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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복귀한 디에고 코스타, 득점 후 '퇴장' 당했지만...

돌아온 '탕아' 코스타, 영광의 시대를 다시 이끌까

18.01.07 11:14최종업데이트18.01.0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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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타, 늠름한 뒤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코스타가 지난 2013년 11월 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홈경기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마드리드는 이번 경기에서 빌바오에 2-0으로 승리하였다. ⓒ EPA/연합뉴스


AT 마드리드로 돌아온 '탕아' 코스타가 다시 한 번 '영광의 시대'의 중심에 설 수 있을까.

6일 오후 9시(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완다 메트로폴라타노 경기장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아래 AT 마드리드)와 헤타페CF의 2017-2018 라리가 18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리그 2위로 선두 FC 바르셀로나를 추격 중인 AT 마드리드와 승격팀이지만 리그 8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헤타페의 만남이었다.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잠시 휴식기에 들어갔던 라리가가 본격적으로 재시작됨을 알리는 경기이기도 했다. 두 팀의 대결에서 가장 관심을 끈 선수는 단연 디에고 코스타였다. 지난 여름 코스타는 첼시에서 AT 마드리드로 적을 옮겼지만, AT 마드리드가 유소년 선수 영입 문제로 FIFA로부터 지난해까지 영입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고 있어 계속해서 훈련장만을 누비고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경기장에 나선 코스타였다. 이틀 전에 스페인 국왕컵에서 3부리그 팀을 상대로 교체 출장해 득점을 신고하긴 했지만 선발 출장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코스타가 공식 경기에 선발 출장한 기억은 지난해 6월 12일 있었던 마케도니아와 국가대표 경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코스타에게는 약 6개월 간의 인내가 필요했다.

반 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을 코스타와 AT 마드리드가 기다린 이유는 명확하다. 코스타는 과거 AT 마드리드의 영광의 중심에 섰던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AT 마드리드와 인연을 시작한 코스타는 임대 신분으로 타 클럽은 전전했다. AT 마드리드에서 전력 외 공격수로 분류되던 코스타가 본격적으로 팀에 주포 역할을 한 시즌은 2012-2013 시즌부터였다.

코스타 이전에 '인간계 최강' 라다멜 팔카오부터 시작된 AT 마드리드의 화려한 시대는 코스타와 함께 절정을 맞이했다. 2012-2013 시즌 각종 대회를 통틀어 20골을 넣으며 능력을 과시한 코스타는 다음 시즌 리그에서만 27골, 시즌 총 36골을 신고하며 AT 마드리드의 화려한 공격수 계보를 제대로 이어갔다.

상대를 질식하는 수비진을 기반으로 코스타가 많은 득점을 올린 AT 마드리드는 2013-2014 시즌 리그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란 쾌거를 이뤘다. AT 마드리드와 코스타가 서로에게 좋은 기억인 이유다.

득점 후 퇴장당한 코스타, 그래도 시작 나쁘지 않다

이날 헤테페와 경기에서도 코스타와 AT 마드리드의 궁합은 그대로 이어졌다.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의 투톱 파트너로 나선 코스타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홈 팬들에게 복귀를 신고했다. 코스타는 전반 4분 가비의 패스를 받아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전반 9분에는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파트너 그리즈만에게 정확히 떨궈주며 기회를 만들었다.

코스타의 존재는 AT 마드리드 공격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 전방에 위치한 코스타의 존재감으로 인해 AT 마드리드의 2선 자원들이 자유를 얻었다. 전반 18분 터진 앙헬 코레아의 득점 장면에서도 코스타의 간접적인 도움이 있었다. 그리즈만이 중원에서 넘어온 패스를 잡는 순간 코스타는 패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며 시선을 끌었고, 그리즈만은 주어진 공간에서 센스있는 패스를 코레아에게 연결해 선제 득점을 이끌어냈다.

공격수로서 최대 임무인 득점력도 빛났다. 후반 23분 역습 상황에서 올라온 시메 브르살리코의 땅볼 크로스를 가볍게 밀어넣으며 라리가 복귀골을 뽑아냈다. 역습에 특화된 공격수답게 크로스 위치를 예측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모습이 일품이었다.

코스타 특유의 전투력도 이날 경기에서 돋보였다. 전반 11분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공을 따내며 한 차례 상대를 위협한 코스타는 경기 내내 상대 수비수와 몸을 부딪치며 수비진에 균열을 가했다. 물론 과한 몸싸움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후반 초중반 상대 수비수와 볼 경합 상황에서 거친 플레이로 코스타는 경고 한 장을 받았다. 코스타는 득점 이후 관중을 동요케하는 격렬한 세레모니로 경고 한 장을 더 받으면서 결국 퇴장을 당했다. 매 시즌 거친 몸 동작과 가감 없는 감정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킨 코스타의 과거가 반복되는 모습이었다.

퇴장을 당하긴 했지만 일단 코스타의 AT 마드리드 복귀는 시작이 좋다. AT 마드리드는 과거 코스타가 활약했던 시절과 비슷한 전형과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감독도 디에고 시메오네로 동일하다. 공격수인 코스타 입장에서는 전보다 창의성 있는 2선 자원이 많은 현재가 득점력을 끌어올리기에 더 좋을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조건이 영광을 재현하기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AT 마드리드의 수비력은 여전히 유럽 내에서 손에 꼽힐 정도지만 예전처럼 '엽기적인' 수준은 아니다. 디에고 고딘과 가비 등 핵심 자원들의 노쇠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공격진은 풍부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기복이 크다. 무엇보다도 수장 시메오네와 에이스 그리즈만을 원하는 타클럽이 유럽 도처에 널려 있어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의 화려한 영광을 위해 다시 손을 잡은 코스타와 AT 마드리드. 일단 시작은 산뜻하지만 난관이 많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코스타가 다시 한 번 마드리드의 영예를 드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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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코스타 AT 마드리드 복귀전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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