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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생 샘슨, '저비용 고효율' 투수 될까

[KBO리그] 한화 새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과 계약, 총액 70만 달러

17.11.12 14:04최종업데이트17.11.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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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전원 교체가 유력한 한화가 가장 먼저 만 26세의 젊은 투수를 선택했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8 시즌 함께 할 외국인 선수로 우완 투수 키버스 샘슨과 총액 70만 달러(계약금 30만, 연봉 4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4라운드로 지명됐던 샘슨은 2015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2년 동안 31경기에 등판해 2승7패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한 바 있다.

사실 외국인 선수의 연봉 상한선이 사라진 KBO리그에서 70만 달러는 결코 많은 액수가 아니다. 하지만 올 시즌 이름값을 중시한 외국인 선수 영입이 실패로 돌아간 한화는 명성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외국인 선수 영입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 효과를 노린다. 이는 새로 부임한 한용덕 감독이 추구하는 리빌딩 철학과도 일치한다.

만 26세의 젊은 나이에 빅리그 31경기 출전했던 샘슨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10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거물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영입했다. 두 선수를 영입하면서 투자한 금액은 무려 330만 달러. 2011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출신 오간도와 풀타임 빅리거 11년 차의 비야누에바는 분명 역대 어떤 외국인 투수의 조합보다도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합작 30승을 기대했던 오간도와 비야누에바 콤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역시 부상이 원인이었다. 오간도는 6월 초 복사근 부상으로 두 달 동안 자리를 비웠고 팔꿈치와 새끼손가락 부상에 시달린 비야누에바는 무려 81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오간도가 부상 속에서도 3점대 평균자책점과 10승을 기록했고 비야누에바가 20번의 등판 중 1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음을 고려하면 두 선수의 부상이 한화에게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결국 한화는 오간두와 비야누에바를 통해 '아무리 좋은 선수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330만 달러라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며 깨달았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을야구 진출에 사활을 걸며 비싼 외국인 선수 영입도 마다하지 않았던 한화는 한용덕 감독의 부임과 함께 단계적인 리빌딩을 하는 것으로 팀의 기조를 바꿨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일환으로 새 외국인 투수 샘슨을 영입했다.

1991년생 샘슨은 올해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어떤 선수보다 젊다.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경험이 적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만큼 어깨가 싱싱하고 패기가 넘친다는 뜻도 된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엄청난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지만 빅리그 통산 91.2이닝을 던지면서 84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을 만큼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한다. 마이너 레벨에서는 이닝(748.1이닝)보다 많은 삼진(780개)을 잡아내기도 했다.

한화가 주목한 샘슨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건강'이다. 샘슨은 상위 싱글A에서 활약하던 2011년부터 올해까지 해마다 많게는 141.1이닝(2013년), 적게는 82.2이닝(2015년)을 꾸준히 소화했다. 외국인 투수의 부상에 낭패를 본 한화 입장에서는 샘슨의 건강 여부를 민감하게 볼 수밖에 없다. 샘슨은 올해 두 번이나 팀을 이적하면서 5승5패 5.92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신시내티의 트리플A에서 62.1이닝을 던지며 1.8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다.

물론 젊고 뛰어난 구위를 자랑한다고 해서 샘슨이 완벽한 투수라는 뜻은 아니다. 샘슨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합쳐 프로 데뷔 후 9년 동안 851.1이닝을 던지며 477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결코 뛰어난 제구를 가진 투수는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한화는 샘슨이 2015년의 메릴 켈리(SK 와이번스)나 작년의 마이클 보우덴(두산 베어스)처럼 저비용의 '효자 외국인 투수'가 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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