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소닉' 이대형이 적어도 2019년까지는 kt 유니폼을 입고 질주할 예정이다.
kt위즈 구단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FA자격을 얻은 외야수 이대형과 계약기간2년, 총액 4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4 시즌이 끝난 후 신생구단 특별지명을 통해 kt에 입단한 이대형은 지난 3년 동안 447안타 104도루를 기록하며 kt의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 8월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한 이대형은 9월 독일에서 수술을 받고 재활 훈련을 받고 있다. 이대형은 오는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않고 국내에서 재활에 전념할 예정이다. 이대형이 계약함에 따라 이제 시장에 남아 있는 FA 선수는 3명(최준석, 이우민, 안영명)으로 줄었다.
2014~2016년 시절의 건강 회복하면 좌익수 주전경쟁 가능
2014 시즌이 끝나고 신생 구단 특별지명을 위해 각 구단들로부터 20인의 보호선수 명단을 받았을 때 kt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KIA가 제출한 보호선수명단에 2014년 타율 .323 149안타를 기록한 이대형의 이름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형은 2014년 팀 내에서 타율 2위, 안타, 득점(75점), 도루(22개)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던 KIA의 간판타자였다. kt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뜻 밖의 대어가 굴러 들어온 셈이다.
KIA 이적 후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고 평가 받은 이대형은 kt 유니폼을 입은 후에도 뛰어난 기량을 이어갔다. 이적 첫 해 타율 .302 165안타 86득점 44도루를 기록하며 '슈퍼소닉'의 명성을 되찾은 이대형은 2016년 타율 .320 192안타 89득점 37도루로 또 한 번 30대 중반이라고는 믿기 힘든 호성적을 올렸다. 도루를 제외하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2007년(타율 .308 139안타68득점)을 능가하는 활약이었다.
이대형은 2017 시즌에도 초반 중견수로 활약하다가 외국인 선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합류하면서 좌익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비록 타율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빠른 발(도루 성공률 85.2%)과 의외로 높은 득점권타율(.372)을 과시하며 kt의 돌격대장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8월6일 SK와이번스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무릎을 다치면서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30대 중반의 노장 선수가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으니 FA 협상에서는 당연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kt에서는 이대형이 다른 구단과 계약하면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밝히며 이대형에게 매달릴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결국 이대형은 다른 구단으로부터 이렇다 할 영입 제안을 받지 못한 채 해를 넘겼고 2년 4억 원에 원소속 구단 kt와 계약을 체결했다. 통산 도루 1위 등극에 50개도 남겨놓지 않은 전설적인 대도 이대형도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었다.
kt는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전체 1순위로 서울고의 '괴물신인' 강백호를 지명했다. 고교 시절엔 투타에서 동시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프로에서는 외야수, 그 중에서도 좌익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최고의 재능을 갖춘 유망주를 굳이 기량이 검증된 로하스, 유한준과 포지션이 겹치게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올 시즌부터 내야수 오승택이 외야로 전향할 예정이고 기존의 하준호, 전민수, 오정복도 좌익수 주전을 노린다.
강백호의 경우 '장타를 갖춘 이정후'가 될지 소문만 무성한 빈 수레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나머지 좌익수 후보들 중에서는 이대형만큼의 경험과 실적을 갖춘 선수가 없다. 바꿔 말하면 이대형이 정상적인 기량만 회복한다면 얼마든지 좌익수 주전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대형으로서는 다른 무엇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단 7경기에 결장했던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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