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기능 넘어 동북아 산업 전진기지 꿈꾸는 부산·광양항

[동북아 경쟁시대, 인천항 배후단지 활성화 방안] 3. 지금 부산항과 여수·광양향은?

등록 2017.12.31 17:34수정 2017.12.3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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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순서]
1. 글로컬시대, 왜 항만 배후단지인가
2. 인천항 배후단지는 여전히 찬밥신세
3. 지금 부산항과 여수·광양향은?
4. 톈진항 배후단지는 환발해경제권 엔진
5. 한·중 FTA시대, 경쟁력은 배후단지에

광양항 컨테이너선박은 입출항료 100%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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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광양항 여수광양항 컨테이너터미널과 컨테이너야드 전경. ⓒ 김갑봉


여수‧광양항(이하 광양항)은 정부가 주도해 개발했다. 1997년 1-1단계 개발을 진행해 2007년까지 16개 선석을 건설했다. 이중 컨테이너 부두는 12개 선석이고, 자동차전용 부두는 4개다. 향후 4개 선석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광양항의 전체 물동량은 부산항에 이어서 2위지만, 환적 등을 제외한 순수 수출입 물동량만 따지면 국내 1위 항만이다. 자동차 물량은 2위다. 컨테이너 물량뿐만 아니라, 석유화학과 철강, 자동차 등 다양한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3개 회사가 운영하는 컨테이너부두의 경우 선석은 총 연장 3.7km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하며, 폭이 600m에 달해 충분한 야적장과 공컨테이너 장치장을 제공한다. 광양항은 이 같은 100% 'one-dock' 시스템을 통해 물류비 절감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안벽수심이 17m에 달하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적은데다, 섬이 바람을 막아 주고 있어 안정적인 하역작업이 가능하다. 자연적인 조건에 24열 크레인을 갖춘 광양항은 최대 2만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컨테이너선의 접안과 하역이 가능하다.

광양항은 지리적으로 아시아와 미주, 구주를 연결하는 간선항로에 위치해, 북중국과 일본항만과 중계성이 뛰어나다. 이 같은 이점을 토대로 광양항은 아시아와 미주, 구주를 연결하며 지난해 컨테이너 225만TEU를 처리했고, 벌크화물을 포함해 2억 9000만톤에 달하는 물량을 처리했다.


광양항의 장점은 무엇보다 각종 이용료가 저렴하다는 점이다. 광양항의 선박입출항료는 1톤당 1회 입항 또는 출항시 135원이고, 접안료는 10톤 기준 12시간당 외항선 358원 내항선 120원이며, 정박료는 10톤 기준 12시간 당 외항선 187원 내항선 61원이다. 그런데 컨테이너전용선박의 경우 선박입출항료가 100% 면제되고, 접안료와 정박료 또한 100% 면제되며, 하역료 일부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컨테이너전용선을 이용하는 화주 또한 화물 입출항료가 100% 면제되고, 부두 내 넉넉한 컨테이너야적장 이용으로 셔틀요금을 절감할 수 있으며, 최대 30일 동안 컨테이너를 무료로 장치할 수 있다. 여기다 포워더까지 인센티브를 지원받을 수 있다.

배후단지는 '물동량과 일자리' 창출의 보고

지난해 광양항 컨테이너물동량 225만TEU 중 배후단지에서 창출한 물량은 약 21만TEU다. 2014년 13만 4000TEU에서 2015년 18만 1000TEU로 늘어 매년 증가 추세다. 배후단지의 매출규모 또한 2014년 94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330억원으로 늘었고, 고용 인원 또한 590여명에서 930여명으로 늘었다.

