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300만 TEU' 돌파… '정부 역차별 해소' 과제

인천신항 배후단지 조기 공급과 정부재정 투자 확대 시급

등록 2017.12.31 17:25수정 2017.12.3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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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신항 인천신항에 2017년 300만TEU 돌파를 알리는 300만번 째 컨테이너 박스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인천항의
2017년 컨테이너물동량이 300만 TEU를 넘어섰다. 300만 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박스 300만개에 달하는 물동량으로, 일렬로 연결하면 서울~부산(380㎞)을 24번 왕복할 수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300만 TEU를 달성한 지난 12월 27일 기념식을 개최하고, 2025년까지 400만 TEU를 처리해 세계 30위권 항만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항의 300만 TEU 달성은 2005년 100만 TEU 이후 12년만이자, 2013년 200만 TEU 달성 4년 만에 쓴 새 이정표다. 2016년 기준 국제 컨테이너항만 순위에서 47위에 해당하는 역대 최고 실적이자 성과다.

인천항 물동량 증가는 우선 인천신항 개장 효과에 기인한다. 지난해 인천신항의 컨테이너터미널 2개가 일부만 가동됐는데도 인천항 물동량은 2015년보다 12.7%로 증가하며 환황해권 항만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항 개장, 항로 증설, 포트 마케팅 '물동량 견인'

인천신항 하역능력은 2017년 3월에 선광컨테이너터미널(SNCT)이 완전 개장하고, 11월에 한진컨테이너터미널(HJIT)이 완전 개장하면서 210만 TEU로 늘었다. 여기다 7월에 신항 인근에서 개장한 소량화물(LCL) 전용 물류센터도 물동량 창출에 기여했다.

이 같은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2016년 상반기 월평균 20만 TEU 안팎이던 물동량은 2017년 2월을 제외하고 매달 25만 TEU 안팎의 물동량을 기록했으며, 7월과 9월에는 26만 TEU를 넘어서기도 했다.


인천항 물동량 증가의 두 번째 요인은 인천신항 항로 증설에 있다. 인천항의 항로 수는 현재 49개로, 인천항만공사가 출범했던 2005년의 26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항로가 늘면서 인천항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네트워크가 확장됐고, 그에 힘입어 물동량이 늘었다. 인천항만공사는 항로 서비스 확대로 화주ㆍ포워더 등 이용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해 눈부신 경제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확장성을 인천항만공사가 주목한 게 주효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전략적으로 이 지역을 서비스하는 항로 유치에 집중했고, 2017년에 신설된 항로 4개 중 3개가 이쪽에 놓여 물동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11월까지 동남아 주요국가의 물동량은 11% 증가해, 중국과 함께 인천항의 물동량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중동 항로와 미주 항로의 항차당 평균 물동량이 늘었다.

여기다 물동량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국내외 마케팅 활동도 물동량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천항만공사는 배에 화물을 싣는 수도권 화주와 포워더 회사들을 상대로 인천항 이용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인천지역총생산에서 인천항의 포괄적 항만물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3.8%이며, 1만 TEU당 일자리 6.4개가 창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2017년 300만 TEU 달성으로 1920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보여준 셈이다.

2020년 350만 TEU, 2025년 400만TEU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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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12월 27일 열린 인천항 300만 TEU 달성 기념식 ⓒ .<사진제공ㆍ인천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연간 400만 TEU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세계 30위권 항만'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프라 개발과 서비스 개선, 적극적 마케팅 활동으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국제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www.alphaliner.com)가 집계(2016년 기준)해 2017년 8월 15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세계 30위권과 그 이외 주요 컨테이너항만 12개의 상반기 물동량' 중 인천항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30위권 컨테이너항만 중에서는 중국 닝보항ㆍ광저우항ㆍ상하이항이 각각 14.4ㆍ 11.7ㆍ9.6%의 물동량 증가율을 보였다. 그 이외 주요 컨테이너항만 중에선 인천항, 미국 사바나항, 모로코 탕저메드항이 각각 17.9, 11.6, 11.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천항만공사는 2017년 기준 물동량 증가율을 13.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면 2016년 57위였던 컨테이너항만 순위가 50위권 초반 또는 40위권 후반 진입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지속적인 물동량 유치와 항로 개설, 마케팅 등으로 우선 2020년 350만 TEU 달성을 위해 힘차게 항해하겠다. 또한 더 좋은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업체, 단체 등과 더욱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역차별과 신항 배후단지 공급 지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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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신항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 전경. 인천신항은 1단계 컨테이너부두가 2017년 11월 전면 개장 했지만, 당초 2018년 개장키로 했던 신항 배후단지 조성이 늦춰지면서 인천신항은 단순 하역 기능에만 머물고 부가가치는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 김갑봉


인천항은 지속적 성장을 위해 수출입 화물 처리 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배후단지에 제조ㆍ조립ㆍ가공ㆍ전시ㆍ유통ㆍ판매 등의 다양한 업체를 입주시켜, 물류중심의 항만 배후단지를 물류를 포함한 산업클러스터 개념으로 확대ㆍ전환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당초 2018년으로 예정돼있던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 공급이 늦어져 발목이 잡힌 채 동북아 항만과 경쟁하는 형국이다.

인천신항 배후단지는 매립토가 부족해 조성이 늦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인천신항 항로 준설토로 배후단지 부지를 매립하겠다고 했는데, 매립토 약 1030만㎥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는 후속대책으로 인천신항 배후단지(면적 214만㎡)를 1구역(66만㎡, 2018년 말 공급), 2구역(94만㎡, 2020년 말 공급), 3구역(54만㎡, 2020년 말 공급)으로 나눠, 공기업 또는 민간 기업에 맡겨 순차적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부산신항의 경우, 배후단지 조성은 전액 정부재정으로 했고 기반공사는 정부재정 50%가 반영됐다. 광양향의 경우, 배후단지 조성은 물론 기반공사까지 정부재정으로 했다.

인천항은 해수부의 설계 부실로 매립토가 부족한데도, 1구역은 인천항만공사에 떠넘겼고 나머지 2구역과 3구역은 민간자본으로 매립하라는 게 해수부의 입장이다. 명백한 역차별이다.

결국 인천항만공사는 인천신항의 물류단지 부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12월 27일 항만배후단지 1단계 1구역 조성공사를 시작했다. 이 공사는 부지 66만㎡의 연약지반 처리, 도로와 상하수도 등 부지활용을 위한 필수시설을 건설하는 것으로, 공사 예정기간은 20개월이다.

정부재정 투자 비율은 배후단지 임대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인천신항을 제외한 인천항 배후단지는 정부재정 투자 비율이 25%에 불과해, 임대료가 부산항보다 약 6배, 광양항보다 8배 이상 비싸다. 임대료가 비싸다보니 수도권 물류가 부산과 광양으로 향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수부는 인천신항 배후단지 2ㆍ3구역의 부지 조성공사마저 민간에 떠넘겼다. 인천신항이 동북아 경쟁에서 이기려면 정부재정 투자는 필수다. 정부의 역차별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인천항은 발목을 잡힌 채 중국과 경쟁해야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천항만공사 #인천신항 #인천신항 배후단지 #해양수산부 #인천해양수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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