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PJ파 두목이 홍준표 사주로 날 끌어들여"

[여운환, 홍준표를 쏘다 ⑭] "조폭 조직에 동시에 두목 네 명은 불가능"

등록 2017.12.28 16:20수정 2017.12.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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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1년 홍준표 당시 광주지검 강력부 검사에 의해 조직폭력단 '국제PJ파 두목'으로 기소됐던 여운환씨가 입을 열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이틀간 총 7시간에 걸쳐 자신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이에 있었던 '사나웠던 운명'을 숨가쁘게 털어놨다. <오마이뉴스>는 18회에 걸쳐 그 '사나웠던 운명의 증언'을 풀 스토리로 연재한다. <오마이뉴스>는 여 대표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홍 대표의 해명과 반론을 듣고자 수차례 접촉을 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다만 홍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그것은 검찰(검사)이 불의한 깡패세력을 소탕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오마이뉴스>는 이후라도 언제든지 홍 대표의 반론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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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월 26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차를 내리고 있다. ⓒ 소중한


- 홍준표가 야쿠자 비디오 테이프를 흘린 이유는 뭐라고 보나?
"내가 일본 야쿠자들하고 이렇게 결연식을 하는 어마어마한 폭력배 두목이라고 만들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니겠나? 완전히 조작한 것이제."

- 그런 의도가 성공했다고 보나?
"100% 성공했어. 칼 하고 이거하고 완전히 성공해부렀어."

- 검사 시절부터 홍준표는 언론플에이 능했네?
"언론 플레이에 능할 뿐만 아니라 내가 봐서는 '언론병자'여. 내가 이렇게 평했어. 언론에 날 일이 있으면 자기 아버지나 장인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입건되면 구속이라도 시킬 사람이라고."

- 언론에 날 일이면 구속 안 시킬 사안인데도 구속시킨다?
"도로교통법 위반이 구속시킬 일이여? 그런데 홍준표는 구속시킬 사람이라고 내가 표현했제. 그렇게 언론에 집착하는 사람이여."

- 지금 홍준표가 그렇게 세게 발언하고 거칠게 행동하는 것도 결국 언론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보나.
"그렇제. 경남도지사 하면서도 안 그럽디여. 여인국 도의원하고 붙은 것도 그런 거제."

- 당신이 경험하기로 홍준표의 언론플레이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광적인데다 너무나 파렴치하고 악랄해. 누가 나를 면회하고 가잖아. 그러면 바로 경찰관이 (면회한 사람한테) 가. '왜 여운환을 만나고 왔냐?'고 '검사(홍준표)가 알아오라고 한다'고. 지금 같으면 인권문제로 난리가 날 일인데 그때는 그랬어. 그렇게 하니 어느 공직자가 나한테 면회 오겠나? 우리 형 친구들도 못 와부렀어."

- 그때나 지금이나 홍준표는 언론을 통해 자기 이름 알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심하다. 지난번 대선 때 당 사람들에게 '여운환이 나를 지지해줄 것이다'라고 말하더래. 그리고는 '여 회장님'이라고 극존칭을 써. 그리고 광주에 와서 기자들이랑 오찬을 하는데 그때 또 내 이야기를 해."


- 그 당시 홍준표가 <동아일보> 기자와 엄청 친했다고 하더라.
"○○○이야. 홍준표가 이 사람 이야기를 막 했어. 자기가 서울남부지검에 있을 때 특종을 줘서 특종상도 받게 해줬다고. 자기하고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에게 말해서 자기한테 불리한 기사는 뺐다고 무용담처럼 얘기하더라고."

"언론플레이 너무 파렴치하고 악랄"

- 홍준표가 당신을 국제PJ파로 지목한 근거가 있나?
"국제PJ파는 내가 구속되기 10년 전에 만들어졌어. 그동안 나는 한 번도 조사받아본 적도 없고, 소환당해본 적도 없어. 그러니 나로선 황당한 일이지. 내가 국제PJ파 두목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달지, 조폭 리스트에 있달지 해야 이해라도 되지. 국제PJ파의 진짜 두목이 옛날에 나하고 어울렸던 것을 빌미로 홍준표가 각본을 쓰고 소설을 쓴 거지."

- 국제PJ파 두목의 근거로 쓰인 것이 김길용의 탄원서(1991년 9월 28일)였나?
"그렇지."

- 김길용은 이 탄원서에서 "전○○, 여운환, 현○○, 유○○" 네 명을 국제PJ파의 두목으로 지목했다.
"한 조직에 두목이 네 명이나 있을 리 있나? 게다가 나이 차이가 엄청나게 많아. 전○○은 지금 한 80살이니까 20년 선배고, 유○○도 선배고, 현○○은 3년이나 선배야. 전○○은 김길용이 11살 때 광주를 떴어. 이게 판결문에 다 나와. 거짓말로 쓴 탄원서라고. 홍준표가 탄원서를 이용하고 감형해준다고 해서 김길용은 그 목적을 이뤘어."

- 김길용은 유○○을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이 사실상 국제PJ파의 모든 권한을 가진 선배라고 주장했다.
"판사는 김길용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판결했어."

- 그럼 김길용이 감형받기 위해 거짓 탄원서를 쓴 것인가?
"그렇지. 실제 감형됐어. 나는 검찰에서 작업했다고 봐. 홍준표가 다 한 거야. 그렇게 검찰이랑 짜고 2년을 감형받았어."

- 1, 2심 재판부도 김길용의 탄원서가 감형 목적이라고 지적하긴 했다.
"그랬어. 경찰의 조폭 관리 리스트에는 2017년까지 김길용이가 국제PJ파 두목으로 올라있어. 변동이 없당께."

- 김길용이 양심선언할 수 있을까?
"그것은 기대할 수 없다고 봐. 김길용은 지금도 두목이여. 지가 감형받기 위해서 홍준표가 시킨대로 한 거야. 김길용이 '평생 볼 낯이 없다'고 했다대."

- 홍준표가 국제PJ파 두목으로 본 사람은 당신과 현○○ 두 사람이었다.
"홍준표도 내가 두목이 아니란 걸 알아. 현○○도 2년이나 후배 아녀? 조폭 세계에 후배들하고 공동 두목이 어디 있나? 게다가 선배와 후배가 같이 두목하는 경우가 어디 있어? 조폭 세계에서는 6개월만 늦어도 후배인디. 여기가 무슨 포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걸 홍준표가 너무나 잘 알아. 나와 현○○이 두목이 아니라는 걸. 경찰이 김길용을 두목으로 구속하고 검찰에서도 김길용을 두목으로 기소했어. 법원도 6개월씩 재판하면서 김길용을 두목으로 인정해 5년형을 줬다고. 만약 내가 두목이라면 김길용이는 얼마나 억울한 꼴을 당한 건가? 수사도 잘못하고, 재판도 잘못하고. 완전히 직무유기여."

- 광주지검 강력부에서 김길용을 국제PJ파 두목으로 지목하고 당신 사건이 터지기 전에 이미 구속했다는 얘기인가?
"구속하고 있었지. 이미 재판도 받았고.

- 광주지검 강력부는 김길용을 국제PJ파 두목으로 특정한 것인가?
"그렇다."
덧붙이는 글 인터뷰 15편으로 이어집니다.
#여운환 #홍준표 #국제PJ파 #야쿠자 비디오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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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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