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에서 발견된 중국 물병, 바다는 쓰레기로 몸살 중

[현장] 추도에서 쓰레기 주워 보니... 쓰레기 문제 훨씬 심각

등록 2017.11.11 14:39수정 2017.11.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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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중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페트병. 충남 보령시 오천면 효자도리 추도에서 발견된 것이다.

중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페트병. 충남 보령시 오천면 효자도리 추도에서 발견된 것이다. ⓒ 이재환


a  예산홍성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추도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다.

예산홍성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추도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다. ⓒ 이재환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섬이 아닐까 싶다.

지난 10일 충남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은 보령시 오천면 효자도리 추도를 방문했다. 섬 곳곳에 쌓여 있는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서다. 채 10가구가 되지 않는 이 작은 섬의 고민도 바로 쓰레기이다.

마을 주민들은 바람이 불거나 파도가 강하면 섬 그늘에는 쓰레기 더미들이 물밀 듯이 몰려온다고 전했다. 실제로 섬에는 라면봉지, 페트병, 빈병 등이 쌓여 있다. 모두 바다에서 온 것들이다. 심지어 중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페트병까지 발견되었다.

이와 관련해 백광현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회원은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가서 온 세상을 다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우리나라 쓰레기가 남극에서도 발견된다더니 쓰레기가 해류를 타고 전 세계로 돌아다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한 시간 남짓 쓰레기를 줍다 보니 어느새 쓰레기들이 자루 한 가득 쌓이기 시작했다.

낚시 배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주낙, 낚시대 같은 낚시 용품들도 쓰레기의 주범 중 하나로 보였다. 갯벌에 박혀있는 커피 믹스 봉지와 라면 봉지에는 진흙이 한가득 담겨 있다. 뜯지 않은 캔 커피와 생수병도 발견됐다. 분리수거도 하고, 무게도 줄이기 위해 페트병에 담긴 내용물을 모두 비워 자루에 담았다.

기름통에서 황산 추정 물질 나와 '아찔'

a  기름통에서 황산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나왔다.

기름통에서 황산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나왔다. ⓒ 이재환


그러 던 중, 기름통에서 황산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나오기도 했다. 기자는 물통인 줄 알고 바닥에 내용물을 쏟았다가 큰 사고를 겪을 뻔 했다. 내용물을 무심코 바닥에 쏟자 갑자기 거품이 일고 부글부글 끌어 올랐다.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다급히 화학공학을 전공한 친구에 전화를 걸어 기름통에서 나온 물질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친구는 "반응과 색깔로 추정해 보면 황산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덕분에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인간이 버린 모든 쓰레기가 바다로 집결한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쓰레기 문제가 심각했다. 추도는 바다에서 흘러 온 각종 생활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도주민 A씨는 "쓰레기를 치워도 강풍이 몰아치고 바닷물이 밀려오면 섬은 또다시 쓰레기장으로 변할 것"이라며 "이웃에 있는 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a  쓰레기를 주워 자루에 담았다. 그렇게 모인 쓰레기는 손수레에 가득찼다.

쓰레기를 주워 자루에 담았다. 그렇게 모인 쓰레기는 손수레에 가득찼다. ⓒ 이재환


a  추도섬 쓰레기 줍기에 참여한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회원들.

추도섬 쓰레기 줍기에 참여한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회원들. ⓒ 이재환


#추도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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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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