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스키협회, 출전기준 파악 못해 5명 '무더기 평창 좌절'

국제스키협회, 올림픽 출전기준 320명으로 제한... 결단식에도 참석한 선수가 '탈락'

18.01.26 12:16최종업데이트18.01.26 12:18
원고료로 응원
황당한 실수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의 평창행이 좌절된 빙상연맹에 이어 스키협회에서도 '무능 행정'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자 했던 선수들의 출전이 대거 무산되는 일이 발생했다.

대한스키협회는 지난 25일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스키와 스노보드 종목 출전 선수 명단을 확정했다. 그런데 당초 9명으로 구성됐던 알파인 스키 대표팀 선수 중 평창에 나갈 수 있는 선수는 정동현(30·하이원), 김동우(23·한국체대), 강영서(21·한국체대), 김소희(22·단국대) 단 네 명밖에 없었다. 그 외에 회전과 대회전, 혼성 단체전 등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경성현(28·홍천군청)을 비롯해 김현태(28·울산스키협회), 김설경(28·경기도체육회), 이동근(23·국군체육부대), 김서현(27·대전스키협회) 등 5명이 모두 명단에서 탈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 역주하는 경성현 18일 오후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제99회 동계 체육대회와 제48회 회장배 전국스키대회에서 경성현(홍천군청)이 역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원인은 스키협회가 국제스키연맹(FIS)의 올림픽 출전 기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서였다. 올 시즌 월드컵을 통해 확보한 출전권은 국가 쿼터로 남녀 각 1장과 개최지 쿼터 남녀 각 1장으로 총 4장이다. 스키연맹은 이 티켓을 제외한 나머지는 선수들에게 별도로 통보를 하지 않았다. 여기서 일이 꼬였다.

국제스키연맹은 올림픽 출전할 선수 랭킹을 320명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3일에 국제스키연맹을 통해 발표된 올림픽 랭킹 결과를 보면 정동현이 455위로 가장 높다. 국제 스키연맹의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뒤늦게 탈락 사실을 알았던 경성현이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에도 참가했다는 것이다. 경성현은 결단식까지 참석해 단복을 비롯해 선수단 지원 물품까지 모두 받았는데도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게 되는 황당한 일을 겪고 말았다.

또한 남자 선수 선발전 과정에서 경성현보다 랭킹이 낮은 김동우가 의문이다. 김동우는 여자 대표로 선발된 김설경(388위)보다도 낮은 414위였다. 또한 경기기록에서도 경성현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스키협회는 기자와 통화에서 "경성현이 정동현과 함께 주종목이 같기 때문에 활강과 슈퍼대회전에도 참가가 가능한 김동우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성현은 이 과정에서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피드스케이팅 '황당한 출전 무산' 이후 또 이런 일이...

▲ '최강 한파' 전국에 최강 한파가 기승을 부린 26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피어오르는 난방 수증기 뒤로 스키장 리프트가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체육계의 안일한 행정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불과 며칠 전 스키협회에 앞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국제빙상연맹(ISU)의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국가대표였던 노선영(29·콜핑)이 올림픽에 나설 수 없게 돼 파문이 일었다. 노선영은 이후 억울함을 호소했고 빙상연맹에 대한 논란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또한 올 초에는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이 월드컵 3차 대회 이후 봅슬레이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아 남자 봅슬레이 2인승에 출전권이 두 장에서 한 장으로 줄게 되는 등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봅슬레이 팀은 월드컵 국제대회보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홈트랙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했지만, 그로 인해 올림픽 출전권에 대한 관리에는 소홀해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홈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렇게 여러 연맹에서 다발적으로 행정적인 문제가 드러나면서 체육계에 대한 불신과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