 입장에서 '농업후퇴정책'이다. 농사만으로는 살 수 없으니 가공과 유통을 하라는 것 아닌가. 더욱이 도시농업의 생산물이 전업농민들을 더 경쟁하게 만들기도 한다."하지만 김 대표는 도시농업에 우려하면서도 기대를 하고 있었다. 직접 농사를 경험한 도시농부들이 전업농민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전업농민들에게 부족한 정치적 영향력을 보완해 줄 수 있다고도 보았다. 지금부터라도 도시농부들이 전업농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전업농민들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뜨끔했다. 도시에서 텃밭 농사를 짓고 있는 내가 깊이 성찰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명을 살리고 좋은 먹거리를 위해 텃밭 농사를 하는데, 누군가의 생명이 고갈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깊이 고려하지 못했다. 내 '의'가 누군가에게는 '무의' 할 수 있음을 실감했다. 김규태 대표의 발제를 들으며 다시 한 번 도농상생, 서로를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진중하게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전업농민 김규태 대표가 농민수탈의 역사를 되새겨 주고 있다.
김성택
소농, 종 다양성과 식량 주권을 지키는 길유일하게 피피티를 준비하지 않은 발제자가 있었다. 바로 김은진 교수(원광대학교 법학대학원)였다. 피피티보다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더 기울여 주기를 부탁했다. 김 교수는 왜 종 다양성이 중요하고, 도시농업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발제했다.
1960년 이후 화학농업과 기업농업이 환경을 파괴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훼손하였다며, 이제는 소농형 농업을 통해 종 다양성과 우리 식량 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정부에서 개헌이 될 경우, 농산물 최저 가격 조례가 제정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 김은진 교수는 소농형 농업이 대안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김성택

▲ 발제자들과 회중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김성택

▲ 발제자들과 회중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김성택
안양에서 대안학교 교사를 하고 있는 박현지(33)씨는 자신은 취미로 농사를 시작해서 지금은 귀농을 생각하고 있다며 소감을 말했다.
"함께 텃밭을 일구는 친구들과 공부를 하며 20년 후에는 농촌인구 80%가 사라진다는 농업현실을 마주했습니다. 그래서 귀농에 대한 마음이 커졌습니다. 통일을 대비해 벼농사를 짓고 싶습니다. 지금의 쌀값과 쌀 소비량을 생각했을 때 막막하기도 하지만 도시농업이 농민들의 생산물 가격 보장에 대해서 같이 고민한다면 우리 사회를 보다 유익하게 할 것입니다."

▲ 박현지(33)씨가 심포지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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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심포지엄이 끝나고 2부 문화행사는 광명시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철산동 문화의 거리에서 열렸다. 전시, 체험, 판매,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자연 순환 변기와 토종씨앗 전시였다.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기초연료는 대소변이다. 그런데 막상 대소변을 모으는 것부터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전시에서 자연 순환 변기를 직접 보니, 자연 순환 변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실현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김은진 교수님의 '종 다양성과 도시농업' 발제를 듣고 나서인지, 종 다양성과 식량 주권에 토대가 되는 토종씨앗들이 참 귀하게 느껴졌다.

▲ 톱밥을 이용한 자연 순환 변기와 토종씨앗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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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뿐만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활동도 있었다. 전통 탈곡 체험과 인절미 만들기, 토종 앉은뱅이밀 화분 만들기 등은 장터를 찾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이날 먹거리는 발효빵과 수제 막걸리, 수수뻥튀기,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생산물들이 있었다.

▲ 학생들이 전통 탈곡 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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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작물로 장터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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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난타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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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생명을 잇는 밀알 되기를…이번 아카데미는 다양한 발제자들과 프로그램으로 다채로웠다. 이 다채로움 속에 통일성도 있었다. 그 통일성은 바로 '농업이 미래의 희망'이라는 것이다. 농업정책 담당자와 교수, 연구원, 농부, 젊은 청년들이 각자 역할은 다르지만 한마음으로 소망했던 것이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생명다움을 누리는 순환 지속가능한 삶이었다.
이번 도시농업 아카데미를 시작으로 도시농업이 취미로 농사지으면서 예산을 받는다는 오명을 벗어던졌으면 좋겠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이제는 도시농업이 착취당해 왔던 자연과 농부들의 한을 달래주는 도농상생의 열매가 되기를, 도시에 사는 시민들이 농업의 가치를 깨닫는 장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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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생명 잇는 한 알의 밀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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