정부가 약 6700억원을 투자해 광양항에 배후단지 388만㎡를 조성하고, 자유무역지대로 지정했다. 이 중 동측 배후단지는 195만㎡로 여수광양항만공사가 100% 임대를 완료해 현재 업체가 32개 입주했고, 서측 배후단지는 193만㎡로 업체가 13개 입주해 잔여부지 45만㎡가 남아 있다. 입주업체 45개 중 물류・창고업체가 31개로 68%를 차지하고, 제조업체가 14개로 32%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 분야는 주로 항공부품, 해양플랜트, 풍력발전자재, 강관제품 등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서측 배후단지 잔여부지 임대를 2020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있다. 임대만 목적이라면 당장이라도 달성가능하지만, 서두를 경우 물동량 창출과 고용 창출에 기여할 기업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며 투자유치를 타진하고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염두에 둔 분야는 냉동・냉장 가공업체와 신선식품, 그리고 일본에 특화된 고부가가치산업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광양항에 냉동, 냉장식품과 신선식품 등이 많이 들어오는데 광양항 배후단지에 이를 토대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없어 타지로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도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입주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물동량 창출과 고용창출을 염두에 두고 투자유치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과는 전자제품 교역이 특화 돼있어 이 분야 일본기업 또는 국내 기업, 그리고 해양플랜트 산업을 유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 뒤, "호남에서 우수한 농수산물이 생산되는 만큼, 이와 연계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업체를 유치하는 방안도 전략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양항 배후단지의 강점 역시 자유무역지대 지정에 따른 저렴한 임대료에 있다. 광양항 배후단지의 경우 저렴한 임대료로 최대 50년 입주가 가능하고, 법인세와 소득세, 취득세와 재산세 등을 감면 받을 수 있다.

광양항 배후단지의 임대료는 1㎡당 월 129원(물류업체) 또는 258원(제조업체)으로, 부산항 배후단지 321원~ 482원 대비 86% 저렴하고, 인천항 1464원에 비해서는 무려 1034% 저렴하다. 여기다 500만불 이상 외국인 투자 합작기업은 3년간 50%를 지원받고, 1000만불 이상 업체는 5년간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게다가 자유무역지대로 지정돼 있어 외국인투자 기업의 경우 법인세와 소득세를 3년간 100%, 다음 2년 간 50% 감면 받을 수 있다. 취득세와 등록세는 국내기업도 85%를 감면 받을 수 있고, 재산세의 경우 5년간 50% 감면된다.

부산항, 하역부두에서 산업기지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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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 부산신항 전경. 부산신항 배후단지는 모두 자유무역지대로 지정 돼 있다. ⓒ 사진출처 부산항만공사


부산항은 지난해(2016년) 컨테이너 물동량 1946만TEU를 처리했다. 국내 1위 항만으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2003년 1041만TEU에 비해 무려 905만TEU(87%)가 늘었다.

부산항은 동북아시아에서 환적항을 경쟁하던 일본 고베항이 지진으로 무너진 뒤, 괄목한 성장을 이룩했다.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물동량 중 약 절반이 환적화물이다. 국내 또는 외국에서 부산항을 경유해 다른 나라로 가는 환적화물의 경우 2003년 425만TEU에서 지난해 986만TEU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 중 환적화물 비중은 51%를 차지해 세계 2위 환적항만으로 성장했다. 부산항이 환적화물 처리로 창출한 부가가치는 2003년 5015억 원에서 지난해 1조 1635억 원으로 늘었다.

부산항 물동량은 신항이 개장하면서 늘었다. 부산항 컨테이너 선석 수는 2003년 18개에서 2016년 41개로, 총 선석 길이는 5.7㎞에서 12.5㎞로 증가했다. 이중 부산신항 북컨테이너터미널이 13개 선석 4.4㎞이고, 부산신항 남컨테이너 터미널이 8개 선석에 2.5㎞이다. 신항의 전체 하역능력은 연간 1330만TEU다.

나머지 컨테이너부두는 자성대부두 1.4㎞, 신선대 1.4㎞, 감만 1.4㎞, 신감만 0.8㎞ 등 총 5㎞이며, 이들 컨테이너부두의 연간 처리 능력은 1360만TEU정도다. 부산항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고용 또한 크게 늘었다. 2003년 1751명이던 인원은 지난해 4778명으로 약 2.7배가량 늘었다.

