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토중인 기사 초고들. 이후 오마이뉴스에 송고됐다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굳이 모든 이들이 언론사 기자처럼 혹은 기자를 흉내내며 기사를 쓸 필요는 없다. 각자 자기 인생의 결대로 현재 정황대로 자기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면 된다. 자기가 경험한 그것을 불특정 다수를 향해 진심을 다해 글을 쓰면 그것은 공적 글쓰기가 되고, 누군가에게 정보와 의미를 동시에 전달하는 훌륭한 기사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써진 기사 다섯 편을 검토하는 시간은 문자 그대로 황홀했다. 김훈, 최명희 작가의 글처럼 수려한 것은 아닐지라도, 지극히 평범한 이들의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글이었다. 외형은 소박할지라도 속에서 깊은 울림을 전하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자아도취만은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기사들은 오마이뉴스에 송고됐는데, 그 중 두 편은 버금 등급을 배정받아,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대문에 한 줄 기사로 걸렸다. 한 줄 기사라 비웃지 마시라. 매일 정치, 사회 분야에서 자극적인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전국적 언론인 오마이뉴스에서 이런 평범한 내용의 기사가 한 줄이라도 이름을 올리는 게 쉽지는 않단 말이다.
시간과 공간을 배치하는 울학 수업의 매력사흘 앞둔 '울' 개장식의 준비도 뜨겁게 나눴다. 개장식 순서를 검토하고, 공간 꾸미기 구상안을 확인했다. 이미 섭외된 공연자들의 순서는 어떻게 배치할지, 100명은 족히 넘게 찾아올 개장식 공간 구성은 어떻게 할지.

▲ 아나바다·복합문화예술공간 ‘울’의 개장을 앞두고 공간 배치를 고민하고 있는 울학 수업 구성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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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개장식에서 직접 낭독하고 공간에 인쇄하여 전시할 <혼불>의 구절을 선택했다. 울학 수업의 구성원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에는 소설 <혼불>을 읽기 수업도 함께 하고 있다. <혼불> 6권까지 읽으며 발견했던 주옥같은 문장들. 과연 어떤 문장을 선택할지. 어느 구절을 낭송하고 어느 구절을 전시해 놓을지. 워낙 명문장이 많아 그것을 함께 고르는 데만 해도 시간이 걸렸다. 각자가 구절을 선택하고, 다섯 명이 함께 모여 하나씩 꼼꼼하게 검토했다. 그렇게 준비한 구절들은 '울' 개장식의 심장으로 자리를 잡았다.(관련글: 울에서 울리는 만남의 바람)개장식에 참석했던 이들은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며 낭송되는 구절에 공감했다. 개장 후에도 '울'의 한 쪽 공간에 전시된 구절들은 손님들의 눈길을 한참이나 사로잡고 있다. 열권이나 되는 <혼불> 전집을 당장 읽겠다며 도전하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으니, 이만하면 열풍까지는 아니더라도 <혼불> 바람을 일으켰다고는 할 수 있겠다.

▲ 울학 수업 멤버들은 '울'개장식에서 소설 <혼불>의 구절을 한 구절씩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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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수업에서는 많은 이야기와 결정이 동시에 일어났다. 한 시즌 144 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 장기 레이스처럼, 울학 수업은 이번 학기 끝까지 쉴 새 없이 달려갈 것이다. 한 걸음씩 뚜벅뚜벅 땅을 밟고 걸으면서도, 눈은 저 멀리 하늘을 향해 있다. 큰 안목으로 지금 눈앞의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시간·공간·인간을 적절하게 배치해간다. 이 과정을 통해 자기 뿐 아니라 모두가 성장하여 각자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돕는 화수분 과목. 울학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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