국제 해운선사가 물류비 절감을 위해 선박을 2만TEU급 이상까지 대형화 하면서 대형선박이 기항할 수 있는 항만여건을 갖춘 환적항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부산신항에 대한 정부의 적기투자는 부산항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부산항에 입항하는 3만TEU급 이상 대형 선박은 2003년 2799척에서 지난해 4873척으로 증가했다.

부산항의 기능도 신항과 함께 대규모 배후단지가 들어서면서, 단순 하역기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항만으로 진화하고 있다. 부산항도 2003년까지는 항만 배후물류단지가 전무했으나 2016년기준 부산신항 배후단지(419만㎡)에 입주한 62개 업체(고용인원 3060명)가 컨테이너 170만TEU를 처리하며 매출 3112억원을 달성했다.

배후단지와 자유무역지대는 항만발전 쌍두마차

정부는 환적 물동량 외에 항만 배후단지에서 자체적 수출입 물동량을 창출하기 위해 부산신항에 배후단지(675만㎡)를 조성하고 이를 모두 자유무역지대로 지정했다.

부산항 항만부지와 항만배후단지를 합한 자유무역지대는 약 936만㎡로 이중 신선대부두(123만 5270㎡)와 감천부두(13만 4070㎡)의 항만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모두 부산신항(796만 6650㎡, 항만부지 포함)에 집중돼있다.

현재 가동 중인 부산신항 배후단지는 북컨테이너부두 배후단지(업체 30개 입주) 170만㎡와 웅동배후단지(업체 37개 입주) 249만㎡로 총419만㎡에 달하는데, 여기에 정부재정이 50% 반영됐다. 물론 인천신항 배후단지의 정부재정 투자는 0%다.

부산신항 배후단지는 개발에 따라 추후 늘어날 예정이다. 부산신항 서컨테이너부두 배후단지 47만㎡가 2018년 조성되고, 2단계 웅동배후단지(112만㎡)와 북 컨테이너부두 2단계 배후단지(52만㎡), 남컨테이너부두 배후단지(144만㎡)는 2021년 개장이 목표다. 부산항만공사는 항만배후단지에 제조ㆍ조립ㆍ가공ㆍ전시ㆍ판매ㆍ유통 분야 업체를 유치해 부산항 물동량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국가 간 FTA 체결 확대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면서 나라마다 항만 배후단지를 중심으로 '서플라이 체인매니지먼트(SCM)' 체제를 구축하며 산업경쟁력을 지원하고 있어, 부산항도 단순 하역 기능을 넘어 산업 경쟁력이 중요해 졌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과 물류가 발달하면서 국가경쟁력보다는 도시경쟁력이, 항만과 항만 배후단지의 산업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중국이 주요 항만에 대규모 배후단지를 조성해 전략산업을 집적화하고, 자유무역지대로 지정해 경쟁력을 키우며 괄목 성장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화물처리만으로는 항만산업발전에 한계"

부산항만공사는 항만배후단지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업체를 유치해 물동량 창출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원부자재를 수입해 배후단지에서 제조, 조립, 가공해 다시 수출하고,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뒷받침 할 물류단지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는 것 만으론 항만산업 발전에 한계가 있다. 항만 하역의 서비스와 요금에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물동량과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배후단지에 유치해야 한다"며 "한국와 일본, 중국의 산업이 분업화돼 있는 만큼, 이 분업체제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산업분야를 전략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배후단지가 물류창고업체로만 채워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단순 보관은 장기적으로 항만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안 된다. 아울러 입주 시 제출한 사업계획을 목표대로 달성하지 못할 때는 과감하게 페널티를 부과해 배후단지의 산업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 뒤, "또 입주 부지를 너무 잘게 쪼개면 부지 내 작업공간과 이동공간 부족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제조업체 경우 최소 1만평 이상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이 글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항만배후단지 #부산신항 #인천신항 #광양항 #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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